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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여야 대치정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풀어야”



정치 일반

    윤여준 “여야 대치정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풀어야”

    여야 대치 장기화, 대통령의 부담으로 돌아와
    한국당, 여당 제안만으로 강경투쟁 풀 상황 아니야
    야성 버리지 못한 민주당, 포용력 부족 아쉬워
    한국당, ‘투쟁 장기화’ 총선에 도움 된다고 생각하면 오산
    적폐청산 굵고 짧게 마무리했어야.. 관료 피로감 도움 안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5월 2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 정관용> 오늘 낮 문재인 대통령이 각계 원로들 초청해서 이야기도 듣고 또 점심도 함께 하셨죠. 그 자리에 함께하셨던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오십시오.

    ◆ 윤여준> 네, 오랜만입니다.

     


    ◇ 정관용> 대통령, 오래간만에 만나신 거죠?

    ◆ 윤여준> 그렇죠.

    ◇ 정관용> 몇 년 만에 만나신 거예요?

    ◆ 윤여준> 12년 대선 끝나고 13년 상반기에 한두 번 뵀던 기억이 있고요. 그러고서는 그 뒤에는 뵐 기회가 없었으니까요.

    ◇ 정관용> 2012년 대선 때 윤여준 전 장관께서 당시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을 하셨잖아요.

    ◆ 윤여준> 텔레비전 찬조연설.

    ◇ 정관용> 그걸 계기로 2013년까지는 만나셨는데.

    ◆ 윤여준> 네, 13년 들어가서 다른 가까운 몇 분들하고 같이 지금 기억으로는 점심 한 번 한 일 있고 저녁도 한 번 한 일 있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때는 대통령이 아니었으니까.

    ◆ 윤여준> 네, 실패하신 후죠.

    ◇ 정관용> 그러면 2017년 대선쯤 해서 또 뵙지는 못했죠?

    ◆ 윤여준> 전혀 그 뒤에는 뵌 적이 없습니다.

    ◇ 정관용> 오늘 열 두 분 정도?

    ◆ 윤여준> 네, 저까지 열 두 명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각계 원로분들. 성향도 약간 보수 진보 좀 섞여 있는 것 같더라고요.

    ◆ 윤여준> 그러시겠죠. 골고루 이렇게 많은 분들의 의견 들으시려고 한 거 아닌가 싶은데.

    ◇ 정관용>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윤여준>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 정관용> 대통령 표정은 어떻던가요?

    ◆ 윤여준> 그 양반이 원래 표정의 변화가 있는 분은 아니죠. 그런데 상당히 편하게 만들어주려고 애쓰시던데요.

    ◇ 정관용> 맨 처음에 보도된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시작부터가 아마 우리 사회에 대해 걱정들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정치라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고 있습니다.

    ◆ 윤여준> 그 말씀 하대요.

    ◇ 정관용> 초반부터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은 요즘 힘들어 죽겠어요. 그런 표정 아니던가요?

    ◆ 윤여준> 아니, 뭐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제가 청와대 근무를 오래 했잖아요. 그게 정말 엄청나게 체력을 뺏기는 자리거든요. 굉장히 힘드실 겁니다. 불문가지죠.

    ◇ 정관용> 그런데 표정에서는 잘 드러나지는 않더라?

    ◆ 윤여준> 그렇게 그런 표정은 아니고 다만 이제 제가 첫 인사를 하면서 받은 인상은 그 사이에 이 양반 많이 힘드셨구나. 그런 인상이던데.

    ◇ 정관용> 첫 인사하면서도 그게 딱 느껴지시나요?

    ◆ 윤여준> 어쩔 수 없어요. 벌써 취임하신 지 내일 모레면 2년 아닙니까?

    ◇ 정관용> 얼굴이 더 늙으셨던가요?

    ◆ 윤여준> 늙은 것까지 할 건 아니지만 어쨌든 힘들어 보이는 그런 건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리고 모두발언 끝나고 쭉 자유롭게 돌아가면서 말씀하시는.

