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안철수 전 의원이 새해 벽두에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안 전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돌아가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상의드리겠다”고 썼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패한 뒤, 한국을 도피하듯 떠났던 안 전 의원이 1년 3개월만에 돌아오는 것이다.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선언으로 정치권은 술렁이고 있다.
중도·보수성향의 안 전 의원의 복귀는 무엇보다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바른미래당으로서는 희소식이다.
안 전 의원이 복귀한다면 대표직을 포함해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겠다는 파격적인 러브콜을 보냈던 손학규 대표가 가장 반색할 일이다.
바른미래당에서 갈라져 나온 유승민 계열의 새로운 보수당에서도 안철수 전 의원의 합류를 원하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대표 취임 이후 극단적인 우익성향을 보이며 갈수록 민심을 잃고 있는 자유한국당에도 안철수 전 의원은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가장 파괴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등 보수 성향의 정당들이 안철수 전 의원을 구심점으로 이른 바 ‘빅 텐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총선은 한 치 앞도 가늠할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안철수 전 의원의 복귀 타이밍은 아주 적절하다.
보수 정당들로부터 모두 러브콜을 받을 것이 분명한 시점을 택하면서, 자신의 몸값을 한껏 올려놓았다.
박지원 의원은 안 전 의원의 복귀에 대해 “보수통합의 냄새를 맡고 귀국한다”며 폄하했지만,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라는 말로 타이밍이 기가 막혔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안 전의원의 복귀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정치지도자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안 전 의원은 호감도 17%, 비호감도 69%를 기록했다. 좋지 않게 평가하는 여론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사진=연합뉴스)
누구보다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했지만, 갈팡질팡했던 정치행보와 두 차례 대선후보로서 보여줬던 실망스런 모습등 이미 검증을 받을 만큼 받은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재의 보수정당으로는 총선을 치를 수 없고 어떻게든 물갈이가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만큼, 안 전 의원의 역할과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여러 차례 실패를 했던 경험이 오히려 예전과 다른 안철수일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안 전 의원의 복귀가 꼭 보수대통합이라는 큰 명제를 떠나, 20대 국회에 질린 국민들에게 새로운 바람과 희망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