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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원님들, 표창장 받으니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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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의원님들, 표창장 받으니 좋습니까?

    문영기 칼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득의만면. 얼굴에 미소가 한 가득이다.

    자유한국당이 조국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주는 자리는 마치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것 같은 분위기였다.

    표창장에 상품권까지 받아든 의원들은 악수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자유한국당은 조국 장관 퇴진을 위해 당력을 총집결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여기에 정경심 교수의 구속은 '조국 퇴진'이라는 명분에 정당성을 실어줬다.

    자유한국당은 정국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고, 바닥이었던 지지율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총선 전망도 밝아졌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이른 바 '조국 정국'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떠들썩하게 잔치분위기를 낼 일인지는 되돌아 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조차 반발기류가 강하게 일고 있다.

    한국당의 신상진 의원은 "약간의 지지율 상승에 취해서는 안 된다"면서, "집회 많이 하고, 목청 높인다고 승리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국 퇴진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자유한국당이 아니라 개혁을 막으려는 검찰의 전방위 수사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 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검찰이 흘려주는 정보를 가감 없이 받아쓰며 여론몰이와 가혹한 검증에 가세한 언론도 한몫했다.

    좀 냉정하게 말하자면 자유한국당은 대의 정치를 검찰과 언론의 손에 넘겨준 채 장외로 뛰쳐나가 조국 전 장관을 거세게 비난한 것 외에는 크게 한 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조국 퇴진이 마치 자신들의 성과인 것처럼 자화자찬하는 것은 성급하고 안이한 판단이다.

    더구나 황교안 대표가 부인하기는 했지만, 패스스트랙으로 수사대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공천가산점을 권고하겠다는 것은 범법자를 우대하겠다는 것인지. 기가 막힌 발상이다.

    정치신인들을 대거 발탁해 당 쇄신에 나서지는 못할망정, 자신들의 자리보전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이철희, 표창원의원이 정쟁에만 매몰된 국회의 모습에 실망해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정치인조차 정치를 혐오하게 된 데에는 국정농단에 대한 반성과 인적청산 없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만 잡아 온 야당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조국 사퇴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률이 62%에 이른다는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증한다.

    표창장이나 주고받으며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조국 사퇴라는 결정적으로 유리한 변수를 지지율 상승과 외연확장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한국당은 철저히 분석하고 쇄신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야당이 살고 정치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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