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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어쩌다 '좀비' 소리를 듣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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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자유한국당은 어쩌다 '좀비' 소리를 듣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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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S, 3당 합당 이후 민자‧신한국‧한나라‧새누리 중 '최약체'
    박근혜 탄핵 이후 자기 반성 없어 '재기 불능' 상태
    구심점 역할 리더도 못 키워, 소장파 대신 '초재선 이익집단'
    모든 것을 대변하는 '공룡 정당' -> '태극기' 눈치 보는 '우경화 화석'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3선 김세연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당 해체' 주장은 파급력이 컸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을 두고 "좀비 같은 존재"라고 평가해 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당장 비판하는 진영에서든, 비판적 지지를 하는 입장에서든 '좀비'는 한국당이 어떤 잘못을 할 때마다 지적하는 용어로 자리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이 '좀비'로 불리기까지의 배경은 역대 보수정당에선 전례 없는 리더십의 부재로 대표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인데, 당시 있었던 공천 파동과 같은 자중지란(自中之亂), 이로 인한 세대교체의 실패 등으로 소장파의 부재도 한몫한다.

    한 마디로 '윗물, 아랫물이 다 썩었다'는 얘기다. 결국 총선 승리를 통해 대안 야당으로 가는 비전은 보이지 않고 유일한 지지세력인 '태극기(아스팔트 우파)'의 논리에 갇혀 버렸다.

    ◇ '정치 초짜' 黃 불안한 리더십…구심점 못 키운 구조적 한계

    대형 보수정당이 탄생한 시점은 1990년 1월 '3당 합당' 때다. 당시 여당인 민주정의당과 야당인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해 민주자유당으로 탄생한 것이다. 통일민주당을 이끌던 김영삼 총재는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며 당권을 잡고 결국 대권까지 거머쥐었다.

    YS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민자당의 당명을 신한국당으로 바꾸고 김문수, 이재오, 홍준표, 김무성 등 새 피를 수혈, 과감한 물갈이로 1당을 차지한다. 이후 신한국당 차기 대선주자로 나선 이회창 총재 역시 16대 총선에서 김윤환, 이기택을 자르는 쇄신공천으로 대승을 거뒀다. 한나라당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탄생했고, 새누리당에선 박근혜가 비대위 체제를 통한 변화로 또다시 대권을 차지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리더는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황교안 대표다. 국정농단,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19대 대선 패배 등을 거치며 무너진 당을 일으킬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진 '정치신인'이라는 인식이 가득한 상황이다.

    당내 지지기반이 없는 황 대표는 사실상 친박계의 옹립으로 당권을 거머쥐었다. 현재까지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친박계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YS에서 이회창, MB, 박근혜로 이어졌던 진영 내 카리스마의 맥이 끊긴 셈이다.

    ◇소장파의 붕괴 "악화가 양화 구축"

    보수정당의 '소장파'는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16대 미래연대, 17대 새정치수요모임, 18대 민본21, 19대 아침소리, 혁신모임,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특히 수요모임에서는 이른바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중심으로 왕성한 활동이 있었다. 한국당에서 중도개혁적 성향으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현재 외곽에서 보수통합 운동을 하는 박형준 교수 등이 이 멤버다. 수요모임은 최근 보수통합 물밑 논의에도 참여한 바 있다.

    김세연 의원의 경우 18대 국회에서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에서 활동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대통령 인사권에 반기를 들며 '연판장'을 돌릴 때 "뒷목은 서늘했지만 당에 늘 자부심이 느껴졌다"고도 했다. 이후 19대에서는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간사를 맡은 뒤 대표까지 지냈다.

    한국당에 이러한 소장파는 전부 해체됐다. 새누리당 시절 소장파로 활동했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의 한국당에 소장파는 없다"며 "최악의 20대 공천 이후, 탄핵을 거치고 바른정당을 다녀오고 당대표, 비대위원장은 정신 없이 교체되고 하는 와중에 공중분해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18대 총선에선 친박계, 19대 총선에선 친이계의 인재들이 대거 날아갔다"며 "20대 총선은 말할 것도 없다. 리더가 없는 지금의 상황을 서로 혈투만 벌이다 알아서 자초한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한국당에 존재하는 모임은 친박계 초재선 모임인 '통합과 전진'이 있지만, 이들은 지도부가 바뀔 때마다 몰려 다니며 세(勢)과시를 통해 선거 뒤 당직을 나눠먹는 모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예전 같은 젊은 피가 꿈틀할 수 있는 공간이 부재한다.

    ◇'모든 것을 대변하는' 정당의 한계, 우경화…與 실정만 바라봐

    황 대표 취임 후 거듭된 장외집회는 '태극기' 세력에만 소구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답보 상태인 지지율은 '조국 사태'를 거치며 상승세를 탔다. 특히 지난 10월3일 광화문 집회에는 조국 전 장관에 분노한 중도층까지 쏟아져 나오며 중도층을 포섭할 절호의 기회였던 것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후에도 한국당은 중도층 포섭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전 장관 사퇴에 공을 세웠던 의원들을 향한 표창장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천 가산점 논란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밖에 당 공식 유튜브에 문재인 대통령의 속옷 차림 영상을 올려 '품격 없는 보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보수통합 과정에서도 보수통합추진위원단장에 친박계 원유철 의원을 맡기는 등의 행보로 통합 논의는 사실상 멈춰섰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와의 통합을 강조하면서도, 우리공화당 등 태극기 세력을 감안하는 어중간한 입장을 보인다는 평이다. 이밖에도 '중진 용퇴론' 등 쇄신 요구가 불거졌지만, 영남권 중진 불출마는 한번도 나오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도 자리했다.

    '불출마'와 '당 해체'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의 발언은 이같은 당의 현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지난 17일 선언문을 통해 "민주당 정권이 아무리 폭주를 거듭해도 한국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단 한번도 민주당을 넘어서 본 적이 없다"며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당으로는 대선 승리는커녕 총선 승리도 이뤄낼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 현재의 한국당을 두고 '역사의 민폐',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 '비호감 역대급 1위' 등으로 평가하며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 완전한 백지상태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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