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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가 '나팔바지' '대디' 뮤비에 숨겨둔 은밀한 의지



연예가 화제

    싸이가 '나팔바지' '대디' 뮤비에 숨겨둔 은밀한 의지

    (사진=싸이 '대디' 뮤직비디오 캡처 화면)

     

    싸이의 뮤직비디오는 노래만큼이나 큰 관심을 끈다.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의 히트곡 '강남스타일'과 말춤을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듯이 말이다. 어쩌면 싸이 노래의 성격은 뮤직비디오가 규정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싸이의 정규 7집 앨범 '칠집싸이다'에 수록된 두 곡의 타이틀곡 '대디(DADDY)'와 '나팔바지'의 뮤직비디오가 1일 공개됐다. 싸이는 "대디는 수출용, 나팔바지는 내수용"이라고 말해 왔다.

    각각 4분 정도 분량의 뮤직비디오에는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타이틀곡을 구분하도록 만든 싸이의 은밀한 의지가 녹아 있다.

    먼저 대디는 싸이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과 신곡 나팔바지를 잇는 가교 같은 노래다. 강남스타일로 싸이를 기억하는 나라 밖 사람들에게 낯설지 않게 다가가려는 생각이 대디를 수출용 타이틀곡으로 만든 셈이다.

    그 영향 때문인지 이 노래에는 한국어 가사가 최소화된 모습이다. '아이 갓 잇 프롬 마이 대디(I got it from my DADDY)'라는 후렴구 위주로 곡이 진행되면서 우리말과 영어가 섞인 가사는 의미 전달보다는, 서로 운율을 맞춰 흥겨운 느낌을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점에서 대디의 뮤직비디오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 뮤직비디오에는 가수 유희열·CL, 배우 하지원 등 우리에게 익숙한 몇몇 얼굴과 댄서를 비롯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주변 인물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온통 싸이의 얼굴로 채워져 있다.

    뮤직비디오 속 가족은 삼대가 모여 산다. 머리가 벗겨진 할아버지도 싸이의 얼굴이고, 아버지도 싸이의 얼굴이다. 어린 아들도 싸이의 얼굴을 하고 있다. 특히 아들은 아이의 몸에 싸이의 얼굴을 (다소 티나게) 합성했다.

    극의 흐름은 강남스타일과 유사하다. 싸이는 여전히 여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고, 또래 무리에서 리더로서 과격한 몸짓으로 좌중을 압도한다. 다만 강남 스타일에서 싸이 혼자 모든 것을 소화하던 것과는 다르다. 대디의 뮤직비디오에서 할아버지·아버지·아들 싸이는 각자의 활동 영역에서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하던 일을 나눠 맡고 있다.

    삼대로 구성된 이러한 인물 구성은 집안 벽에 걸려 있는 '孝(효)' '不老長生(불로장생)' 등의 문구가 쓰인 액자와 맞물리면서 대디의 뮤직비디오에 '한국적'이라는 색채를 덧씌운다. 수출용인 대디 뮤직비디오는 결국 강남스타일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한국 색을 강화하려 애쓴 결과물인 셈이다.

    ◇ '싸이표 정서'…"틀린 게 아니야. 다른 것뿐이야"

    (사진=싸이 '나팔바지' 뮤직비디오 캡처 화면)

     

    다음으로 나팔바지의 뮤직비디오는 제목처럼 복고풍이다. 극 초반 싸이를 중심으로 무리지어 있는 이들은 다들 통이 커서 펄럭이는 나팔바지를 입고 있고, 어릴 적 TV 채널 AFKN에서 보던 미국식 토크쇼·시상식 풍경도 눈길을 끈다. 야외보다는 주로 세트에서 촬영이 이뤄진 덕에 복고 분위기는 어렵지 않게 구현됐다.

    무엇보다 나팔바지의 가사는 의미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싸이의 새로운 음악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며 '강남신화'의 권위를 희석시킨 싸이가 이번에는 "틀린 게 아니야. 다른 것뿐이야"라고 전한다.

    "세상이 나를 뭐라 판단해도/ 그냥 사는 거야 생긴 대로/ 나팔바지를 입고서/ 짝다리를 짚고서/ 한쪽 다리를 떨면서/ 건들건들 거리면서/ 멋있진 않지만 가끔 멋지지 나/ 웃긴 놈이지만 우습진 않지 나/ 맛이 안 가지/ 나 원래 맛 간 놈이니까/ 얼굴 두껍지만 지갑도 두껍지 나/ (중략)/ 틀린 게 아니야 다른 것뿐이야/ 판단을 하지마 그냥 느끼라니까/ 다르다고 틀리다고/ 하지 말란 말씀이야…."

    뮤직비디오에서 거울을 마주 보고 몸단장을 하던 싸이가 사실은 다른 사람을 앞에 세워 두고 있었다는 걸 알리는 장면이나, 수염도 없으면서 면도 크림을 턱에 잔뜩 바른 모습은 우리가 익히 봐 왔던 '싸이표 정서'의 연장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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