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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된 경주 보문상가 6년 만에 '새 주인'…활성화 신호탄?



포항

    '흉물'된 경주 보문상가 6년 만에 '새 주인'…활성화 신호탄?

    일부서는 역사성 가진 건축물 훼손 및 쇼핑몰 조성 의한 도심권 상인 반발 '우려'
    주낙영 경주시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개발 및 활성화 희망"

    문이 닫힌 경주 보문상가(사진=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주 보문관광단지의 핵심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던 보문상가가 매각 추진 6년 만에 새 주인을 찾았다. 보문단지 활성화의 신호탄으로 기대받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역사성 있는 건물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주 보문관광단지를 관리·운영하는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달 27일부터 보문단지 중심상가 매각을 위한 공고를 실시해 지난 18일 ㈜모다이노칩이 낙찰자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모다이노칩은 의류아울렛인 모다아울렛을 운영하는 업체다.

    매각지역은 보문단지 중심지역인 신평동 375번지 일대 토지 2만5361㎡와 건물 16개 동으로 매각가격은 137억 7천만 원이다.

    모다이노칩이 오는 28일까지 보증금 7억여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내면 낙찰자로 최종 결정되고, 보문상가는 매각 시도 6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된다. 업체는 이곳에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문상가는 1979년 문을 연 이후 1980년대 초반까지는 신세계백화점 등이 기념품 매장을 운영했고, 이후 상인들이 빌려 식당 등을 운영했다. 그러나 IMF 시절인 1998년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계획에 따라 매각대상으로 분류됐다.

    어려움을 겪던 매각작업은 2014년 본격 추진돼 매각자가 나타나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경주시의 보류 요청으로 무산됐다.

    보문단지의 상징건축물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보다는 국책사업을 유치하거나 시가 매입해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경주시의 청년창업몰 조성 계획과 신라그랜드 바자르 조성 계획 등은 모두 타당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사업은 좌초됐고, 기존 상인들은 재계약을 맺지 못해 2013년 이후 모두 나가면서 상가는 6년째 텅텅 비어 흉물처럼 방치된 상태다.

    특히 공기업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매각대상 물건은 리모델링이나 신규투자를 할 수 없어 상가의 노후화도 심각하다.
    경주 보문상가(사진=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이번 매각으로 보문단지 활성화와 공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 보문단지 주변에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쇼핑몰이 없어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 보문단지 활성화와 외국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도 예상된다. 경북도의회 박차양 의원을 비롯한 일부에서는 보문탑과 공연장은 역사성과 상징성이 높고, 상가도 모두 한옥형태로 지어져 보존 가치가 높은 만큼 매각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문탑은 법주사 8상전을, 탑 주변 물은 신라 해자 등을 본떴고 공연장 좌석은 자연석으로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심권 상인들의 반발도 우려된다. 모다이노칩은 이곳에 의류매장을 중심으로 한 복합쇼핑몰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이전에도 보문단지 내에 아울렛 유치를 추진하다 도심권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물러섰다.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야외공연장과 5층 탑모양 구조물 등에 대해 가능한 원형을 보존하도록 매수자와 협의하고 있다"며 "경주 전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낙영 경주시장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역사성과 상징성이 높은 시설은 그대로 유지됐으면 하는 게 경주시의 입장"이라며 "이번 민간매각을 통해 보문단지 중심에 위치한 상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재개발되고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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