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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에 매달린 언론…정준영 사건 '주객전도'



연예가 화제

    '걸그룹'에 매달린 언론…정준영 사건 '주객전도'

    [노컷 딥이슈] 일부 언론들 정준영 대화방 속 여성들 신상에 초점
    "피해자 보호 못하고 선정적 보도…왜 사건 본질흐리나"

    '노컷 딥이슈'는 연예 이슈를 한 걸음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그 이면의 사회·문화 현상을 진단합니다. [편집자주]

    성관계 영상을 불법촬영해 가수 승리 등 연예인 지인들에게 불법으로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12일 예능 프로그램 촬영을 중단한 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준영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그 중에서도 연예인 피해자에 초점을 맞춘 자극적인 단독 보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2일 연예전문매체 디스패치는 정준영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단독 공개하면서 참여한 이들이 나눈 대화를 재구성했다. 재구성한 자료를 보면 이들은 대화방에서 성관계 이야기를 공유하고, 여성에 대한 비하 발언을 거리낌없이 했다.

    그런데 이 중 한 대화에서 나온 이니셜 옆에 '걸그룹'이라는 부연 설명이 있었다. 이로 인해 온라인에서는 해당 걸그룹 멤버에 대한 섣부른 추측이 이어졌다.

    이날 종편 채널A는 뉴스를 통해 정준영이 불법촬영·유포한 영상의 피해자가 걸그룹 출신 연예인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마찬가지로 피해자의 신상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이뤄진 셈이다.

    또 다시 일각에서 정준영과 친분이 있었던 여성 연예인들을 바탕으로 추측이 이뤄졌고, 한쪽에서는 언론 보도가 도리어 피해를 촉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설상가상 2차 가해격인 피해자 명단 '지라시'까지 퍼져 애꿎은 여성 연예인들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12~13일에 걸쳐 직·간접적으로 정준영 사건과의 연관성을 해명·부인했다.

    이에 따라 정준영 단체 대화방에서 성적대상화된 여성이나 불법촬영 피해자 여성의 직업이 연예인이라는 사실이 공익적으로 꼭 필요한 정보였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나치게 자극적인 단독 보도로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언론이 앞장 서서 양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니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는 순간 수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지금 피해자를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고 언론이 피해자에 관심을 가질 아무런 이유가 없다. 언론이 할 일은 정준영과 그 단체 대화방 사람들이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했다는 사실을 집중보도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언론의 이런 선정적 보도는 2차 가해를 발생시킬 수 있다. 관심을 유도하고 본인들의 기사가 많이 읽히게 하려는 수단"이라며 "특히 성범죄 관련 보도 과정에 있어서 국내 언론들은 피해자를 보호하는 입장을 견지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언론들이 먼저 자제할 필요가 있음에도 선정적인 방향으로 가서 사건의 본질이 흐려진다"고 국내 언론이 보여준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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