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공론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20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하되 원자력 발전 자체는 축소하는 쪽으로 권고안을 마련하면서 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을 일단락 지었다.
공론화위원회는 최종 조사 결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가 59.5%로 건설 중단을 선택한 40.5% 보다 19%P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차범위를 크게 벗어난 수준이어서 건설 재개를 권고하기로 했다.
공론화위는 또 원자력 발전의 축소, 유지, 확대 등 3가지 정책 방향에 대한 조사에선 축소가 53.2%로 유지(35.5%)나 확대(9.7%)를 오차범위 이상 넘어섰다고 말했다.
사회적 논란이 팽팽한 가운데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불만과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해 '솔로몬의 판결'과 같은 결론을 내린 셈이다.
관련 산업계는 물론 정치권 등에서도 공론화위의 결정이 미칠 사회적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이날 발표를 숨죽여 기다려왔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찬반 조사결과가 오차범위 안에 있을 경우 정부·여당으로선 더욱 어려운 결단을 해야 했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고 해도 문제는 간단치 않다. 결과에 대한 승복 여부 등 찬반 진영 간에 반목과 갈등이 불거지면서 여야 간의 정치권 싸움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우려됐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는 축소, 단기적으로는 재개라는 명분과 현실을 두루 감안한 결정을 공론화위가 내림으로써 이 같은 우려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
김지형 공론화위 위원장은 이날 언론 발표에서 "최종 조사에 대한 분석 및 평가 결과를 보면 아주 흥미로운 점이 많다"고 말해 471명의 공론화위 시민참여단원들의 지혜로운 결정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번에 사실상 처음 도입된 '숙의 민주주의' 방식의 공론화위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참여율과 성숙한 참여 태도 등을 통해 성공은 이미 예고됐던 측면이 있다.
시민들의 직접 참여로 이해관계가 엇갈린 세력이 모두 승자로 남을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함으로써 분열과 대립을 넘어 통합과 상생을 추구하는 갈등 관리의 모범 사례를 세운 셈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작은 대한민국으로 불러도 좋을 시민대표이자 우리 시대의 현자 471분 시민참여단 분들은 감동 그 자체였다"면서 "저희에게 치유와 위로라는 큰 선물을 주셨다"고 큰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