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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시대 갈등 점화? 이마트 노조, 무인계산대 확충 반발



대구

    자동화 시대 갈등 점화? 이마트 노조, 무인계산대 확충 반발

    9일 대구 이마트 월배점에서 열린 무인 셀프계산대 확대 중단 기자회견. (사진=류연정 기자)

     

    무인점포, 무인주문시스템 도입 등 '자동화'가 유통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며 효율성은 향상된 반면 일자리 감소를 둘러싼 갈등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마트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무인 셀프계산대' 관련 갈등이 대표적이다.

    9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소속 계산원들은 대구 이마트 월배점 앞에 모여 "무인 셀프계산대 확대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인 셀프계산대는 고객이 스스로 상품 바코드를 찍고 결제까지 진행하는 비대면 서비스의 한 종류다.

    최근 이마트는 전국 60여개 매장에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고 대구에서도 3개 매장에 무인 셀프계산대가 설치됐다.

    대기 시간이 적어 소량 구매자들에게 편리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또 비대면 구매를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인 셀프계산대가 늘어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기존에 계산을 담당하던 캐셔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여기서 노사 갈등이 촉발된다.

    노조는 무인 셀프계산대 확대가 저강도 구조조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인 계산대가 늘어나면 계산원 수가 계속 줄게 될 것은 뻔하고 결국 이들은 기존 업무와는 아예 다른 업무를 맡거나 근무 지점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북 등 점포 수가 적은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한 시·군에 이마트가 하나밖에 없어 자칫하면 다른 시에 위치한 이마트로 직장을 옮기는 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들은 이외에도 원치 않는 업무 변경을 강요받는 등 노동자들이 기계에 밀려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결국 노동자의 자발적 퇴사가 이어지고 대기업은 인력 감축 효과를 거둔다는 논리다.

    노조는 "자동화 등 4차 산업혁명 방향에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다. 도입 속도를 천천히 조절해 직원들의 능력 개발 시간을 벌어주고 지금과 같은 근무 고정성을 약속하겠다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또 무인 계산대 설치 후 계산원이 줄어들면서 남은 계산원들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문제점, 자동화 기기에 익숙지 않은 고령 소비자들의 소외 가능성 등을 지적했다.

    반면 이마트는 무인 계산대가 도입된다고 해서 정규직인 계산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 직무 조정의 가능성이 있을 뿐 고용 안정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얘기다.

    이마트 무인 셀프계산대. (사진=류연정 기자)

     

    사실 자동화를 둘러싼 갈등은 비단 이마트 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른 마트도 마찬가지고 패스트푸드점과 아이스크림 전문매장, 음식점 등 서비스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활용한 자동 주문 시스템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체인 분식점에서는 김밥을 만드는 데도 기계를 사용하는 등 상품 제작 과정에 까지 자동화 기기 투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 산업 전반에 자동화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노동자 역할 변화와 일자리 감소에 따른 갈등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 부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 발전하면서 일자리에 대한 고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자동화는 받아들여야 하는 흐름이지만 노사가 함께 고민하고 협의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기업이 효율만 강조한다면 오히려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 있고 일자리가 줄어들어 결국 사회의 소비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자에 대해서도 "개인 역시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고 바뀌어 가는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지 스스로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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