    ◆ 윤여준> 이홍구 전 총리께서 여러 가지 연세로 보나 위상으로 보나 좌장 격이시니까 먼저 말씀해 주시라고 요청을 하더라고요. 청와대 측에서. 그래서 인사말씀 겸해서 이홍구 총리께서 먼저 말씀을 하셨고요. 그러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얘기가 진행됐고요.

    ◇ 정관용> 그냥 쭉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 윤여준> 네, 그렇게.

    ◇ 정관용> 그리고 끝나고서는 대통령께서 또 마무리발언 하고 끝난 거예요?

    ◆ 윤여준> 네, 그렇죠.

    ◇ 정관용> 무슨 토론이 벌어지거나

    ◆ 윤여준> 그런 건 아니고요. 그게 저는 원천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 상당히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모셨잖아요. 그러니까 얘기의 주제가 하나 둘로 모아질 수가 없죠.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윤여준> 그래서 처음부터 그런 거는 기획하기 어려웠을 거라고 보이는데요.

    ◇ 정관용> 그래서 어떤 분은 독립유공자 얘기하시고 어떤 분들은 한일관계 얘기하시고. 어떤 분들은 교육 문제, 이런 거 얘기 하셨더라고요.

    ◆ 윤여준> 다양한 말씀들이 나왔어요.

    ◇ 정관용> 윤여준 전 장관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셨어요?

    ◆ 윤여준> 저는 맨 끝 무렵에 말씀드렸는데요. 저는 짤막하게 현실정치에 관한 얘기를 아무도 안 하셨기 때문에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냥 넘어가기에는 어려울 정도고 그래서 저는 현실정치는 제가 어차피 평소에 관심 갖고 얘기를 많이 한 분야이기도 하고 그래서 다른 분이 말씀하셨으면 저는 다른 얘기를 했을 거지만 그 말씀을 한 분도 안 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그냥 현실 정치에 관한 얘기를 짤막하게 한 말씀 드리겠다고.

    ◇ 정관용> 뭐라고요?

    ◆ 윤여준> 6개월이 지나면 임기 반환점을 도시게 되는데 시기적으로 보면 구체적인 국정성과를 내놓으셔야 될 시기라는 뜻이다. 성과를 만들려면 지금까지 해 오신 일이나 앞으로 하고자 하시는 일이 제도화돼야 되는데 지금 국회가 여야가 극한 대결이 저렇게 되어 있으면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국정성과를 만드시기가 어렵지 않느냐. 그러면 그 부담이 고스란히 대통령께 오게 돼 있다. 누구 잘잘못으로 빚어진 일이든 간에 그게 국정의 최고 책임자라는 자리가 짊어진 숙명적인 일 같은 거라고 생각하셔야 된다. 그런데 지금 보면 자유한국당이 민주당 차원의 노력으로는 쉽게 풀릴 것 같지 않으니까 수고스러우시지만 대통령이 나서셔서 정국을 푸셔야 된다. 지금 당장 추경도 급하다고 그러시잖아요. 그리고 다른 주요한 법안이 많이 계류돼 있는데 이런 거를 다 처리하시려면 현실적으로 국회의석의 3분의 1을 가지고 있는 야당의 힘을 어떻게 무시하고 가능하냐? 그러니까 대통령께서 푸시라고 그 말씀만 드린 거죠.

    ◇ 정관용> 요즘 보도된 바에 따르면 지금 이런 표현도 쓰셨어요. “민주당은 여당 된 지 2년이 됐는데 야당처럼 보이고 있다.”

    ◆ 윤여준> 아니, 야당처럼 보인다는 게 아니라 제가 이 말씀 드린 것은 민주당이 집권한 지 2년이 됐는데도 아직 야당 기질이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여당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말씀을 하셔서 좀 여당다운 융통성과 포용성을 보이도록. 제가 그 두 가지 말씀드린 겁니다. 여당으로서의 융통성과 포용성을 보이도록 잘 좀 말씀을 해 주십시오. 이렇게 말씀드렸죠.

    ◇ 정관용> 그리고 대통령이 이건 직접 나서야지 민주당의 노력만으로는 안 풀릴 것 같다, 이런 말씀.

