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 윤창원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및 성폭력 혐의와 관련해 경찰청이 당시 수사상황을 청와대에 보고했고, 담당자들이 따로 전화를 받은 것으로도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정보위 관계자는 2일 비공개로 진행된 경찰청 업무 보고 뒤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경찰 관계자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에서 김 전 차관 수사 관련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취지의 보고를 하려 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언을 만류했다"고 말했다.
정보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이혜훈 의원은 이후 브리핑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해 '당시 수사담당자들이 전화를 받고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민 청장은 "수사담당자들은 외압에 휘둘리지 않고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며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서 밝혀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김 전 차관의 차관 임명 이전에 "청와대에 범죄정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과거 발언과 같은 내용을 다시 언급했다.
이 의원은 누가 수사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는지에 대해 민 청장이 "민정수석실이 전화를 걸었는지, 정무수석실이 전화를 걸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해 통화한 주체가 청와대임을 암시했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외압이 있을 수 있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느냐"며 민 청장을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이날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한 내사를 2013년 3월 18일에 착수해 19일에 사건번호를 부여했다고 보고했다.
내사 착수 시점이 13일과 19일로 엇갈리며 '허위보고'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서는 13일은 범죄 정보의 수집단계, 19일은 정식 내사 단계였으며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 비서관이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경찰 관계자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집된 동영상과 피해자들의 진술 등을 감안했을 때 충분히 혐의가 소명될 것으로 보고 사건을 검찰에 신속히 송치했다고도 보고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김 전 차관과 윤중천 등으로부터 합동 강간을 당했다고 한 진술도 기소 의견에 넣었다"며 "특수강간을 당하는 것을 윤중천이 촬영했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른바 '김학의 CD'로 불리는 당시 사건 동영상의 경찰 입수 시점은 2013년 3월 19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 담당 부서에서 3월 19일에 화질이 흐릿한 영상을, 5월 12일에는 선명한 영상을 입수했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인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앞선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2013년 3월 13일에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만나 김학의 CD에 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경찰보다 앞선 2013년 3월 초에 동영상과 음성파일, 사진을 입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김 전 차관과 관련한 자료를 의원들에게 건넨 경찰 관계자가 누구인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며 수사라인에서 직접적으로 자료가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