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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노대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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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항상 '노대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컷 리뷰] MBC 새 수목드라마 '더 뱅커'
    돈은 '권력'이 될 수는 있어도 '정의'는 될 수 없다는 것 보여줄까
    현실 속 치열한 삶과 권력 둘러싼 다툼 보여
    진지한 와중에도 웃음 코드 잃지 않는 전개 선보여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 (사진=방송화면 캡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생깁니다."(노대호)

    MBC 드라마 '더 뱅커' 속 정의로운 인물 노대호(김상중 분)의 말마따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돈이 '권력'이 될 수는 있어도 '정의'가 될 수 없는 이유는 필요한 순간에 어김없이 나타났던 '노대호' 때문이다. 아직 우리네 현실은 어수선하고 참담하다. 드라마 속 노대호는 부정부패와 비리로 얼룩진 '대한은행'을 새롭게 밝힐 수 있을까? 현실에서 못 이룬 '정의'를 노대호가 대신 이뤄줄까?

    MBC 새 수목드라마 '더 뱅커'(연출 이재진, 극본 서은정·오혜란·배상욱)가 지난 27일 첫 방송을 했다. 4.5%(2회,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이라는 다소 낮은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지만, 김상중, 채시라, 유동근, 안내상, 김태우, 서이숙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도 화제가 된 '더 뱅커'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높다. 앞서 시작해 10%를 넘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KBS '닥터 프리즈너'와의 대결에서 과연 뒤처지지 않을지 또한 관전 포인트다.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 (사진=방송화면 캡처)

     

    '더 뱅커' 1, 2회는 대한은행 공주지점장 노대호와 한수지 본부장(채시라 분), 강삼도 은행장(유동근 분), 육관식 부행장(안내상 분), 도정자 전무(서이숙 분) 등 인물들의 간략한 소개와 그들 사이의 긴장감, 그리고 앞으로 드라마가 펼쳐질 주요 공간인 '대한은행'을 보여줬다.

    대한은행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각자 살아남기 위해 그들만의 전략을 가지고 자신의 ‘라인’에 붙어 행동한다. 또한 육관식 부행장과 정수찬 의원(고인범 분)의 관계는 ‘대한은행’이라는 거대 금융 권력과 정치 권력의 유착을 보여준다. 불법 자금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도로에 쏟아진 돈을 사람들이 모여들어 정신없이 주워 담는 모습은 두렵기까지 하다. 드라마가 현실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 (사진=방송화면 캡처)

     

    '더 뱅커'는 이 치열하고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다.

    갑자기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멘트를 날릴 것 같은 정직하고 정의로운 노대호는 이른바 '아재개그'를 종종 선보인다. 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 출신 노대호가 동네 주민을 위해 멧돼지를 잡은 후 "살이 쪄야 돼지죠. 안 그럼 안 돼지~"라고 하거나 공주지점 직원들 앞에서 "도둑놈들이 가장 좋아하는 돈이 뭘까요? 슬그머니~" 등의 장면은 실소를 자아낸다.

    장면을 만화나 웹툰처럼 분할된 컷으로 보여주는 효과도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또한 은행 앞에서 벌어진 날치기범을 잡는 과정에서 범인이 알밤을 던지자 노대호는 우산으로 이를 막아낸다. 마치 영화 '킹스맨'에서 해리 하트(콜린 퍼스)가 우산 액션을 선보인 것처럼 말이다.

    MBC 수목드라마 '더 뱅커'와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사진=화면 캡처)

     

    "깨끗한 게 밥 먹여주는 상황은 아니잖습니까?"라는 극 중 인물의 말처럼 깨끗하고 착하고 정의롭게 사는 방식이 '돈'이나 '권력'을 쥐어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동안 우리 역사를 뒤돌아봐도, 우리가 살아가는 힘은 늘 정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권력에 저항하며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역사도, 현재도, 우리의 삶도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늘 '노대호'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도 현실에서 '노대호'를 만날 수 있을까? 아니, 우리 현실 속에 있는 많은 '노대호'도 드라마처럼 통쾌함을 전해줄 수 있을까? '더 뱅커'를 통해 드라마에서나마 시원한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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