    ◆ 윤여준> 그렇게 말씀드렸어요.

    ◇ 정관용> 대통령이 직접 나선다면 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윤여준> 방법이야 여러 가지 있을 수 있겠죠. 문제는 대통령이 그런 결심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지 대통령이 이렇게 해서 내가 정국을 풀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참모들이 금방 방법을 만들어드리겠죠. 왜냐하면 이게 무슨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풀 일이 아니거든요. 과거에도 여야 간에 격돌한 게 한두 번 있었습니까? 다 푸는 방식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풀어 가면 쉽지 않겠지만 되겠죠.

    ◇ 정관용> 그런데 이제 대통령이 마무리 발언에서인가 또 그런 표현을 하셨더라고요. 아마도 윤 장관님의 얘기를 듣고 거기에 대한 화답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2017년 5월 9일 대선 끝나고 약식취임식 하기 전에 제가 야당 당사들 부터 먼저 갔습니다. 그 얘기 하시더라고요.

    ◆ 윤여준> 했습니다.

    ◇ 정관용> 그 야당 당사 가시렵니까? 라고 제가 인터뷰에서 물어본 게 2017년 5월 2일이에요. 딱 일주일 전. 그랬더니 그 자리에서 가겠습니다. 약속하시고 약속을 지키셨거든요. 그다음에 그 얘기를 하시고 그 후에 누구보다도 야당 대표, 원내대표들 자주 만났다고 생각하고 또 여야정 협의체도 만들어 놨고 3개월에 1번씩 하기로 했는데 이게 지금 딱 멈춰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한 걸로 보도가 되고 있어요.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청와대 사회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김우식 전 부총리, 송호근 석좌교수, 김지형 전 대법관 등 12명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윤여준> 네, 맞아요. 그 말씀 했어요.

    ◇ 정관용> 그 얘기는 나는 할 만큼 했습니다는 거예요, 뭐예요?

    ◆ 윤여준> 지난 일이고요. 지난 일이고 그럼 그렇다고 할 만큼 했는데 야당이 저런다. 그럼 나는 더이상 안 한다 그래요? 정국이 안 풀리면 그거 누구 책임이 커지는데요. 대통령한테 고스란히 부담이 온다. 그게 국정 책임자가 짊어져야 될 숙명적인 일 같은 거다. 그런 거죠. 그러니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논리적으로 누가 더 잘못하고 잘했냐를 따지기 전에 국정의 최고책임자라는 점에서 풀 건 풀어야 돼요. 지는 게 이기는 겁니다.

    ◇ 정관용> 이번에 패스트트랙 한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윤여준> 저는 글쎄요, 한마디로 누가 잘했냐, 못했냐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고요. 저는 그 여당이 다른 건 몰라도 선거제도안을 제1야당을 대치한 상태로 패스트트랙에 올린 거는 신중했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죠. 다른 건 몰라도 선거제도 고치는 건 이래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일단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올린 거잖아요. 자유한국당도 그렇다고 잘했다고 볼 수는 없는 거죠. 패스트트랙 올리기 전에 자유한국당이 진지하게 여러 가지 대안을 내고 그러면 문제제기를 하고 이랬어야 되는데 그런 과정이 별로 없었잖아요. 그러다가 패스트트랙 올리는 강경투쟁으로 가니까 모르겠습니다. 저는 강경투쟁이 길어지면 얼마나 많은 국민이 거기에 동의해 줄지.

    ◇ 정관용> 아까 민주당은 아직 야당 기질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즉, 융통성과 포용성을 더 발휘하도록 얘기해 달라고 얘기하셨다잖아요.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선거제까지 올린 것은 바로 그런 융통성, 포용성, 이런 것이 부족했다?

    ◆ 윤여준> 그런 점도 있고 또 격돌이 벌어진 이후에 민주당이 보인 태도를 보면 대게 전에는 보면 원내대표는 최일선에 있는 지휘탑이니까 강경하게 발언도 하고 투쟁도 합니다. 그러나 당의 대표는 또 조금 달리 조금 더 뭐라 그럴까요? 원만하다 그럴까? 유화적이라고 그럴까 여지를 남겨두는 얘기를 하고 하는 게 되게 관행이었는데 이번에 보면 이해찬 대표가 굉장히 초강력한 발언을 해요.

