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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업계 주 52시간 근로제 무엇을 원하나



기업/산업

    중기업계 주 52시간 근로제 무엇을 원하나

    (사진=연합뉴스)

     

    내년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적용될 주 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정부가 18일 '충분한 계도기간' 부여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완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중소기업계는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중소기업계는 그동안 주 52시간제 시행을 '1년 이상 유예'할 것을 요구해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 중소기업의 '65.8%가 시행 준비가 안됐다'며 주 52시간제 시행 유예를 위해 여야 원내대표와 정부, 자치단체장은 물론 최근에는 노동계를 방문하기도 했다.

    결국 중소기업계의 이같은 요구는 고용노동부의 '충분한 계도 기간 부여' 형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기중앙회는 "유예가 아니라 계도여서 아쉽다"면서도 "같은 효과를 낸다면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이는 대책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중소기업계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을 확대한 것도 의미있게 평가하고 있다. 현행법상 특별연장근로는 주 12시간 연장근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제도로, 한도 규정이 없어 특정시기 무제한 근로도 사실상 가능하다.

    때문에 특별연장근로는 자연재해나 사회적 재난 등에만 특별하게 근로자 동의를 얻어 고용노동부장관이 승인하도록 요건을 엄격히 했다.

    그러나 이번 보완대책에는 '경영상의 사유'를 추가했다. 불규칙한 납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근로형태가 유연해야 한다는 중소기업계 의견을 전폭 수용한 것으로, 노동계는 '무한정 노동을 수시로 시킬 수 있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현행 3개월로 돼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1개월 단위인 선택근로제 역시 3개월로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단위기간이 확대될수록 근로 유연성이 높아져 사용자측은 환영하는 반면 노동자측은 '장시간 근로에 따른 과로사 가능성'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이 1년으로 확대될 경우 주 52시간 근로를 6개월간 지속할 수도 있다. 나머지 6개월간 근로시간을 대폭 줄여 1년 전체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맞추기만 한다면 연장근로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

    중소기업계는 또 8시간 추가연장근로가 가능한 사업장 규모도 '30인 미만 사업장, 1년 6개월간 한시 적용'에서 '50인 미만 사업장, 항구적용'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럴 경우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주 40시간 법정근로 및 주 12시간 연장근로에 더해 8시간의 추가 연장근로 등 주 60시간 근로도 가능해진다. 주 5일제 근무를 가정할 경우 하루 12시간(휴게시간 포함하면 13시간 이상)을 회사에 있어야 하는 셈이다.

    중기중앙회는 근로 유연화의 모델로 '일본'을 상정하고 있다. 일본은 법정 근로시간이 한국과 동일하게 주 40시간이지만 연장근로는 '월 45시간, 연 360시간'으로 한국(주 12시간)보다 짧고 적용기간은 월, 연 단위로 한국보다 길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

     

    또한 노사가 합의만 하면 월 100시간(주 환산 23시간), 연 720시간(주 환산 13.8시간)까지도 가능하다.

    중소기업계는 이밖에 재량근로제도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하도록 한 현행법을 '개별 근로자 동의'로 개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이같은 내용을 입법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보완입법을 위해 여야 모두를 접촉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 입법안이 우리 주장과 좀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같은 요구가 입법화된다면 주 52시간 근로제는 사실상 사문화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의 65.8%가 주 52시간 근로제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중기업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 가운데 상당수 기업은 올해 안으로 준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중기중앙회가 밝힌 65.8%는 '준비중'이라고 응답한 기업 58.4%와 '준비할 여건이 안됨'이라고 응답한 기업 7.4%의 단순합계이다. 그런데 '준비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중 상당수(48.3%)는 '(준비중이지만) 충분히 준비 가능'이라고 답했고 '준비하기에 시간이 불충분하다'는 기업은 51.7%였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안으로 주 52시간 근로제를 준비할 수 없는 중소기업 비율은 37.6%로 크게 떨어지게된다.

    노동계는 "중소기업계가 주 52시간 근로제법이 통과된지 몇년이 지났는데도 유예를 얘기하고 있다. 1년이 지나도 똑같은 말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현행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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