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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너무 아깝다", 불경기 보험 해지 늘어



기업/산업

    "보험료, 너무 아깝다", 불경기 보험 해지 늘어

    마지막 보루인 보험, 해지 급증 추세

    (사진=연합뉴스)

     

    #1. 서울 광진구에 사는 주부 김수연(43)씨는 얼마 전 보험 몇 개를 해지했다.

    보험을 일부 해지하고도 한 달에 5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기가 버거운 게 현실이다.

    김씨는 "경기도 어려운데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저축성 보험과 상해 보험 등을 해지했다"며 "가지고 있어봤자 아무 혜택도 없고 쓸데없이 나가는 돈이라는 생각이 들어 해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2. 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소현희(39)씨도 요즘 걱정이 늘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매달 50만원 가까이 나가는 보험료가 여간 부담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씨는 "사실 어떤 상품에 가입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는데다 보장 내용도 모르겠고, 고정적으로 계속 나가는데 정작 보장 자체가 와닿지 않으니 돈이 너무 아깝다"며 "해지하고 싶어서 문의를 하려고 몇번 생각했다가 귀찮아서 놔두고는 있는데 조금 더 힘들어지면 해지하게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살림살이가 빠듯해지자 이처럼 보험을 해약하는 계약자들이 늘고 있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에서 지난해 동안 보험 633만2천212건이 해지환급(자발적인 해지) 되거나 효력상실 환급(비자발적인 해지)됐다.

    생명보험사들은 해지된 보험으로 고객에게 27조5천억원을 돌려줬는데 생보사들이 지난해 보험금, 환급금, 배당 등으로 고객에게 준 전체 금액(58조9천억원)의 46.8%에 달했다.

    생보사들의 전체 지급금액 대비 해지·효력상실로 인한 지급액 비중은 2016년 45.6%, 2017년 45.3%, 작년 46.8%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지난 2월까지 115만6천203건(4조8천억원)의 생명보험이 해지·효력상실로 환급됐는데 벌써 해지·효력상실 환급 건수가 지난해 연간 건수의 18.3%에 달한다.

    손해보험도 장기해약 환급금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전체 장기 원수보험료(보험계약자로부터 직접 받은 보험료로 보험료와 사업비가 포함) 49조원 중 21.7%(10조7천억원)가 장기해약 환급금으로 나갔다.

    지난해에는 전체 장기 원수보험료가 50조6천억원으로 늘어났지만 장기해약 환급금도 11조9천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비율이 23.5%로 높아졌고 지난 1월까지는 장기 원수보험료 4조3천억원 중 27.1%인 1조2천억원이 해약 환급됐다.

    해약환급금이란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 및 해약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금액을 뜻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해지는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소비자들의 손실이 가장 크기 때문에 해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정말로 가계 경제가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지 전에 보장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은 "저축성 보험의 경우 가입한지 10년 이상 있다 해지해야 비과세 등 세제 혜택이 있어 중도 해지하면 다 토해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관련 사항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보장성 보험은 나이가 많아지면 재가입이 어려워지니 해지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해지 전 담보대출이나 납입유예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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