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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경심 구속은 '종전'인가 '확전 뇌관'인가



칼럼

    [칼럼] 정경심 구속은 '종전'인가 '확전 뇌관'인가

    靑·민주당, 조국 블랙홀에서 빠져 나올듯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 23일 사모펀드 의혹 등에 관한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사진=박종민기자/자료사진)

     

    정경심 교수는 들어갔다.

    조국 전 장관 찬.반으로 갈린 국론분열이 정 교수 구속을 계기로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

    조국 전 법무장관 검찰 소환과 기소 여부 등이 남아 있어 여전히 양 진영의 대립과 갈등이 수그러들진 않겠지만 여론의 중심으로부터는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신병확보가 필요하다는 검찰의 구속 사유를 받아들인 것이다.

    송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4일 0시 18분쯤 영장을 발부하면서 "혐의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의 수사경과에 비추어 증거인멸 염려가 있으며 구속의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사유를 밝혔다.

    서울구치소에서 대기 중이던 정 교수는 영장 발부에 따라 곧바로 수감됐다.

    정 교수는 증거인멸과 동양대 표창장 위조 등 11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든 공직자들의 기강과 청렴을 총괄하는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으로서의 처신이 매우 부적절했고 죄질이 나쁘다는 게 검찰의 영장실질심사 설명이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범행에서 '주범'에 가까운 역할을 했다는 점도 구속 수사가 필요한 이유로 제시됐다.

    이에 맞서 정 교수의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자녀의 인턴 활동과 관련해서는 허위 스펙으로 볼 수 없고, 사모펀드 혐의도 검찰이 오해하고 있으며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들도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논리로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뇌종양·뇌경색을 진단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 교수의 건강 상태도 주요 변수가 되지 못했다.

    정 교수 측이 구속을 피하고자 의료기록 등을 제출한 것도 구속을 막지 못했다.

    구속된 정경심 교수에 대한 추가 조사와 기소, 재판의 결과가 나와 봐야 유무죄를 단정하겠지만 검찰이 적시한 혐의와 변호인 측의 영장실질심사 변론을 볼 때 기울어져 있다.

    검찰과 법원에 대한 호.불호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정 교수가 구속되자 "이게 법이냐", "검찰과 썩어빠진 사법부의 엉터리 판결이라"며 촛불을 들자는 조국 지지파가 있는가 하면 "정 교수에 이어 조국 장관도 구속하라"는 반대파들의 목소리가 서초동 주변에선 들끓고 있다.

    심지어 인기 소설가 공지영 씨는 영장 발부 소식에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근조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이미지로 바꾸고 "집안 좋고 공부도 좀하고 돈도 있는 일진들이 접수한 학교 같다"며 검찰, 사법부 행태를 비판했다.

    진보와 보수, 그 중에서도 양 극단의 세력들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소환과 기소 여부가 결정된 뒤에도, 아니 재판이 열리는 날에도 극단적인 주의.주장을 되풀이할 공산이 농후하다.

    그럴지라도 조국 사태는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경심 교수가 구속되고 조국 전 장관이 기소되고 나면 여권은 '조국 블랙홀'에서 벗어날 것이다.

    국정을 정상으로 되돌릴 기회를 맞는다.

    문제는 조국 사태가 정권의 레임덕을 촉발시킨 것만은 부인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대국민 지지도가 그걸 웅변적으로 보여줬다.

    30%대 후반으로 추락한 지지도는 40%를 넘고, 사안에 따라서는 50%대까지도 회복하겠지만 한번 떨어진 적이 있는 지지도는 상승보다는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역대 대통령들의 지지도가 그런 국정수행 지지도 그래프를 그리곤 했다.

    두 달 가량 진행된 조국 전 법무장관 가족의 여러 의혹과 정경심 교수의 구속으로 이어진 상황은 엄청난 상흔을 남겼다.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지 못할 자인 양 막말과 가짜뉴스를 양산하며 막가파처럼 행동했다.

    '죽여'라는 구호만 나오지 않았지, 그에 못지않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제1차 세계대전 패전의 책임을 너무 과중하게 진 독일 국민이 히틀러의 나찌에 열광한 것이 우리와는 절대로 관계없는 일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남겼다.

    남.북.노.소로 갈라져 이씨 조선을 망가뜨린 사대부들의 '당쟁'과 '사화'가 방식만 다를 뿐 4차 산업시대에도 여전히 진행될 수 있음을 깨우친 것 같기도 하다.

    비상식도 모자라 몰상식과 도덕과 윤리, 사회적 룰이 송두리째 팽개쳐버린 이 엄중한 현실 앞에 무력감이 우리를 엄습한다.

    지성인이라는 사람들의 뻔뻔함은 어디까지 이고, 고위 공직자의 바람직한 처신은 무엇이며, 인간애(人間愛)는 어디로 숨었는가라는 자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도 너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은 진리가 아닐까.

    우리에겐 긍휼함은 없는 것일까.

    우리는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

    그런 우리는 정작 용서하고 사과를 하면서 사는가.

    조국 교수는 이쯤에서 사과를 해야 하지 않을까?

    '회개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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