    ◇ 정관용> 그렇습니다.

    ◆ 윤여준> 저는 그걸 보면서 오히려 홍영표 원내대표는 아니고 그래서 저것도 역할분담이 뒤짚혔나, 저는 그런 것도 의식을 한 거죠. 그러니까 모르겠습니다. 이해찬 대표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까 그러신 거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 국면에서 저렇게 여당 대표가 초강경 발언만 하는 게 과연 능사냐. 일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생각은 했어요, 제가.

    ◇ 정관용> 아마도 조금 아까 장관께서도 자유한국당도 패스트트랙 가기 전에 진지하게 논의에 임하고 대안도 내고 이랬어야 되는데라고 언급을 하셨는데 그 별로 논의에 제대로 임하지 않았다라고 나머지 4당 들은 보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마지막에 비례대표를 아예 없애고 270석 전체 지역구로 하는 그 선거제를 들고 나온 거, 이게.

    ◆ 윤여준> 저도 그걸 언론보도를 통해서 보면서 정말 무책임한 짓이다. 어떻게 이렇게 진지하지 않게 대하느냐, 이 문제를. 저도 그걸 보면서 조금 놀랐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바로 그것이 뭐랄까요. 나머지 네 당의 이건 패스트트랙으로 갈 수밖에 없다.

    ◆ 윤여준>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든 촉진제가 됐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당은 선거제도 개선, 고치는 것만큼은 저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죠. 주장을 했고 그렇게.

    ◇ 정관용> 그런데 이미 이렇게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삭발도 하고.

    ◆ 윤여준> 초강경 투쟁을 한다는 거잖아요.

    ◇ 정관용>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 윤여준> 어디가요?

    ◇ 정관용> 여야 할 것 없이 어떻게.

    ◆ 윤여준> 아까 말씀드린 대로.

    ◇ 정관용> 대통령이 나서라.

    ◆ 윤여준> 이것은 이게 장기화 되는 것은 누구한테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특히 대통령한테도.

    ◆ 윤여준> 그럼요. 그러니까 그렇잖아요. 당장 민생을 위해서 추경이 급하다고 말씀을 했잖아요. 대통령도. 그러니까 이거는 꼭 무슨 대통령이 당장 아쉬워서라기보다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는 이렇게 여야 간에 격돌을 풀어야 돼요. 그런 점에서라도 대통령이 나서시는 게 필요하다. 안 그러면 민주당 차원에서는 이제 곧 원내대표가 바뀐다는 거죠, 임기가 끝나서. 그러니까 대화할 수 있는 계기는 생기는 거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유한국당이 호락호락 들어올 수 있는 정도의 상황이 아니에요. 투쟁의 강도가. 그렇지 않습니까? 전국 순회하고 삭발하고 이런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야당은 물리적으로도 금방 돌아서기는 어려울 거예요. 그러니까 어차피 이거는 내일 모레 해결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대통령께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나서시는 게 도움이 된다 하는 말씀을 드린 거죠.

    ◇ 정관용> 구체적 방법론은 지금 언급하시기가 그렇죠? 사실.

    ◆ 윤여준> 네, 방법론이 아마 대통령이 그런 결심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중요하지 방법론이야 지금 당장 청와대 비서실장도 노영민 실장도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고 정무수석도 강기정 수석도 경험이 많은 분들이잖아요. 방법이야 민주당하고 의논을 하실 거고 그러면 짧은 시일내에 방법이야 만드실 수 있지 않습니까?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이 국면은 대통령이 나서야 풀릴 것이다.

    ◆ 윤여준> 네. 뭐 언젠가는 풀리겠지만 이게 장기화되는 것은 이거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 국가적인 현실도 그렇잖아요.

    ◇ 정관용> 자유한국당한테도 한 말씀 해 주신다면.

