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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유승준은 무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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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유승준은 무죄인가

    문영기 칼럼

    (사진=연합뉴스)

     

    가수 유승준씨가 한국에 다시 오겠다며 줄기차게 문을 두드린 지 17년 만에 입국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법원은 유승준의 비자발급을 거부한 L.A.총영사관의 행위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유승준은 90년대 말 데뷔해 큰 인기를 모았다. 그는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으면서도 꾸준히 군 입대를 공언해 더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그는 2천1년 병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돌연 병역을 면제받았다.

    그의 이런 행동은 큰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명백한 병역기피로 본 병무청의 요청에 따라 그는 다시 한국에 돌아오지 못했다.

    출입국관리법에는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 입국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선량한 풍속을 해 할 가능성'은 참 애매하고 모호한 표현이다.

    법무부가 특정인의 입국을 거부할 의사만 있다면 사실상 누구도 입국이 불가능 할 것 같은, 자의적 해석이 가능한 조항이다.

    하지만 이 조항에는 국민들이 요구하는 도덕적 기준과 정서가 반영돼 있다.

    더구나 '군복무'라는 가장 민감한 문제와 결부될 때 '도덕적 기준'은 냉정하고 엄격할 수밖에 없다.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자마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는 유승준의 입국금지를 다시 해달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참여한 인원이 벌써 8만명이 넘는다. 그를 입국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도 70%에 가깝다.

    '군복무와 거짓말'이라는 도덕적 잣대가 적용된 탓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과연 그가 한국에 돌아올 이유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문득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BTS'를 떠올린다.

    자랑스러운 한류스타들이 한국을 벗어나 세계무대로 뻗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 20년전의 인기에 기대 굳이 한국으로 돌아오려 애쓰는 그의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지는 것은 잘못된 생각일까.

    가수 유승준씨는 사실 법을 위반한 범법자가 아니다.

    죄도 없는 그에게 17년이나 그토록 돌아오고 싶었던 한국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한 처사는 너무 가혹한 것 아닌가 하는 것도 틀린 생각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사랑받던 그는 정작 자신이 감당해야할, 아니 감당하겠다고 한 적지 않은 무게의 의무를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교묘히 피해갔다.

    그는 우리에게 차별받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보면 차별대우를 한 것은 그가 먼저였던 것 같다.

    그가 만일 한국에 되돌아온다면 이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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