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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총리 김종필에 훈장이라니…취소하고 관행 바꿔야"



정치 일반

    "유신 총리 김종필에 훈장이라니…취소하고 관행 바꿔야"

    JP 성공 위해 3당합당 이용…기회주의적 태도
    민주공화국 뒷받침 위해 헌신했다는 건 어폐
    독도,문화재 반출 문제 등 한일갈등 주도한 셈
    이승만도 셀프 훈장…그동안 악용된 측면 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6월 25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심용환 역사N교육연구소 소장

     

    ◇ 정관용> JP,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게 오늘 정부는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 훈장이죠. 국가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습니다. 하지만 찬반논란은 여전히 뜨겁죠. 오늘 양쪽 입장 차례로 듣겠습니다. 이번에는 훈장 추서에 반대하는 역사학자 한 분 연결합니다.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 안녕하세요.

    ◆ 심용환> 안녕하세요, 심용환입니다.

    ◇ 정관용> 역사를 좀 크게 보면 과오만 집대성해서 되겠느냐. 그가 세운 공도 봐야 되고 특히 민주화 이행 과정에서 수평적, 평화적 정권 교체를 그나마 가능하게 한 분 아니냐 이런 평가, 어떻게 보세요?

    ◆ 심용환> 그러니까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지 말자는 얘기는 아닌데. 중요한 건 본인 자체가 (원론적인 얘기기는 하지만) 5. 16 군사쿠데타의 주역이기도 하셨고 그리고 총리를 역임했던 기간이 1971년부터 75년입니다. 유신체제 기간 때 총리를 하신 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이 훈장이라는 것이 단순한 과거에 대한 개인적 평가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주는 훈장이라면 민주공화국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행동을 했느냐 안 했느냐인데. 민주공화국의 정체성에 가장 근본적인 것을 파기하신 분한테 훈장을 준다는 게 참 동의가 되지 않거든요.

    그리고 어떤 3당 합당 이후의 공로를 얘기한다고 하지만 사실 냉정히 따지면 6월 항쟁 이후에 약간의 분열시기에서 후보 단일화가 안 되는 상황에서 그걸 잘 이용하면서 성공하셨던 거잖아요. 그렇다면 아주 냉정히 따지면 기회주의적인 태도라고 볼 수도 있겠고 그리고 실제로 김영삼 정부도 그렇고 김대중 정부도 그렇고 정권이 들어선 다음에 개혁 스탠스로 갔다가 다시 보수적 정치를 펼친다라든지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측면들이 많았잖아요.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6. 29 이후의 상황 속에서도 사실은 민주주의 발전에 굉장히 정체나 저해한 요소가 정치가로서도 역할도 많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표현 바로 앞에 야권 분열을 이용해서 이런 표현을 심용환 소장께서 쓰지 않았습니까? 사실 어찌 보자면 YS, DJ도 분열한 것, 그게 더 문제 아니었던가요?

    故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자료사진/윤창원 기자)

     

    ◆ 심용환> 그러니까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책임을 뭐라고 그런 건 아니고요. 다만 그 분열한 상태에서 김종필 정치인이 정말로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서 나라도 나서서 여기서 민주화 이행에 큰 공을 세웠다, 이런 과정으로 보기에는 과거의 유신의 경력도 있으시고. 그 이후에 정치적 선택도 굉장히 보수적인 선택들을 해 오신 분이기 때문에 김종필이란 존재가 의지를 갖고 민주공화국의 어떤 뒷받침을 위해서 본인을 헌신해서 YS와 DJ를 살렸다는 말은 어폐가 있는 것 같다는 거죠.

    ◇ 정관용> 그 정도 공은 아니다 그 말씀이고. 원래 5. 16 쿠데타 그다음에 유신체제 총리 그리고 또 한일국교 정상화 이런 것들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보시는 거죠?

    ◆ 심용환> 그렇죠. 왜냐하면 한일 국교정상화 같은 경우도 지금 현재 존재하는 독도 문제나 일본에서 있는 그런 문화재 반출문제라든지 원자력 피폭당한 재일교포 문제 그리고 위안부 문제까지, 사실 지금 한일 간에 있는 중요한 걸림돌이나 양국 간의 갈등들이 대부분 다 당시에 진행됐던 것들인데 그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했던 분도 김종필 씨잖아요. 그런 것들을 생각한다면 마냥. 그러니까 과오의 탑을 쌓자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아무리 죽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과오를 무시하고 훈장을 주겠냐 이게 너무 어폐가 있다라는 거죠, 역사적으로 봤을 때.

