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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답답한 조국 블랙홀 정국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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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답답한 조국 블랙홀 정국 언제까지?

    [구성수 칼럼]

    (이미지=연합뉴스)

     

    온 나라가 조국 블랙홀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것도 거의 50일째다.

    한 개인과 관련된 이슈가 이렇게 오래 동안 끌어온 적은 없었다.

    다른 중요한 이슈나 사건들은 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별다른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

    과거 같으면 연일 언론지면을 장식했었을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특정’과 같은 뉴스도 국민의 눈길을 오래 동안 잡아놓지 못하고 있다.

    북미 대화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 대신 직접 나선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도 예전과 같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이나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유엔총회 연설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조국 블랙홀 정국은 검찰이 적극 수사에 나서면서 심화되고 있다.

    검찰은 국회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국 의혹과 관련된 30여곳에 대해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데 이어 인사청문회 다음날에는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교수를 사문서위조혐의로 기소했다.

    급기야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출국한 다음날에는 조국 법무부장관 자택을 11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다.

    검찰에 대한 지휘권과 인사권을 쥐고 있는 법무부장관 후보자, 장관에 대한 수사인 만큼 모든 과정에는 ‘사상 초유’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야당의 반대에도 검찰총장 윤석열을 지지하면서 밀어붙였던 더불어민주당은 배신당했다는 분위기 속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을 피의사실공표죄로 경찰에 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형국이다.

    조국 블랙홀은 국론도 조국 지지와 반대 두 진영으로 나누고 서로가 모든 것을 걸어놓고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게 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집회장소와 관련해 3년 만에 뒤바뀐 풍경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던 서울 광화문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주최하는 ‘조국파면 촉구집회’가 열렸다.

    친박세력이 항의를 이어가던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는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이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열었다.

    양측은 앞으로 세를 과시하기 위해 지지세력을 더욱 결집시켜 나가겠다고 한다.

    우리 사회 지성의 보루인 대학교수 사회도 양분됐다. 각각 수천명씩의 서명을 받아 한쪽에서는 ‘조국퇴진’을, 다른 쪽에서는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시국선언 맞대결이 벌어졌다.

    조국 블랙홀 정국이 계속되는 것은 정상적이 아니고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와 민생, 안보 등 국민의 삶에 중요한 모든 문제가 국가 중대사로 다뤄지지 못하고 뒤로 밀리고 있다. 그것을 계속 지켜보는 국민들도 답답하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양돈산업에 치명적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이런 정국의 영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국 블랙홀 정국은 하루빨리 마무리짓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을 위해서는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함께 문 대통령의 결단이 요청된다.

    대통령의 결단과 관련해서는 앞서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임명할 때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며 조국카드를 계속 고수했고 그 결과 오늘의 사태에 이르렀다.

    검찰에 의해 배우자가 기소되고 자택이 압수수색까지 당한 법무부장관을 계속 끌어안고 가겠다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수고 지나친 고집이다.

    검찰이 수사결과 조국 법무장관과 배우자가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발표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조 장관 부부와 검찰은 앞으로도 계속 여러 혐의를 놓고 소송과정에서 검찰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여야 한다.

    그런 법무부장관이 검찰을 상대로 개혁작업을 제대로 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검찰 내부 구성원의 동의와 도움이 필요하다. 이것은 문 대통령도 과거 저서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2011)="">에서도 강조했던 바다.

    여러 혐의를 놓고 검찰과 다투고 있는 조 장관이 검찰개혁을 주창하고 나섰을 때 검찰 내부 구성원들이 얼마나 믿고 따라 줄 수 있을지 문 대통령 스스로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귀국길에 오른 문 대통령의 심사숙고와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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