    ◆ 윤여준> (웃음) 글쎄요. 어차피 야당이야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야당도 이렇게 강경투쟁을 장기화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혹시라도 당에서 이렇게 극한 투쟁을 장기화해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을 많이 불러 일으키면 내년 총선에 기권율이 높아지고 그러면 자유한국당이 유리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실지 안 계실지는 모르겠는데 혹시라도 그런 생각 하는 분이 있다면 그건 옳지 않다. 반드시 그럴 거라고 보기에도 어려우려니와 이게 그렇게 되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생깁니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대의제도라는 게 국가를 통치하는 시스템인데 국회가 마비되면 국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가 없잖아요. 그러면 국가가 지금 어마어마한 전환기에 어떻게 되겠어요? 국가적인 피해가 큰 거죠. 그런 대국적인 견제에서 야당도 양보할 건 양보하고 해야 된다고 보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총선이 1년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지금 솔직히 야당뿐 아니라 여당까지도 국정 어떻게 되든 좋아, 총선 체제로 가는 거야, 혹시 이렇다고 느끼지 아니세요?

    ◆ 윤여준> 아니, 그 생각을 저만 하는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 생각을 해요. 이미 국민들이 많이 알아요, 이제. 그렇기 때문에 여야 어느 쪽이 됐든 총선을 의식해서 저런다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주면 저는 국민이 심판할 거라고 보는 거죠.

    ◇ 정관용> 둘 다?

    ◆ 윤여준> 네, 어느 쪽이 됐든.

    ◇ 정관용> 어느 쪽이든 총선보다 국정 생각하는 방식으로 자세변화를 먼저 보여라?

    ◆ 윤여준> 그래야 국민이 인정해 줄 거라는 거예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여러 원로 분들의 발언 중에 인사문제에 대한 발언, 이런 것도 좀 나왔더라고요.

    ◆ 윤여준> 잠깐 나왔던 걸로 기억이 됩니다.

    ◇ 정관용>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 무슨 반응은.

    ◆ 윤여준> 일체 말씀이 없었습니다. 다른 문제에 대해서 도중에 반응을 보이신 일은 없어요.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초반에 모두 발언에서 일각에서는 적폐수사 그만하고 통합으로 나가야 되지 않느냐라는 말도 하는데 지금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같은 거 사실이라면 이건 아주 반헌법적이다. 이거는 확실히 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모두발언부터 하시더라고요.

    ◆ 윤여준> 하셨어요. 적폐청산의 방법론을 놓고 얘기를 하자면 그건 얘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자체를 거부하는 건 안 된다. 그런 의지를 강력하게 표시하시더라고요.

    ◇ 정관용> 그런 의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세요?

    ◆ 윤여준> 저는 한국사회가 적폐라는 게 짧게 보면 몇 년이고 길게 보면 수십년, 더 길게 보면 조선시대부터 적폐가 쌓였다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적폐청산이라는 것은 불가피한 과제임은 틀림이 없는데 이것을 방법론을 놓고는 저는 저 같으면 이렇게 안 했다고 생각을 하죠.

    ◇ 정관용> 어떻게 하셨을까요?

    ◆ 윤여준> 그러니까 보세요. 지금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이 됐었어요, 한 분은 풀려나왔지만. 그리고 김기춘 비서실장 몇 몇 고위직에 있던 분들이 사법적 처벌을 받았는데.

    ◇ 정관용> 전직 대법원장도 감옥에.

