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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정상회담도 있다…톱다운 방식의 한계?



통일/북한

    실패한 정상회담도 있다…톱다운 방식의 한계?

    트럼프-김정은 리더십이 결정적 역할 했지만 단점도 노출
    협상 방식보다는 두 정상의 기 싸움 때문에 결렬 관측도 나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일반적 예상을 깨고 결렬됨에 따라 협상의 핵심 동력이었던 '톱 다운' 방식의 문제점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오랜 적대관계인 두 나라가 이 만큼이나마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온 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북미 양국은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25년 동안 모든 협상 방식을 동원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트럼프-김정은 조합이 만들어지고 나서야 전환점을 만들 수 있었다.

    다만 톱 다운 방식은 이번 사례에서 극명히 드러났듯 장점만큼이나 단점도 있다.

    빠른 협상 진전이 가능하지만 탄탄한 실무협상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순간에 무산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 과정도 마찬가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김혁철 북한 대미특별대표 라인이 가동됐음에도 중요한 결정은 항상 두 정상의 몫이었다.

    실무진이 충분히 사전 조율을 한 뒤 정상끼리는 악수 정도나 나누는 '바텀 업'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미 양측은 당분간 냉각기를 가진 뒤 정상회담을 재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톱 다운 방식에 대한 재검토 요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무시하고 다시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성과가 나쁠 경우 역풍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하노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PF포럼에서 "고위급이나 실무급에서 충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3차 회담을 잡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이번 회담 결렬이 전적으로 톱 다운 방식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북미 정상은 상대에게 밀릴 경우 국내 입지가 어려워질 것을 감안해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오늘 서명 할 수도 있었다"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 최소 '중간 딜' 수준의 합의는 확보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간 딜은 미국 인터넷 매체가 지난 26일 보도한 영변 핵시설 '동결'과 유엔제재 완화 추진을 맞바꾸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영변 + 알파'의 알파로 맞받아치면서 협상이 깨졌다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

    다행인 것은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두 정상의 관계까지 악화됐다는 징후는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우호적 분위기에서 악수를 하고 떠났다"며 "(여전히) 서로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따라서 톱 다운 방식의 장점은 유지하되 단점만 보완하는 것이 향후 북미 간 회담에서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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