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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투톱' 秋-禹 갈등, 추경 후유증 앓나



국회/정당

    민주당 '투톱' 秋-禹 갈등, 추경 후유증 앓나

    禹 '불화설 일축' 1시간 만에 秋 '원내 지도부 비판'…건강한 상호작용이란 분석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오른쪽)와 우원식 원내대표(사진=윤창원 기자)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 통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의 물밑 갈등이 점차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여당의 굵직한 과제들이 처리되는 과정에서 쌓였던 두 사람 간의 앙금이 서서히 분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추 대표는 "추경안이 사실상 반 토막이 됐다"며 추경이 원안 그대로 통과되지 못한 것을 지적했고, 다음날 우 원내대표가 "지난 두 달간 원내대표단 전원이 치열한 협상 전선에서 얻은 성과가 추경이었다. 이런 성과에 폄훼가 있어선 안 된다"고 받아쳤다.

    이에 우 원내대표가 추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심상치 않은 기류 속에서 당은 불화설을 급히 수습하고 나섰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는 지난 26일 CPBC 라디오에 출연해 "서로 약간의 입장차이는 있지만, 당내 갈등으로 볼 정도는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갈등 당사자인 우 원내대표도 수습에 나섰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 간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치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예전에 추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했을 때 제가 상근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도 했다"고 친분을 과시하며 갈등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포장된 우정'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 원내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1시간 만에 추 대표는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 26명이 본회의에 불참한 것은 원내 지도부의 책임"이라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당의 기강을 바로잡지 못해 의원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추경안 처리가 지연됐다는 지적이다. 추 대표는 민주당이 의원 26명에게 '서면경고'를 하기로 한 최고위원회의 결정에도 "국민 눈높이에 비하면 부족하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우 원내대표 측은 추 대표의 이러한 비판에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 지도부가 추경안 통과를 위해 45일 동안 '악전고투'한 노고를 치하하기보다 끝없는 채찍질만 하는 추 대표가 야속하다는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어려운 여건에서 원내 지도부가 총력을 기울여 추경안을 처리했는데도 원내 지도부의 책임을 거론하는 것은 결국 원내 지도부와 의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추 대표를 비판했다.

    사실 원내 지도부의 불만은 추경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부터 쌓여왔다. 추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유일한 우군이었던 국민의당을 돌아서게 만들면서, 가뜩이나 야3당을 상대로 힘겹게 협상을 이어온 우 원내대표의 입장이 곤란해졌던 바 있다.

    당시 원내 지도부 쪽에서는 추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기 위해 다 된 추경에 재를 뿌렸다는 불만이 나왔지만, 당내 갈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쉬쉬했다.

    추 대표는 당내 이같은 기류를 감지하면서도 "수를 노리면서 자기 정치를 한 적 없다"고 잘라 말하는 등 지금까지처럼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런 갈등 상황은 자칫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지도부와 원내지도부의 역할 분담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핵심 요직을 맡은 한 중진 의원은 "당 대표는 당원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칙을 견지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사기와 야당과의 협상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게 당연한 역할"이라며 "두 사람 간 이견은 민주 정당에서 당연히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발전하면서도 야권과의 협상도 놓치지 않게 되는 것"이라며 "다만, 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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