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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돈은 눈먼 돈? 신용장 악용해 7억 챙긴 수출입업자들



부산

    은행돈은 눈먼 돈? 신용장 악용해 7억 챙긴 수출입업자들

    범행에 사용된 갈치(사진=부산본부세관 제공)

     

    부산본부세관은 27일 중국 수출업자와 짜고 국내 은행 돈 7억 4천만 원을 중국으로 빼돌린 국내 수입업체 대표와 공범인 수출업자를 적발해 구속한 뒤 부산지검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세관조사결과 부산에 소재한 A수산 대표 김모씨(43세)는 최근 경영악화로 회사가 부도 위기에 처하자, 평소 거래하던 중국의 수산물 수출자인 한국인 양모씨(59세)와 짜고 국내 은행의 돈을 중국으로 빼돌린 뒤 나누어 갖기로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은 수입업자가 수출업자에게 사기를 당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법으로 치밀하게 이루어졌다.

    국내 수입업자인 김씨가 품질 좋은 갈치 7억 4천만 원어치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것처럼 국내 은행에 수입신용장을 개설하면,수출업자 양모씨는 사료용으로나 사용할 만한 질 낮은 냉동 갈치를 구입해서 갈치 포장 박스 맨 윗단에만 품질 좋은 갈치를 얹어서 포장한 후 한국으로 수출했다.

    실제로 갈치 박스를 열어보면 윗단에는 품질이 좋은 갈치이지만 그 밑에는 크기가 반도 안 되고 품질이 형편없는 갈치로 채워져 있었다.

    양씨가 이렇게 포장해 수출한 갈치를 국내에서 받아본 김씨는 각본대로 수출업자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갈치의 인수를 거절했다.

    수입업자 김씨는 국내 은행에 사기를 당했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수출자에게 갈치의 품질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하는 내용의 거짓 이메일을 보내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김씨가 중국 수출업자에게서 사기를 당했다며 수입물품의 인수를 거절 하자, 수입신용장을 개설해준 국내 은행은 울며 겨자 먹기로 갈치 대금 7억 4천만 원을 중국에 있는 수출자 양씨에게 대신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수입업자를 대신해 수출자업자에게 수입대금 지급을 보증하는 수입신용장 제도에서는 수입물품의 서류만 제대로 갖추어지면 은행이 수입대금을 대신 결제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수입신용장 제도의 허점을 수입업자와 수출업자가 교묘히 악용한 것이다.

    세관은 해외로 빼돌린 국내 은행돈의 사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중국으로 빼돌린 돈의 일부(한화 3억 6천만 원 상당)를 환치기로 국내 송금해 자금 세탁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냈다.

    부산본부세관은 "이런 유형의 범죄가 무역 제도의 허점을 알고 교묘히 파고들어 국내 은행 돈을 해외로 빼돌리고 자금세탁까지 한 무역 전문가들의 범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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