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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서에서도 총경 승진?" 부산경찰청 보직관리 개선책 내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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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선서에서도 총경 승진?" 부산경찰청 보직관리 개선책 내놓아

    부산청 경정계장급 직위 공모에서 과열 경쟁 양상 펼쳐지자
    김창룡 부산청장 새로운 경정급 보직관리 개선책 내놓아
    부산진‧해운대‧남부‧연제서 주요 보직자리 지방청에서 직접 관리
    "지방청 계장과 일선서 과장이 경쟁하는 구도 정착하겠다"는 방침

    부산경찰청 전경 (사진=자료사진)

     

    부산경찰청이 최근 일선 경찰서 경정급 직원들 사이에서 지방청 전입을 위한 과열 경쟁 분위기가 펼쳐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보직 관리 계획을 내놓았다.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을 일반서에서도 배출할 수 있는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는 방침인데, 일단 일선에서는 반기는 분위기지만 실질적인 승진으로 이어질지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2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지난 23일 '경찰서 경정급 보직관리 개선 시범실시'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자체 내부망에 게시했다.

    부산의 일선서 3곳을 지정해 해당서 경비과장과 여성청소년과장, 형사과장, 정보과장 보직에 경정 경력 5년 이상자 중 해당 기능 경력 3년 이상자를 1순위 대상자로 정해 배치하겠다는 내용이 이 인사지침 게시글의 주 골자다.

    1순위 적임자가 없을 때는 경정 경력 3년 이상자 중 해당 기능 경력 2년 이상자를 2순위로, 경정 경력 2년 이상자 중 해당 기능 경력 1년 이상자는 3순위로 대상자가 된다.

    부산진‧해운대‧남부서 형사과장과 여성청소년과장, 부산진‧해운대‧연제서 경비과장과 정보과장 등 12개 보직이 1~3순위 대상자에서 선정된다.

    방식은 29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부산청 부장이 주관하는 전보인사위원회에서 1~3순위 배치 우선순위와 본인 희망, 추천을 고려해 최종 대상자를 선발한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경정급의 지방청 전입을 위한 과열 경쟁 분위기를 해소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경찰서에서도 승진할 수 있다'는 건전한 승진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이 같은 보직관리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이달 12석을 뽑는 부산청 경정 계장급 직위 공모에서 과열 경쟁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대개 한 직위에 1~2명의 응모자가 몰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한자리에 최대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산청 공항경찰대장직에 7명, 경무과 교육계장과 경무계장직에 각 6명, 홍보계장과 아동청소년계장직에 각 5명, 국제범죄수사대장과 112종합상황실 상황팀장직에 각 4명의 지원자가 응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응모자 가운데 절반가량은 일선서에서 지원했고, 특히 1차 공모 선발이 끝난 뒤 치러진 2차 공모에서는 응모자의 60%가 일선서에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들의 응모 당시 소속된 부서를 살펴보면 일선서에서 정보 관련 업무를 보는 경정이 지방청 정보과 공모직위가 있는 데도 지방청 경무과나 아동청소년과로 지원한 점이 눈에 띈다.

    '승진하려면 경력 상관없이 무조건 지방청 진입'이라는 경찰 내부의 '명제'가 확인되는 대목이다.

    이달 23일 기준 부산청 내 경정 수는 63명, 일선서는 131명이다.

    일선서 경정 수가 지방청보다 배 이상 많지만, 최근 총경 승진 대상자는 부산청에서만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총경 승진 대상자 6명 모두 지방청에서 근무했다. 2018년도에도 총경 승진자 4명 모두가 지방청에서 배출됐다.

    2017년과 2016년도에는 총경 승진자 5명과 6명 중에 각각 1명이 일선서에서 배출되기는 했지만, 압도적으로 지방청에서 나오는 비율이 높은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일선서에서는 무조건 지방청에 진입하기 위해 자신의 업무와 무관한 부서의 직위 공모에 응모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급 전문 인력들이 비워진 일선서 경정 자리는 관련 경력이 짧은 직원들로 채워지면서 한때 소위 부산지역 '1군 경찰서' 주요 과장 자리에 관련 경력이 없다시피한 경정이 앉으면서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창룡 부산경찰청장.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이에 김창룡 부산경찰청장이 새로운 경정급 보직관리 개선책을 선보이며 일선서 과장과 지방청 계장 간에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나섰다.

    일선서는 반기는 분위기지만, 다음 지방청장이 온 뒤에도 과연 유지 될 수 있을까 하는 반신반의의 눈길을 던지는 것도 사실이다.

    일선서 A경정은 "일선서에서 일 잘하는 경정이 자신의 경력과 무관한 지방청 부서로 들어가서 일하는 것은 결국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서 "이번에 시도되는 보직관리 계획이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과연 일선서에서 총경 승진자가 배출되는 것으로 이어질까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일선서 B경정은 "서울에는 일선서에서도 총경 승진이 다수 배출되고 있다"면서 "부산도 올해 말에 총경이 일선서에서 나온다면 새로운 보직관리 시스템이 정착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일선서 경정은 일 많은 일선서 과장이 아닌 지방청 계장이 되기 위해 에너지를 쏟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창룡 부산경찰청장이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처음으로 꺼내든 경정급 새 보직관리 계획이 시민들을 위한 치안 강화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경쟁 구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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