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양푸둥 영상 작품, 배가 하늘로 간 까닭은?



공연/전시

    양푸둥 영상 작품, 배가 하늘로 간 까닭은?

    국립현대미술관 신소장품전 '삼라만상: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

    양푸둥, 죽림칠현IV, 2006, 단채널 비디오, 70분

     

    중국 미술작가 양푸둥의 영상 작품 '죽림칠현' 시리즈는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2003년에서 2007년에 제작한 이 작품에서 20,30대 젊은이들의 여행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이며,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남겨야 할지를 묻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신소장품 2013-16' 전에서 '죽림칠현' 5부작 중 3부와 4부에 해당하는 두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여기 등장하는 젊은이 7명(남성 5명, 여성 2명)이 시골에서 소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섬에서 해산물을 잡고 채취하며 공동생활을 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대사가 없는 흑백 필름으로 찍은 각 70분 분량의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의 표정은 외롭고 삭막하다. 웃음이 사라진, 공허한 눈동자의 등장인물들은 남녀간에 키스를 나눠도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발가벗은 채 무심하게 물이 담긴 논을 걷는, 혹은 제의를 치르듯이 엄숙하게 물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젊고 탄탄한 육체가 온전히 드러났음에도 전혀 관능적이지 않다. 섬 생활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이들 일행을 태운 배가 하늘로 떠서 간다.

    이 장면은 젊은이들이 기성 제도를 떠나 시골, 섬이라는 자연에 들어가 공동체를 이루며 이상적인 삶을 꿈꾸지만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어떤 실험을 위해 어딘가로 향하는 것을 은유한다. 이 작품의 5부가 '도시 생활'을 담고 있다. 그들의 도시생활은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하다. 양푸둥 작가의 작품 태도는 '깨어진 환상과 더불어 살기'라고 한다.

    임민욱, 불의 절벽2, 2011, 63분 51초.

     

    임민욱의 영상 작품 '불의 절벽2'는 목소리를 잃은 자의 몫을 어떻게 되찾아 주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간첩 조작사건에 걸려들어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으로 20년을 복역하고 나온 피해자 김태령과 정신과 의사 정혜신과의 대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이다. 1시간 분량의 이 영상은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놓을 수 없었던 피해자의 말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가족에게는 자신의 고통을 알게 됨으로써 더 가슴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을 하지 않았고, 주변의 다른 이에게는 믿기지 않은 일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은 억울한 속사정, 부조리한 악을 이제는 세상을 향해 말하고 고발하고 증언하는 김태령씨의 꿋꿋한 정신에 숙연해진다. 그 극한의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고통을 견뎌냈을 통한의 시간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구조악에 희생되어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되찾아주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몫이다.

    김혜련 '끝나지 않은 전쟁, 60년' 연작 16점 (오른쪽 하단)

     

    김혜련의 '끝나지 않은 전쟁, 60년' 회화 작품 연작 16점은 정전 60주년(2013년)을 기념해 그린 것이다. 제주 오름, 독도, 울릉도, 바다, 나무를 소재로 한 아름다운 풍경들에 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실로 꿰멘 흔적은 분단, 이산, 분열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음을 은유한다.

    신소장품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 4년간 수집한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고 소장품의 시대별 특징과 미술사적 의미를 짚어보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수집한 작품 932점 중 주요 작품 121점을 선보인다.

    제 1전시실의 주제는 '삼라만상'으로 근대와 동시대 미술의 근원과 출발점을 담고 있다. 강익중의 '삼라만상'을 비롯하여 김기창의 '정청', 이쾌대의 '여인 초상', 변월룡의 '민촌 이기영 초상', 미술관 역대 최고가 소장품인 김환기의 '새벽 #3' 등을 통해 구상에서부터 신사실파, 추상 그리고 현대적인 수묵산수화로 이어지는 한국미술의 시간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제 2전시실의 주제는 작품으로 통하는 소재이자 개인의 삶과 역사인 '일상'이다. 여성의 신체를 주제로 한 키키 스미스의 '코르사주', 안창홍의 '베드 카우치 1' 그리고 김은진의 '냉장고' 등의 작품을 통해 일상의 다양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전시실에서 서서 오줌을 누는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 3, 4전시실의 주제는 '경계'이다. 일상 그리고 이것과 접해있는 작가들의 표현 세계간의 경계 그리고 두 세계를 아우르는 사진작품과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전시된다. 한국 미디어아트의 대표작가 이용백의 '깨지는 거울'을 비롯하여 강홍구의 '오쇠리 풍경', 유현미의 '작업실의 우주',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 이완의 '메이드인-대만,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제 5전시실에서는 양푸둥의 죽림칠현3, 4편이 상영된다. {RELNEWS:right}

    전시 기간: 3.13-8.13
    전시 장소: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