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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미안해" 44년만에 안아본 예쁜 우리딸



전북

    "아가야 미안해" 44년만에 안아본 예쁜 우리딸

    생활고로 딸 해외입양 강행한 남편
    44년간 떨어져 지낸 그리움의 시간들
    경찰, '페이스북' 뒤져 딸 찾아

    44년만에 재회한 엄마 서안식(69)씨와 조미선(47)씨. (사진=김민성 기자)

     

    "아가야 엄마가 미안해, 미안해"

    12일 오전 9시 30분 전북지방경찰청 청사 내 카페.

    서안식(69)씨는 딸 조미선(47)씨의 얼굴을 쉴새 없이 어루만졌다. 44년만에 친딸을 품에 안은 엄마는 숨죽여 울 줄 몰랐다.

    조씨는 편안한 미소와 함께 눈을 지긋이 감고 엄마의 온기를 가슴에 담았다.

    서씨가 조씨를 떠나보낸 건 지난 1975년 1월 10일. 남편이 생활고를 이유로 딸 조씨를 전주의 한 영아원에 맡기면서다.

    이후 남편이 해외 입양을 밀어붙이면서 서씨는 딸의 소식을 들을 수도 없게 됐다.

    딸과의 생이별 끝에 이혼을 결심했고, 44년간 딸을 그리고 또 그렸다. 지난 2017년 3월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한 건 그래서였다.

    경찰은 조사 끝에 조씨가 1975년 6월 홀트아동복지회에 의해 해외로 입양된 사실을 파악하고, Maelyn Ritter라는 미국 이름을 확인했다.

    또, 당시 조씨가 지난 2004년 8월 가족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는 데까지 닿을 수 있었다.

    그러나 개인정보를 중시하는 미국 문화와 시스템때문에 더 이상의 추적은 불가능했다.

    경찰은 쉬운 길로 가보기로 했다. 미국인인 조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페이스북'으로 동명 이인들에게 숱하게 메시지를 보냈고, 조씨가 극적으로 이에 응하면서 엄마와 딸은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한편 서씨는 아직도 찾지 못한 큰딸 조화선(당시 5세)씨를 애타게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찾지 못한 장기 실종자들이 많지만 내 가족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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