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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만에 또 미사일 도발…北 뭐 노렸나



통일/북한

    엿새만에 또 미사일 도발…北 뭐 노렸나

    올 들어 4차례 발사, 한미훈련 겨냥했지만 일정 패턴은 없어
    대남 압박·대미 경고, 북한 내부 달래기, 신무기 완성 등 3중 포석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6.30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의 후속 실무협상에는 응하지 않은 채 오히려 단거리 미사일 시험을 재개하고 나서면서 그 속내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아올린 데 이어 두 달 보름여 만인 지난 25일과 31일에도 비슷한 종류의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했다.

    올해 들어 모두 네 차례 이뤄진 이들 시험에서 일정한 패턴은 보이지 않는다. 사거리가 점차 늘어나는 경향은 있지만 마지막 시험(약 250km)에선 엿새 전 600km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다만 한미연합훈련과 비슷한 시기에 실시됐고, 사거리와 고도는 제각각이지만 외형상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북측의 의도는 대략 세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북한은 일차적으로 남측을 압박하고 미국에는 경고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실무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선점을 노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26일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남측의 첨단무기 반입과 군사연습 강행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 '신형전술유도무기' 사격을 직접 지도했다고 밝혔다.

    F-35 스텔스 전폭기 도입과 한미연합훈련을 겨냥했음을 분명히 밝히면서 남측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신무기 개발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책임은 남측에 돌린 채 미국에 대해서는 직접적 공격은 일단 자제하고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1일 북한이 최근 공개한 신형 잠수함의 작전수역을 '동해'로 명시한 것이 미국과의 협상 재개를 고려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태평양을 벗어나 교전국의 앞바다에 핵 타격수단을 전개하는 작전은 미국만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밝혀 단계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일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신문은 지난 23일에도 한미연합훈련은 북미정상 간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한 뒤 핵실험 유예가 문서화된 약속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재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암시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미국이 최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통해 유화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자신들의 기대치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무언의 강렬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북한이 돌연 강경 입장을 취한 배경에는 내부의 불만과 불안감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북한은 지난 4월 말부터 2주 동안 벌어진 한미 공군의 연합편대군 종합훈련에 맞춰 5월 4일과 9일 미사일 도발에 나섰다. 최근 미사일 발사도 내달 5일부터 시행되는 '19-2 동맹' 훈련에 대한 반발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군부대까지 경제 총력노선에 투입하고 있는데 남한이 군사훈련을 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고 아무리 김정은이라도 군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자체 군사기술을 시험·완성하기 위한 다목적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 센터장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19 글로벌 인텔리전스 서밋'에서 북미대화가 중단된 틈을 이용해 그동안 밀린 발사 시험을 하는 것이라는 개인 견해를 밝혔다.

    5월 9일 발사된 2발의 미사일은 각각 270km와 420km를 날아갔고 최근에는 600km로 사거리가 늘어난 것과 동시에 '풀업 기동'(하강단계에서 상승)까지 선보였다. 신형 무기의 실전배치를 앞두고 다양한 성능 시험을 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왔고 한국에 비해 기술적으로 뒤처져 있는 단거리 미사일의 개량에 당분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성능 검증과 시위 효과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시점부터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2 동맹' 훈련이 내달 20일 끝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이전에는 본격 대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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