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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직원들로 텅 빈 객석 채워"…코로나19가 바꾼 방송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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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 직원들로 텅 빈 객석 채워"…코로나19가 바꾼 방송 풍경

    양뱡향 소통 강화해 온 방송가 비상
    코로나19 사태 이후 무관중 방송 일상
    "협업 의존 대중문화산업 전반 위축"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그간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청자들과 양방향 소통을 강화해 온 방송가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2일 CBS노컷뉴스에 "코로나19 사태가 지닌,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발생하는 (감염 위험) 문제로 인해 관객들이 참여하는 TV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협업에 의지하는 대중문화 산업 전체가 굉장히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 1월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난달 23일 우리 정부도 감염병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공개방청 형태로 진행돼 온 TV 프로그램들은 현재 무관객 녹화 방송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KBS2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3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관객 없이 방송하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 KBS1 '전국노래자랑' 역시 녹화를 잠정 연기하고 스페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시청률 30%를 넘긴 TV조선 '미스터트롯'은 예정됐던 공개 결승전 녹화를 취소하고 2일 무관중 비공개 녹화를 진행한다. 시민들 집에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식사하는 JTBC '한끼줍쇼'는 녹화를 잠정 중단했다.

    정덕현은 "지금은 시청자들과 긴밀하게 호흡하면서 방송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기둥 하나가 사라진 상황"이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현재 방송을 보면 시민들이 아예 참여하지 못하는 데 따른 반감된 재미가 확 느껴진다. 최근 방영된 tvN '코미디 빅리그'는 동료 코미디언들이 객석에 앉아 리액션을 했는데, 이전에 일반인들이 개그 코너에 참여하는 특징적인 방식이 사라진 만큼 재미도 줄었다. 방송에서는 트로트 붐이라고 하지만, (트로트 가수들이) 주된 수입원인 지역 행사를 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방송가 현장 목소리는 이러한 어려움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한 지상파 예능 PD는 "노래 프로그램 등 공개 방송의 경우 당장 회사 지침대로 방청객 없이 녹화를 진행 중"이라면서도 "방청객 자체가 이들 프로그램의 한 요소였던 만큼 그 정체성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해당 프로그램 담당 PD들은 고육책으로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통제 가능한, 아나운서 등 회사 직원 가운데 젊은 기수를 모아 녹화를 진행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염두에 두고, 방송사 등 조직 차원에서 무관객 방송 조치 이후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예능 PD는 "회사 차원에서 녹화방송을 계속 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다면 청중 모으는 일을 조직 차원에서 지원하든, 아예 프로그램 자체를 다른 방식으로 가지고 가든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한 달가량 지속되는 현실에서 담당 PD들이 개별적으로 알아서 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방송사 등 조직 차원에서 대안이 될 만한 지침이 나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덕현은 "결국 청중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 역시 청중 선별 기준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큰 만큼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방송은 사람들의 인위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지금은 그것을 넘어서는 예기치 못한 사태를 맞이한 상황이어서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봤다.

    그는 "근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방송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현실화하면 콘텐츠 자체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방송 콘텐츠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결국 안전하게 방송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 안에서 대안을 마련해 나가는 일이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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