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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송환 전에 北-美 구체적 합의 없으면…동력 상실 우려



통일/북한

    유해송환 전에 北-美 구체적 합의 없으면…동력 상실 우려

    정상회담 뒤 2달, 진척 없이는 피로감 ↑
    北 비핵화 명분 필요, 미국 변화 없이는 종전선언 X
    트럼프, 중간선거까지 '대화 모멘텀' 관리만 할 수도

    판문점(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전쟁 당시 미군 유해송환을 위한 북미간 장성급회담과 실무회담이 판문점에서 이틀 연속으로 열리며 후속 비핵화 협상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유해송환이 이뤄지는 시점까지도 구체적인 합의가 없을 경우 북미 모두 비핵화-체제안전보장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 유해송환 이뤄질 2~3주 뒤, 그때까지 성과 없다면

    15일과 16일 북미는 장성급·영관급회담을 연달아 갖고, 유해송환 규모와 방법, 시기 등을 논의했다.

    미국 CNN 방송은 15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북미가 200여구의 유해를 2~3주 사이에 송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8월 초 유해 송환 행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유해 송환은 지난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내용 중의 하나로 이를 실현시킴으로써 합의 이행의 중요 출발점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비핵화나 체제안전보장조치와 연관돼 있지는 않기 때문에 정상회담으로부터 2달가량이 지난 시점인 8월 초에는 구체적인 성과가 필요해 보인다.

    만약, 2달이 지나도록 유해송환 외에 어떠한 가시적 성과도 없다면, 양 측 모두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통일연구원 홍민 연구위원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인 성과가 바로 나올 것으로 기대 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진척되는 것이 없다면 양측 모두 피로감에 휩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억류자 석방에 이어 유해 송환이라는 되돌릴 수 없는 조치를 주기만할 뿐, 받아오는 것이 없다는 불만에 부딪힐 수 있다.

    종전선언이나 제재완화 등을 이끌어 내야 주민들을 설득하고, 핵 시설 신고·사찰·검증으로 이어지는 자발적 비핵화에 나설 명분이 생기는데, 선(先)비핵화를 강요받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갈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또한 정상국가 대우에 한미연합훈련까지 중단시켜주고도 얻어낸 것은 직접적인 비핵화와 관련이 없는 유해송환 뿐이라면, '빈손 논란'에 휩싸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 장기전 예상하는 트럼프, 중간선거 전에는 대화 모멘텀 관리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가 비핵화 진전을 위해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실현시킬지도 의문이다.

    미국 내 여론은 종전선언이 이뤄졌을 때, 신뢰할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 동기가 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종전을 통해 평화협정까지 이어지는 국면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공인받고 남아있는 시나리오를 걱정하는 것이다.

    때문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여론을 감수한 채 정치적 무리수를 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정상회담 성사와 유해 송환 등 성과를 강조하며 대화의 모멘텀만 유지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도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좋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좋은 느낌"이라면서도 "(비핵화 과정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욱 긴 과정일 수 있다"는 발언은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객원연구위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움직임을 보면, 중간선거 때 북한 핵문제를 외교적 업적으로 내세우기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외교적 실패라는 여론에 아직 관리하고 있는 상태라며 방어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 경우 중간선거 패배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국면 전환용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정책을 뒤집을 수도 있다.

    ◇ 아직은 남북미 이해관계 일치 상태…서로에게 명분 줘야

    그래서 중요한 것이 앞으로 2~3주라는 시간으로 보인다. 공통의 이해관계가 아직 유지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남북미 3자가 충분한 대화를 진행하고 적절한 진전을 보여줘야 한다.

    외교부 이도훈 한반도본부장은 지난 13일 "미국 국무부를 중심으로 협상팀 구성이 마무리되고 있고, 비핵화 등 실질적 내용 측면에서 미국 내부 조율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며 "북미 후속협의도 곧 개최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지난 11일부터 알렉스 웡(Alex Wong) 미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 매트 포틴저(Matt Pottinger) NSC 선임보좌관 등 미국 행정부 북미협상팀과 한반도 문제 관련 핵심 인사들 면담하며 향후 북미협상 추진 방향에 대해 긴밀하게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민 연구위원은 "단순히 비핵화 조치 수용을 요구하고 답을 기다리는 구도라면 생산적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며 "대내외적 저항에 직면한 남북미 3자가 서로의 명분을 제공해주는 잘 짜인 각본을 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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