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56년간 머리에 총알 박힌채 살아온 할아버지



방송

    56년간 머리에 총알 박힌채 살아온 할아버지

    • 2005-04-14 18:39

    1949년 ''옹진지구 전투'' 참전해 총상 입은 후, 까맣게 모르고 살아

    56년 동안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살아온 이문영 할아버지와 머리에 총알이 박힌 엑스레이 사진. (SBS 제공/노컷뉴스)

     


    무려 56년동안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살아온 사람이 있다.

    충남 당진에 살고 있는 이문영(78) 할아버지는 머리 속에 총알이 박힌 채 56년간 ''무사히'' 살아왔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문영 할아버지 조차 자신의 머리에 총알이 박혀있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

    때문에 지난해 12월 난생 처음 엑스레이를 촬영하면서 접한 "머리에 총알이 박혀있다"는 ''진단''은 이 할아버지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이 할아버지가 56년 동안이나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살아온 것에는 현대사의 아픔이 담겨있다.

    이 할아버지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1949년 1월 군에 입대했다. 6개월간 기초군사 훈련을 마친 그는 그해 8월 ''38선''을 중심으로 격렬하게 벌어졌던 ''옹진지구 전투''에 참전했고, 결국 머리에 총상을 입은 것. 하지만 총상을 입은 뒤 정신을 잃어 머리에 총알이 박혀 있다는 사실을 무려 56년이나 까맣게 모르고 살아왔다.

    정밀 진단 결과 "수술할 경우 오히려 위험하다"

    이문영 할아버지의 사연은 14일 SBS ''세상에 이런일이(연출 이윤민, 목요일 오후 8시 55분)''를 통해 방송된다.

    제작진은 지난해 12월 충남 당진의 한 병원에서 엑스레이를 촬영한 뒤 이같은 사실을 발견한 이 할아버지 친지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 곧바로 당진으로 향해 촬영을 시작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장석빈PD는 "정확하지 않은 할아버지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니 한국전쟁 직전 벌어진 옹진지구 전투에서 총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할아버지가 평상시 잦은 두통을 앓았지만 머리에 총알이 박힌 것은 56년동안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56년 뒤 자전거 사고로 또 한 번 의식을 잃은 덕분에 엄청난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

    제작진은 서울대병원을 찾아 할어버지 건강상태를 정밀 진단했다. 검사 결과 의료진은 "총알이 박힌 시간이 이미 56년이나 지났고 생명에도 큰 지장이 없는 상황에서 총알을 빼내기 위해 뇌수술을 할 경우 오히려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으로 이문영 할아버지는 약으로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해리기자 dlgofl@cbs.co.kr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