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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니카 '세계 1위' 박종성 "이걸로 먹고 살 수 있냐고요?"



문화 일반

    하모니카 '세계 1위' 박종성 "이걸로 먹고 살 수 있냐고요?"

    "꽃송이가, 하모니카 솔로!"의 주인공
    종류만 150가지, usb크기부터 1m까지
    할머니 선물로 받은 하모니카, 그때부터..
    편견도 많아..하모니시스트로서 이젠 극복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종성(하모니카 연주자)

    [음악, 버스커버스커 - 꽃송이가]

    하모니카 소리 정말 듣기가 좋죠? 오늘 뉴스쇼에서는 여름의 문턱에서 하모니카 소리로 잠깐 힐링 시간을 가져볼까 하는데요. 조금 전에 들은 그 '꽃송이가'라는 노래의 하모니카 연주자입니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참 많이 붙는 분이세요. 국내 최초로 대학에서 하모니카를 전공한 연주가고 국제 콩쿠르의 최초 우승자고 또 올림픽처럼 하모니카도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대회가 있대요. 거기서 한국인 최초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하모니카 콘서트로 화제를 모았던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로 스튜디오에 직접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박종성> 안녕하세요. 박종성입니다.

    ◇ 김현정> 저는 최초가 이렇게 많이 붙었길래 나이가 좀 지긋하신 분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젊은 분이 오셨어요. (웃음)

    ◆ 박종성>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실례지만.

    ◆ 박종성> 86년생 34살입니다.

    ◇ 김현정> 34살? 젊은 연주자네요.

    ◆ 박종성> 네.

    ◇ 김현정> 그런데 제가 지금 소개하면서 하모니카 연주로 대학을 간 우리나라 첫 번째다, 1호다. 그럼 박종성 씨 전에는 전혀 없었어요?

    ◆ 박종성> 하모니카를 전공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아직은 없다 보니까 하모니카를 연주하시는 분들은 있었지만 하모니카를 대학에서 전공했던 적은 그전까지는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연주를 잘해도 그전까지는 받아주질 않았던 거고.

    ◆ 박종성>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던 거죠.

    ◇ 김현정> 우리 박종성 씨는 보니까 경희대학교 포스트모던음악과에 하모니카 연주 전공. 이렇게 되는 거군요. 국제 대회 수상도 최초?

    ◆ 박종성> 네. 수상 경력 자체가 최초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솔리스트로서 우승을 차지한 건 처음이었죠.

    ◇ 김현정> 그렇죠. 여러분, 음악을 하시는 분을 앞에 놓고 제가 말로 이렇게 길게 떠드는 것보다 일단 한번 연주를 들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이 좀 양해를 해 주셔야 될 게 우리 박종성 씨께도 죄송한 게 이게 음악용 마이크가 아니고 여기가 연주실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현장에서 제가 듣는 것보다 조금 반감이 돼서 나갈 수 있는데, 열악한데. 괜찮으시겠어요?

    ◆ 박종성> 괜찮습니다.

    ◇ 김현정> 어떤 연주를 좀 부탁드려야 될까요?

    ◆ 박종성> 어떤 걸 들려드리면 좋을까요. 제가 오늘 준비한 곡이 좀 여러 가지가 있는데.

    ◇ 김현정> 여러 가지가?

     

    ◆ 박종성> 아까 '꽃송이가' 잠깐 들어보셨으니까 '꽃송이가'에 서 제가 사용했던 하모니카가 있어요.

    ◇ 김현정> 좀 보여주세요.

    ◆ 박종성> 크로매틱 하모니카라는 악기인데요. 이 하모니카는 그냥 불면 피아노 흰 건반, 누르면 검정 건반이 되는. 반음계가 다 되는 하모니카거든요.

    ◇ 김현정> 신기하다.

    ◆ 박종성> 그래서 주로 이 악기를 쓰고 있는데 이 하모니카는 클래시컬한 사운드부터 재즈나 팝, 탱고 여러 장르를 연주할 수 있거든요. 오늘 클래식곡 하나를 짧게 한번 들려드릴까 싶은데 괜찮을까요?

    ◇ 김현정> 좋습니다. 여러분 귀 기울여주세요.

    [하모니카 연주, Moody - Toledo (Spanish Fantasy)]

    ◇ 김현정> 뭐라고 말을 해야 되죠? 눈물 났어요.

    ◆ 박종성> 정말요?

    ◇ 김현정> 저는 현장에서 들으니까 더 온 몸에 전율이. 이게 지금 하모니카 소리가 맞아요?

    ◆ 박종성> 맞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뭐 갖고 와서 트신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하모니카로 이런 소리가.

    ◆ 박종성> 이 하모니카는 아무래도 특수하게 개발이 된 하모니카다 보니까 다양한 음색을 쉽게 바꿀 수 있도록 설계가 되어 있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한 장르에 맞게 음색을 바꿀 수가 있어서 이번에 한번 특별하게 클래식 곡으로 한번 준비해봤습니다.