    ◇ 정관용> 그러면 훈장 추서한 거 취소해야 하는 게 옳다 이 말씀인가요?

    ◆ 심용환> 개인적인 의견을 물어보면 당연히 지금이라도 취소했으면 좋겠고요. 왜냐하면 이게 우리나라 훈장제도의 문제가 이게 이승만 정부 때 만들어진 다음에 이승만 대통령이 거의 본인이 제일 먼저 받으셨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된 측면이 있는데 지금이라도 국가가 주는 훈장이라는 건 이 국가가 지향하는 가치. 그리고 이 나라가 벌써 70년이 됐으니까 쌓아온 역사적인 힘 속에서 판단되는 좋은 제도로 탈바꿈이 됐으면 좋겠어서 과거와 같은 관행이 안 됐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정부가 밝힌 바로는 2010년 이후에 별세한 이영덕, 박태준, 남덕우, 강영훈 전 총리. 이 4명의 전직 총리 가운데 두 분은 생전에 이미 무궁화장을 받았고 두 분은 별세 후에 무궁화장을 추서받았다, 이런 전례를 따랐다라고 하는데. 그러니까 좀 아까 심용환 소장 말씀하신 것처럼 전례가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부터는 바꾸자 이 말씀이신가요?

    ◆ 심용환> 그렇죠. 왜냐하면 그런 과거에 진행됐었던 훈장의 관행 같은 것들을 보면 그냥 유력한 정치인이나 우리 사회에서의 주류로서의 큰 힘을 발휘했던 분들한테 살아 생전에 주거나 죽은 다음에 주는 경향이 많았는데. 지금의 대한민국 수준 자체가 6월 항쟁을 넘어서서 대통령을 탄핵하고 민주정부를 이렇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아주 성숙한 민주공화국으로 시스템이 갖춰진 상황인데. 과거와 같은 관행으로 다시 할 필요가 있느냐. 아니, 차라리 이런 게 논쟁이 됐으니 이 시점부터 다시 어떻게 국가가 누군가를 기억하고 기릴 것인가에 대해서 새롭게 개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외국 같은 데도 보면 1차 세계대전 때 훈장을 주는 것과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훈장을 주는 것이 완전히 바뀌거든요. 그런 것처럼 저는 충분히 지금 바뀔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훈장 주는 기준 자체를 국가적으로 다시 한 번 논의해서 재정립해 보자?

    ◆ 심용환> 그렇죠.

    ◇ 정관용> 훈장과 별개로 대통령이 조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자료사진)

     


    ◆ 심용환> 그러니까 이게 대통령이 조문을 안 하고 훈장을 주는 형식인데. 저는 이게 너무 정치적 판단으로 들어갔다는 생각이 드는 게 정치적으로 본다라면 대통령이 안 가고 훈장을 주니까 의미가 퇴색됐다라고 느끼겠지만 역사적 관점으로 본다라면 시간이 지나고 남는 건 대통령이 갔냐, 안 갔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훈장이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더 중요한 건 대통령이 가고 안 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훈장을 주느냐, 안 주느냐가 중요한 거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그래서 훈장 추서를 지금이라도 취소하는 게 옳다는 입장이신데 그와 별개로 대통령 조문은 있을 수도 있다,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심용환> 그렇죠. 차라리 그건 어차피 정치 분야라는 선택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저는 정치가들이 감당할 수 있는 영역과 후대가 역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을 좀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 올바르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고 대통령의 선택과는 상관없이 훈장제도만큼은 이제라도 좀 역사적 관점에서 봐야 되지 않을까. 왜냐하면 이완용 같은 사람한테 옛날에 귀족 작위 주고 이랬던 것들 지금 다 동의하지 않는 추세잖아요. 그런 것처럼요.

    ◇ 정관용>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심용환> 감사합니다.

    ◇ 정관용>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의 이야기까지 들어봤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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