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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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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북미 정상회담

    자료사진=백악관 제공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약관의 나이에 정복전쟁에 나섰던 알렉산더왕의 일화다.

    매듭을 풀면 동방을 정복한다는 속설이 있는 이 매듭의 중간을 단칼에 잘라 버리고 알렉산더는 동방을 평정했다.

    복잡한 일을 기존의 관념을 넘어 단순하고 명쾌하게 처리는 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고리디우스의 매듭이 북한 노동신문에 등장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장군 평화의 새 력사를 쓰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비핵화의지를 천명했다.

    비핵화의지를 노동신문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재일교포의 기고문 형식을 빌리기는 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분명하다.

    이 기고문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의지를 ‘고리디우스의 매듭’에 비유했다. ‘비핵화는 기존의 관념을 넘어서는 과감하고 새로운 투쟁방식’이라며 김정은의 결단을 칭송했다.

    아울러 “앞길이 멀다고 주저앉을 수도 없고, 시련과 난관이 막아선다고 물러설 자리는 없다”는 표현도 등장한다. 북한 내부에도 비핵화에 대한 반발이 있다는 행간이 읽힌다.

    이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대내적으로는 북한의 불만세력을 단속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에 대해 비핵화의지는 확고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어떻게든 ‘제재완화’라는 성과물을 얻어 내기위해 배수의 진을 쳤다는 경고도 담겨 있다.

    2차 정상회담의 분위기는 아주 낙관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도 아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도 역시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다.

    미국 내에서 멕시코장벽등 여러 문제로 곤경에 처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선제적 핵포기 원칙만을 고수하던 입장에서 제재완화라는 언급이 처음 나온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우려되는 것은 비건과 김혁철의 실무협상이 어느 정도 선까지 이뤄지느냐다.

    만일 지난 1차 정상회담처럼 구체적인 합의안 없이 두 정상에게만 논의가 맡겨진다면 회담의 성과는 낙관하기 어렵고, 훨씬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구태를 벗어버린 ‘용단’이기도 하지만, 복잡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한반도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복잡한 역학관계가 작동하고 있다.

    미국, 중국과 같은 슈퍼파워는 물론 일본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과 한국이라는 국제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국가들의 이해가 맞물려 있는 곳이다.

    고리디우스의 매듭의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그것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북미 양측도 지혜로운 용단으로 ‘한반도 평화’라는 성과를 만들어내길 간절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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