    ◇ 김현정> 하모니카 종류가 몇 개나 되는 거예요, 도대체?

    ◆ 박종성> 종류는 다 하면 150가지가 넘는데 그걸 다 소개해드리긴 좀 어렵고.

    ◇ 김현정> 150가지요? 그러면 지금 시간이 많지 않지만 지금 들고 오신 거 몇 개만 좀. 유튜브나 레인보우 모니터로 보시는 분들 여러분, 잠깐 좀 봐주세요. 이렇게 박종성 씨가 직접 보여드리려고 하모니카를. 보이세요, 여러분?

    ◆ 박종성> 보이실지 모르겠네요.

    ◇ 김현정> 길이가 다 달라요.

    ◆ 박종성> 길이도 다르고 음색이나 용도가 달라서 곡이나 필요한 콘서트 이럴 때 맞게 다 바꿔가면서 쓰고 있죠.

    ◇ 김현정> 지금 다 들려주실 수는 없고 제일 작은 거 우선 하나.

    ◆ 박종성> 제일 작은 거요? 제일 작은 거요, 정말?

    ◇ 김현정> 소리 희한하게 나는 애 없어요? (웃음)

    ◆ 박종성> 제일 작은 거는 이 미니 하모니카라는 게 있는데요.

     

    ◇ 김현정> 저는 USB인 줄 알았어요. USB 크기입니다. 지금 라디오로 들으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을 해드리면) USB 딱 그 정도 크기.

    ◆ 박종성> 딱 500원짜리 동전만한 아주 작은 하모니카인데 실제 소리가 나는 하모니카예요.

    ◇ 김현정> 한번 잠깐 불어주실 수 있어요? 그렇게 조그마한 걸로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지?

    ◆ 박종성> 그래서 연주에 많이 쓰지는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인 미니 하모니카라고 하는 하모니카고요.

    ◇ 김현정> 미니 하모니카. 가지고 오신 것 중에 제일 큰 거.

    ◆ 박종성> 제일 큰 거요? (웃음)

    ◇ 김현정> 잠깐만 들어주세요.

    ◆ 박종성> 이건 멜로디를 연주하는 하모니카는 아니고 반주할 때 쓰는, 그래서 리듬이나 화성을 연주해 주는 코드 하모니카라는 악기거든요.

    ◇ 김현정> 여러분, 이게 길이가?

    ◆ 박종성> 1m 될 것 같은데요.

    ◇ 김현정> 1m가 돼요. 1m짜리 하모니카 있는 거 아셨어요? 저는 지금 들고 들어오시는데 무슨 몽둥이를 하나 들고. (웃음) 저게 뭔가.

    ◆ 박종성> 그래서 코드 하모니카라고 하는데, 코드 하모니카 연주 앞에는 가면 안 돼요.

    ◇ 김현정> 왜요?

    ◆ 박종성> 연주하다가 때릴 수도 있어서. 잘못하면. (웃음)

    ◇ 김현정> 이 소리도 조금만 들려주실 수 있어요?

    ◆ 박종성> 그럴까요? 이렇게 반주에 많이 쓰는 하모니카입니다.

    ◇ 김현정> 정말 신기하네요. 음악이 아름답고 이건 물론이고 참 신기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사실은 많잖아요. 관악기 중에도 클라리넷이며, 색소폰 연주할 수도 있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모니카를 택하게 되셨어요, 박종성 씨는?

    ◆ 박종성> 초등학교 3학년 때 저희 외할머니께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하모니카를 보내주셨었어요. 그 당시에는 장난감이 아니어서 좀 실망을 했었지만 그래서 책상 서랍 속에 묵혀두고 있었죠. 그랬다가 초등학교 한 6학년쯤에 백화점 문화센터 이런 전단지 같은 걸 어머니가 보시다가 거기에 하모니카 교실이 있는 걸 보시고 집에 하모니카 있으니까 배워나 두라고 그래서.

    ◇ 김현정> 아유, 저거 놀리면 뭐하니. 저거 들고 문화센터 한번 가봐.

    ◆ 박종성> 그래서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했었는데 거기에서 정말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서 그러면서 하모니카의 매력에 빠지게 됐죠.

    ◇ 김현정> 매력이 뭐예요?

    ◆ 박종성> 일단은 가지고 다니기 쉽고 어디서나 연주를 할 수가 있잖아요.

    ◇ 김현정> 이거 1m는 힘들겠는데요. (웃음) 일반적으로는.

