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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따로 장관 따로…들을수록 헷갈리는 북핵 해법



통일/북한

    靑 따로 장관 따로…들을수록 헷갈리는 북핵 해법

    靑 “올 오어 나싱 전략 재고해야” vs 강경화 “美입장, 올 오어 나싱은 아니다”
    조명균 통일장관은 靑 입장에 대해 “언론 보도된 내용 정도만 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비핵화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회담 결렬 이유에 대한 정확한 분석조차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윤창원기자

     

    대표적인 것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정부 내 혼선이다. 강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과 관련 상임위, 특위에 잇달아 출석해 답변했지만 오히려 정부 대처 능력에 대한 의구심만 키웠다.

    강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하노이 회담에서의 미국 측 입장에 대해 "포괄적 그림을 갖고 협상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빅 픽처'(큰 그림)지만 '올 오어 나싱'(전부 아니면 전무)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하루 전 "올 오어 나싱 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 측의 입장 수정을 요구했던 것과 배치되는 설명이다.

    강 장관은 회담 결렬 이유에 대해 "(미국은) 그런 큰 그림을 가지고 협의하기를 원했는데 북한은 영변에 한정해서 논의해서 결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결국은 북한이 내놓은 비핵화 조치, 그리고 상응조치에 대해 미국으로선 비핵화 조치는 좀 부족하다. 상응조치로선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접점이 마련되지 않아서 합의가 안 되었다"는 스스로도 상반되는 답변을 했다.

    회담 결렬 이유가 일괄타결로 해석할 수 있는 '큰 그림' 때문인지 '영변 플러스 알파'를 둘러싼 거래 조건의 문제 때문인지 헷갈리는 설명을 한 셈이다.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평화관련 위원회 연석회의-제2차 북미정상회담 평가 및 후속 조치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발언을 하고 있다.(우측 강경화 외교부 장관) 윤창원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아예 청와대가 제시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에 대해 "언론을 통해 발표된 내용 정도만 안다"고 말해 빈축을 샀다.

    협상 전략 수립 과정에 주무부처 장관이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도 배제됐음을 시인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강 장관은 또 미국이 하노이 회담을 기점으로 일괄타결(그랜드 바겐)이란 과거 협상 방식으로 선회했다는 일반적 관측과도 사뭇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미국이 북한 측에 요구한 것은) 포괄적인 논의로 큰 틀의 합의를 하고 부분에 있어서는 단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단계적 제재 완화에서 일괄타결로 입장이 바뀌었나'고 묻는 추가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재확인했다.

    강 장관은 20일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는 "미국이 설명해준 것은 모든 핵·미사일, WMD(대량살상무기)의 동결,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졌을 경우에 종착지의 모습이 어떨지에 대한 합의,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로드맵을 합의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다소 보완된 설명을 했다.

    이는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 생각이 무엇이었나는 것에 대한 사실 파악이 거의 됐다"며 "(북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현재 상태에서 동결하라. 더 이상 실험이나 가동을 하지 말라. 그리고 비핵화에 대한 최종적인 목표에 대해 합의하자. 이를 위한 로드맵은 실무적으로 협의하자. 이렇게 제안된 것으로 파악한다"고 답변한 것과 일치한다.

    강 장관의 발언이 지난 18일과 20일 사이에도 적잖은 차이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는 최근에야 미국 입장을 파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같은 우리 정부 내 혼선을 염두에 둔 듯 북한은 한동안 자제했던 대남 공세를 재개함과 동시에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격 철수했다.

    대외 선전 매체 '메아리'는 22일 외교부의 올해 업무계획을 언급하며 "현실적으로 지금 남조선 당국은 말로는 북남선언들의 이행을 떠들면서도 실지로는 미국 상전의 눈치만 살피며 북남관계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한 아무런 실천적인 조치들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남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개인필명 논평을 통해 통일부의 올해 업무계획에 대해 "북남선언 이행을 위한 꼬물만한 진정성도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며 '우유부단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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