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21일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경구를 인용하며 정부가 추진 중인 대북 식량지원의 인도주의적 성격을 강조했다.
김연철 장관은 이날 시내 모 음식점에서 통일부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갖고 부처의 당면 현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인도적 지원은 '인도주의라는 원칙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부정적 측면이나 또는 긍정적으로도 정치와 분리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합의"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도 인도주의에 따른 기본 원칙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표현은 1980년대 많은 아사자가 발생한 에티오피아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를 놓고 미국 내 논란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인도주의 단체들의 주장을 수용하며 한 말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안에도 인도적 지원단체의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모든 결의안에 포함돼있다"면서 "그런 원칙을 갖고 (인도적 식량지원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식량지원의 시기와 규모, 방식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국회와 일종의 공감대를 갖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통일부도 다양한 차원에서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통일부의 중점 추진 정책·사업으로 ▲민관정책협의회 부활 등 정책 수요자들과의 활발한 소통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조속한 재개 ▲고성·철원 '평화의 길' 등 비무장지대(DMZ)와 서해 한강하구의 평화적 이용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조성된 비핵화 협상의 교착 상황에 대해서는 "일종의 소강 국면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협상의 재개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한미 양국은 일종의 상황 관리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협상 재개를 위해 다양한 의견교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부 고위 당국자는 "현 조정 국면이 언제까지일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이런 상황에선 상황관리가 중요하며 그런 차원에서 메시지 관리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정부내 기류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