    ◆ 박종성> 그리고 연주를 할 때 제 얼굴을 반이나 가려주거든요, 이렇게. 그래서 뭔가 잘생겨보이기도 하고. (웃음) 그리고 하모니카는 억지로 호흡을 세게 넣거나 억지로 빨아마시는 악기가 아니고 평소에 숨 쉬는 정도의 아주 적은 양의 호흡에도 반응을 해 주는 악기거든요. 그래서 아주 편하고 자연스럽게 연주를 할 수가 있어서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나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더 효과적으로 담낼 수 있는 악기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제가 옆에서 들으면서 참 인간적인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박종성> 맞아요. 아주 자연스러운 호흡을 써야 되기 때문에.

    국내 최초, 국제콩쿠르 우승자이자 하모니카 연주자의 길을 개척해가고있는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연주자 (사진=뮤직앤아트 컴퍼니)

     

    ◇ 김현정> 저는 그런 것까지는 몰랐는데 어떤 느낌이냐면 하모니카 하면 떠오르는 게 여름밤에 시골의 툇마루에서 하늘을 바라보는데 별이 쫙~ 쏟아지는 거. 옆에는 수박밭 있고. 이런 느낌이 하모니카가 주는 이미지예요.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인간적인 악기, 차분하게 마음이 힐링이 되는 악기라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 밖에서 "작은별 한번 연주해 주실 수 있나요" 라고 써주셨는데 이게 뭐죠?

    ◆ 박종성> 아까는 제가 좀 특수한 하모니카를 소개해드렸는데 일반적으로 많이 알고 계시는 하모니카가 이렇게 네모나게 생긴 하모니카일 거예요. 이 하모니카는 정확하게는 트레몰로 하모니카라고 하는데요. 이 하모니카는 피아노 흰 건반밖에 낼 수가 없어서 검정 건반 연주하려면 2개을 써야 되거든요. 그래서 좀 불편함이 있지만.

    ◇ 김현정> 세상에 두 개를 이렇게 들고.

    ◆ 박종성> 네. 대신에 이 하모니카는 혼자서 다양한 주법으로 반주를 넣으면서 연주할 수 있어요. 제가 작은별을 잠깐 연주해볼 건데 그 멜로디에 어떻게 연주가 바뀌어가는지를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죠.

    [하모니카 연주, 작은 별]

    ◇ 김현정> 어우, 세상에. 지금 밖에서 우리 엔지니어가 기계를 놓고 박수를 쳐요. (웃음)

    ◆ 박종성> 감사합니다. 작은별에 오 수제너라는 곡까지 제가 짧게 들려드렸는데.

    ◇ 김현정> 하모니카 2개를 들고.

    ◆ 박종성> 맞습니다.

    ◇ 김현정> 약간 뭐라고 해야 되지?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웃음) 워낙 익숙한 악기라고 우리가 생각했던 것이 익숙지 않은 소리를 내니까 이게 너무나 신기롭고 신비롭고.

    ◆ 박종성> 그래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습니다. 오늘 여러분 정말 귀한 분 모셨어요, 스튜디오에. 하모니카 연주자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씨. 그런데, 대중적이면서도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까 하모니카를 어떤 뭐랄까요? 좀 낮추어 보는 거. 그러니까 제대로 된 악기가 아닌 것처럼 바라보는 어떤 편견 같은 것에 시달리지는 않으셨어요?

    ◆ 박종성> 많이 부딪쳤죠. 제가 하모니카 연주자라고 소개를 했을 때 '그런 것도 전공을 하냐' 라든지 '그런 걸 꼭 배워야 하냐,' '그걸로 먹고살 수 있겠냐.' 여러 그런 편견들에 많이 부딪쳤었어서 실제로 20대 초반에는 그런 편견들 때문에 속상한 적도 많았고 어떨 때는 오기로 연주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그걸 바꿔보고 싶어서.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그런 것들이 장점인 것 같아요. 그만큼 친숙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그래서 지금은 그거에 대해서 그렇게 크게 불만을 갖는다기보다는 더 그걸 재미있게 이용해서 하모니카를 더 가깝게 소개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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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정> 여러분, 오늘 제가 연주를 말씀하시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더 많이 듣고 싶었던 이유가 이런 세계입니다. 하모니카의 신비로움이라는 것이, 그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오늘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깜짝 놀라셨을 거예요. 정말 아름다운 악기구나라는 이 느낌.

    ◆ 박종성> 그러신가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종성 씨, 바쁘신 줄은 알지만 저희 끝나고 유튜브 댓꿀쇼라는 게 있어요. 조금 더 소개도 해 주시고 가능하시겠어요?

    ◆ 박종성> 그럼요.

    ◇ 김현정> 그리고 박종성 씨 오늘 모신 것이 새 연주 앨범도 내셔서 그게 화제가 되고 있어서 오늘 모신 거거든요. 그중에 CD로 연주를 조금 들으면서 라디오에서는 인사드리죠. 오늘 고맙습니다.

    [음악, 박종성 - Trace]

    ◆ 박종성>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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