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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차승원 "역사적 사실과 영화, 너무 다르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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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산자' 차승원 "역사적 사실과 영화, 너무 다르면 문제"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에서 지도에 미친 김정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차승원이 1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배우에서 예능인으로 다시 배우로. 차승원은 언제나 자유롭게 이쪽과 저쪽을 넘나든다. 40대의 그에게 예능 인생이 꽃필 줄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그러나 그것은 현실이 됐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그는 선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차승원은 대동여지도를 세상에 남긴 김정호라는 역사적 인물을 소화해냈다.

    차승원이 그린 김정호는 영웅적 면모보다는 인간적 면모가 훨씬 더 돋보인다. 어쩌면 김정호를 연기한 이가 차승원이기에 가능한 해석일지도 모른다.

    "딸과 목판. 이게 영화의 가장 큰 딜레마죠. 지도꾼 김정호를 다룬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딸과의 관계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거든요. 목판을 빨리 양반들에게 넘겨야 이기적인 인간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하면 덜 그렇게 보일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이하 '고산자')는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 째 작품이다. 주인공을 연기한 차승원 역시 강 감독이 느끼는 부담감을 현장에서 느꼈다.

    "감독님이 많이 고민하고 힘들어했어요. 죽겠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지도는 꼭 담아야 겠다고. 전체적인 그림은 투박하고, 그냥 뚝심있게 가는 스타일의 영화죠. 전체관람가니까 그런 걸 또 배제할 수는 없고요. 감독님 생각은 어렵게 만들지 말자는 그런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 쯤 '어?'하는 장면을 위해 달려간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어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에서 지도에 미친 김정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차승원이 1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고산자'는 지도를 그리러 떠나는 김정호의 여정이 주된 이야기는 아니다. 그려 온 지도를 목판본으로 제작하고, 그 지도를 권력자들 틈바구니에서 지키려는 사투를 담아냈다. 다양한 여정이 나왔다면 볼거리 측면에서는 더 좋았을 수 있지만 애초에 현실적인 설정이 갖춰져 있었다.

    "백두산 천지가 너무 빨리 나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지도를 확인하러 갔다는 설정이었어요. 답사의 의미인 거죠. 계속 새롭게 수정하고 보완하려면 필요하니까요. 사실 김정호가 백두산을 7번 올랐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자신이 그린 지도를 가지고 확인차 한 번 쯤은 가보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김정호라는 인물을 알아가면서 차승원이 가장 놀란 지점은 지도를 목판본으로 제작했다는 것이었다. '목판본'은 누구나 쉽게 지도를 찍어낼 수 있으니 '보급'의 의미 또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목판을 찍었을 때 바로 나오려면 반대로 파야 하거든요.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목판본을 보면서 그린 지도를 다 일일이 조각해서 목판으로 만든 것 자체가 너무 위대하다고 생각했어요. 거기에는 널리 보급한다는 의미가 있지 않았을까요? 물론 양반들과도 교류가 있었겠지만 그랬다면 족보가 있었을 것 같아요. 당시에는 신분을 살 수 있는 시대였으니까 말이죠."

    역사적 기록이 거의 남지 않은 실존 인물을 연기해야 했기에 그만큼 부담감도 컸다. 최근 나온 '팩션'(Faction·팩트와 픽션의 합성어로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한 장르) 영화들이 모두 역사 왜곡이나 미화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당연히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죠. 저는 너무 역사적 사실과 다른 이야기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정도 이상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 에서 지도에 미친 김정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 차승원이 1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차승원은 부산에서 열릴 일반 시사회를 기대하고 있었다. 시사회에서 관객들 눈빛만 봐도 흥행 성적이 예상된다는 베테랑이다.

    "관객수는 일반 시사회에가서 보면 대충 감이 올 것 같아요. 그게 너무 웃긴데 앉아 있는 관객들 연령층이 전부 다르잖아요. 그래도 거기에 서서 관객들 얼굴이랑 눈빛, 그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더라고요."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는 배우인 그에게 또 다른 중요한 필모그래피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인 차승원의 매력이 활짝 꽃피었기 때문이다.

    "연기와 예능을 자유롭게 오가고 싶어요. 제가 너무 근사한 영화나 예술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예능을 안 하고 싶지도 않고, 예능 쪽으로 무슨 신드롬을 일으켜서 연기를 굳이 안해도 되는 상황이고 싶지도 않고요."

    차승원의 바람은 소박하다. 대배우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저 자기 주변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가 뭐 어떻게 된다기보다는 주변 사람이나 주변 사회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야 저한테도 특별한 해가 없을 것이고…. 뭘 어떻게 하겠다고 해서 잘 되는 건 아닌 거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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