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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버틸지"…탈진·두통 시달리는 간호사들



대구

    "언제까지 버틸지"…탈진·두통 시달리는 간호사들

    코로나19 보름째

    3일 코로나19가 대구를 점령한 지 2주가 지났지만 확진자 증가폭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악화될수록 의료진들의 사투가 더욱 처절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걱정은 이제 한 치 앞을 넘어, 먼발치를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로 이마에 고글 자국이 선명히 패인 간호사. (사진=대한간호협회 제공)

     

    ◇방호복 입은 지 10분 만에 땀에 젖어 탈진·두통 극심

    코로나19 지역 거점 병원인 동산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A(34)씨는 "방호복을 입으면 10분 만에 온 몸이 땀에 젖고 숨이 차는데 그 상태로 2시간을 버텨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은 간호사들은 이렇게 근무하다가 탈진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주 6일, 7일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도 발생하는 상황.

    A씨는 "영양제를 입에 달고 산다. 쉴 때는 뭐라도 먹으면서 힘을 내고 버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입되고 있는 대구보훈병원 서혜정 간호사(56)도 체력적 한계를 버티며 환자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서 씨는 "방호복을 입으면 산소가 부족하고 고글과 마스크 때문에 두통이 심하다.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을 때도 있는데 다들 정신력으로 견디고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중증 환자는 거동이 힘든 경우가 많아 밥을 먹거나 씻는 등 모든 행위를 다 간호사가 도맡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들은 간병인 역할까지 맡고 있다.

    간호사들이 단 몇 분 만에 쓰러지기 직전의 녹초 상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료사진/박종민기자)

     

    ◇"아직은 버틸만 하지만…" 사태 장기화가 문제

    이처럼 한 간호사가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번갈아가며 근무할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사태가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어 인력 부족에 대한 의료진들의 걱정도 높아지고 있다.

    A 간호사는 "기약없는 싸움이니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다. 장기화되면 환자는 더 늘어날 거고 의료인력은 더 부족해질테니…"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아직 현장에 투입되는 의료 봉사 인력은 거의 없는 상태다. 정부가 충분한 인력을 빨리 투입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 씨도 "간호사들끼리 시간을 잘 나누고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잘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장기화되는 데 대한 두려움이 많다"면서도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상당하다"고 털어놨다.

    서 씨는 "이런 상황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된다고 생각하니까 이제 시작인데 이렇게 힘들면 어떡하나 그런 점이 우리를 기운빠지게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역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의료진의 건강 악화와 피로도 누적을 염려하며 정부와 전국 의사, 간호사들에게 도움을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2일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부족한 병상과 의료진 수급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간호사들은 방호복과 마스크 등 의료진 보호장비와 관련해서도 아직 모자란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 장기화에 따라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취재에 응했던 간호사들은 일부에서 제기된 식사 부실 등의 문제는 사실이 아니며 곳곳에서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어 그나마 힘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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