    ◆ 윤여준> 그렇고요. 그러니까 그거는 물리적으로 어떻게 없던 걸로 할 수 없으니까 그거까지는 좋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적폐청산을 인적 청산에 매달리는 것 같은 모양새가 만들어진 것. 그다음에 적폐청산이 길어지면서 공직사회가 거의 실무자급까지 조사를 받고 어떨 때는 처벌도 받고 하는 이런 일이 쭉 벌어졌나 봐요. 그것은 어디에도 도움이 안 된다. 그러니까 사실은 적폐청산은 인적 청산이 불가피한 면이 있으나 그거는 아주 피할 수 없는 정말 책임자급에 있는 사람만 소수로 빠른 시일 내에 처리를 하고 사실 적폐라는 게 그것만이 적폐가 아니잖아요. 우리의 의식, 제도, 관습, 다 적폐가 많잖아요. 그런 쪽으로 이걸 초점을 옮겨가면서 밑에 많은 사람들은 다 대부분 지시에 의한 것이고 관행에 의해서 벌어진 일이 많기 때문에 이것은 앞으로는 용납 안 하지만 과거에 있던 것은 없던 걸로 하자던가 한편으로는 탕평을 하면서 갔어야 되는데 너무 장기에 거쳐서 하니까 다 피로감이 오고 또 공직사회도 사람인지라 반발심리가 많아요. 저는 공직사회를 알잖아요. 그래서 요즘에는 이런 말을 제가 들었습니다. 모든 공무원들이 상관의 지시를 다 녹음하거나 기록한다는 거예요.

    ◇ 정관용> 네네.

    ◆ 윤여준> 지금 공직사회 분위기가 이렇다는 거예요. 이건 도움이 안 돼요. 공직사회가 사실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는 어렵죠, 공직사회 성격상. 그러나 가능하면 대통령은 더군다나 촛불혁명 이후에 등장한 대통령이잖아요.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되니까 공직사회에 새로운 동기부여를 했어야 됩니다. 그래서 100% 호응은 안 하더라도 공직사회의 새로운 시대를 같이 열어가자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노력을 했어야 되는데 저는 이게 아주 부족했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제가 평소 늘 하는 이야기 대통령이 밑그림을 아무리 훌륭하게 그려도 피카소가 밑그림을 훌륭하게 그렸다 쳐도 거기에다가 색칠하는 사람은 관료다. 밑그림이 아무리 피카소가 그린 훌륭한 밑그림이라고 하더라도 관료가 칠을 함부로 해 버리면 그 밑그림이 훌륭하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그렇기 때문에 관료사회의 중요성이 그런 것인데 그런 점에 대한 성찰이, 통찰이 부족했다, 우리 정부가. 저는 그렇게 얘기를 많이 했어요. 평소에도.

    ◇ 정관용> 즉 인적 청산에 과도하게 매달리고 너무 장기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건데.

    ◆ 윤여준> 그리고 너무.

    ◇ 정관용> 그것은 검찰 수사예요, 한마디로 말하면. 그런데 오늘 대통령한테 그걸 언급했더라고요.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통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지금 장관님 말씀은 그러면 어느 정도 통제했어야 된다는 말씀입니까?

    ◆ 윤여준> 원론적으로 야 그런 말씀, 과거 대통령도 했고 지금 대통령도 하시죠. 그러나 글쎄요. 국민이 액면 그대로 믿을까요? 아니, 뭐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하실 수는 없겠으나.

    ◇ 정관용> 방향을 짝 잡으면.

    ◆ 윤여준> 처음부터 대통령께서 방향을 그렇게 설정했으면 대통령 참모나 밑의 분들이 다 뜻에 따라서 다 많이 움직였을 거 아닙니까? 그러면 어느 정도는 검찰을 완전히 통제한다는 말은 어폐가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방향이 잡혔을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 정관용> 네. 적폐청산 부분도 그렇고 새로운 밑그림, 그래서 탕평과 함께 새로운 제도를 설계하고 이런 식으로 갔어야 한다. 또 그런 새로운 제도를 정말로 법제화까지 가려면 야당들과의 관계도 풀어야 한다.

    ◆ 윤여준> 그렇죠.

    ◇ 정관용> 그 무한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그런 말씀이시로군요.

    ◆ 윤여준> 그런 뜻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짤막하게 말씀을 드렸지만.

    ◇ 정관용> 짤막하게 청와대에서 하실 말씀은 오늘 더 길게 여기서 자세히 설명하셨으니까.

    ◆ 윤여준> 저보다도 우리 정 교수님이 풀어주신 거잖아요.

    ◇ 정관용> 대통령이 아마 다시 한 번 저희 방송 듣거나 기사를 보실 것 같아요.

    ◆ 윤여준> 그럴까요.

    ◇ 정관용> 윤여준 전 장관이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여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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