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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싸우겠다·이기겠다는 안철수의 '새 다짐'



칼럼

    [논평] 싸우겠다·이기겠다는 안철수의 '새 다짐'

    국민의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안철수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꽃다발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치인 안철수가 전직 직함을 떼고 국민의당 새 대표가 됐다. 대선에서 패배한 지 불과 100여일 만이다.

    새 대표가 되면서 '새로운 다짐'도 국민 앞에 내놓았다. 그 다짐은 바로 이기겠다는 것이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필코 승리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제3의 길을 가는 단단한 대안 야당으로 성공하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 싸우겠다고 한다.

    국민의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안철수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임시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당선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불합리, 기득권, 무능, 무책임, 잘못, 선심공약 등과 싸우는 실천적 중도개혁 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약속했다.

    27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는 "싸우겠다"는 말을 무려 11차례나 반복했다. 사실상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분노의 선전포고에 다름 아니다.

    28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동욕자승(同欲者勝)'을 인용했다.

    "모두가 한 마음이 돼서 상대가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으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내 결속과 화합이 승리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신임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그러나 정치를 마치 '전장의 싸움'으로 인식하는 듯한 안 대표의 부릅뜬 눈과 갈라진 목소리는 왠지 불편하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지 않았다면 굳이 국민들에게 경직된 표정과 꽉 다문 입술을 보여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싸워 이기겠다"는 안철수 대표의 '새 다짐'이 대선 패배의 트라우마가 아니길 바란다.

    물론 야당으로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건 당연한 역할이다. 하지만 정당의 존립 이유가 아무리 정권 쟁취에 있다 하더라도 승리지상주의가 정치의 최고 덕목일 수는 없다.

    따지고 보면 국민의당을 나락으로 빠트린 제보조작 사건도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승리지상주의에 매몰된 데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19대 대선 투표일인 지난 5월 9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선대위 개표상황실 방문 후 떠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선거에서는 이겨도 멋지게 이겨야 하고, 져도 멋지게 져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안 대표는 지난 5월 9일 장미대선에서 졸전 끝에 패했다.

    따라서 안 대표는 정치 복귀의 일성으로 "이기겠다"는 말만 반복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699만 표를 몰아준 유권자들에게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개념부터 애매한 극중주의(極中主義)를 벗어던지고 외연 확장을 위해 앞으로 끌어안아야 할 많은 국민들에게 진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지지율 꼴찌 정당의 족쇄를 끊어낼 수 없다. 선명성과 정체성 못지 않게 능력과 믿음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바야흐로 대선 득표 1위가 대통령, 2위가 제1야당 대표, 3위가 제2야당 대표로 경쟁하는 '장미대선 시즌 2'의 정치판이 만들어 졌다.

    상생과 협치가 쉽지는 않겠지만 '분풀이 정치'라면 모두에게 불행이다.

    여야 정치권은 싸워 이기겠다는 생각에만 몰두하기 보다 국민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는 데 진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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