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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제 학습…베트남의 오늘, 북한의 내일이 될 것인가?



통일/북한

    김정은 경제 학습…베트남의 오늘, 북한의 내일이 될 것인가?

    1986년 베트남 '도이모이' 착수→1994년 미국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
    베트남 1인당 GDP 1985년 421달러→2017년 2343달러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번째 만남이 임박하면서, 베트남이 회담 장소로 '최종 낙점'된 배경을 두고도 관심이 쏠린다.

    공교롭게도 북한과 베트남은 미국 입장에서 보면, 과거에 총부리를 겨눈 '적국'이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이 3만 7천명, 베트남전에선 5만 8천명에 달할 정도다.

    그럼에도 미국이 역사적인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베트남에서 갖기로 한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베트남의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모이'(Doi Moi)에서 그 열쇠를 찾을 수 있다.

    베트남이 '도이모이'에 착수한 건 1986년. 하지만 본격적인 경제 발전 국면에 들어선 건 미국과의 관계 개선 직후부터다.

    미국은 1991년 베트남에 '관계 정상화 4단계 안'을 제시한 뒤, 1994년 경제 제재 조치를 해제했다. 이듬해인 1995년엔 국교 정상화로까지 이어졌다.

    2000년 7월엔 미국과 베트남의 무역협정이 맺어졌고 그해 11월엔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이 베트남을 전격 방문해 '미래 지향적 협력'을 약속하고 나섰다.

    이후 베트남은 비약적인 성장 모드에 돌입했다. 도이모이 착수 직전 421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2017년 기준 2343달러로 치솟았다. 매년 7%대 성장을 거듭한 끝에 연간 GDP도 2380억 달러 규모로 세계 50위 수준까지 올라섰다.

    특히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투자도 이 과정에서 큰 밑거름이 됐다. 투자금으로 공장을 건설한 베트남에게 미국은 최대 상품 수출국이 됐다. 1995년만 해도 4억 5천만 달러 수준이던 미국과 베트남 교역 규모는 2016년 기준 520억 달러로 130배 가까이 늘어났다.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가동 중인 삼성전자 휴대전화공장 (사진=연합뉴스)

     

    한국 기업의 직접 진출 역시 베트남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긴 마찬가지다. 삼성의 경우 지난 2009년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설립, 현재 10만명 이상을 현지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생산된 삼성 제품은 베트남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1인당 GDP가 1천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는 북한으로선 베트남의 '천지개벽'이 남 얘기가 아닐 수 있다. "북한이 경제를 개방하면 로켓을 탄 것처럼 비상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예사롭지 않다.

    경제 부흥과 동시에 공산당 집권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김정은 위원장의 기대에 맞아떨어지는 지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국과 협력하면 베트남과 같은 경제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여러 후보지 가운데 베트남을 낙점한 것도 이를 강조하는 차원이란 얘기다. 실제로 베트남을 회담 장소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의 길을 밟으면 평화와 번영이 보장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북한이 핵만 포기하면 미국의 자본은 북한에 투자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전력난 등 경제난이 모두 해소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 맞이로 분주한 동당역.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현지시간) 오후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한 시민이 휴대전화로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베트남에서의 만남에 응한 김정은 위원장 역시 경제 발전을 염두엔 둔 현지 행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 자체가 '도이모이' 정책을 이끈 대표 도시인 데다, 박닌·하이퐁 등 주요 경제산업단지를 둘러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박닌성엔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이 있어 김 위원장의 전격 방문이 이뤄질 거란 관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항구도시인 하이퐁의 경우 베트남 최초의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 생산 공장이 방문 후보지로 거론된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하롱베이도 김 위원장이 방문할 수 있는 장소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도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전망대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식물원, 에스플러네이드 등을 잇따라 둘러본 그다. 원산 갈마지구 등을 세계적 관광명소로 키우고 싶어하는 구상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기 앞서 도이모이의 '대부' 격인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식 경제 발전의 경험과 노하우가 오가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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