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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VS 문재인, '권역별 비례' 갈등 배경은 'PK 쟁탈전'



국회/정당

    김무성 VS 문재인, '권역별 비례' 갈등 배경은 'PK 쟁탈전'

    총·대선 '與 수성(守城), 野 공성(攻城)'…권역=부산·울산·경남

    왼쪽부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자료사진)

     

    '부산·울산·경남(PK)을 차지하라!'

    내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받은 특명이다.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둘러싼 여야의 갈등 역시 'PK 표밭'을 차지하려는 목표와 무관치 않다.

    여당 입장에선 독일식 혹은 일본식 권역비례를 도입하게 되면 PK에서 '출혈'이 불가피해 절대적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는 반면 야당은 현재 3석에 불과한 PK 의석수를 두 자릿수까지 끌어올릴 기회다.

    이런 문제의식은 PK에 지역 기반으로 둔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대권(大權) 가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문 대표의 포석을 기를 쓰고 막아야 하는 것이 김 대표의 입장이다.

    ◇ 野, '권역별 비례' 도입하면 PK서 가장 크게 약진

    (자료=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PK 의원들은 권역별 비례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의원 신분에선 부산 지역 의원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비례대표 규모를 늘려야 하는데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야당 소속이지만 부산에 지역구를 둔 조경태 의원도 도입에 반대한다.

    PK 의원들은 권역별로 배분된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 대표성을 갖게 돼 결국 지역구 의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5월 작성한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시뮬레이션' 자료에는 권역별 비례를 도입하게 됐을 경우 출렁이는 PK 지역의 선거구도가 실증적으로 증명돼 있다.

    이 시뮬레이션은 전국의 권역을 서울권, 중부권, PK권, TK권, 호남권, 충청권 등 6개로 분류했다. 현역 지역구 의석 246석을 그대로 유지한 채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려 권역별 인구 비율에 맞춰 배분했다.

    지난 18대 총선의 정당구도에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의 의석 비율은 현행 1.22%에서 4.47%로 상승했다. 야당의 지역별 증가 비율 중 가장 큰 폭이다.

    시뮬레이션대로면 새정치연합은 300석 기준으로 13석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2석인 현실과 비교하면 비약적 성장이다.

    현행 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그대로 유치하면서 54석을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권역별로 분배하는 일본식 권역비례를 실시할 경우 PK에서 야당이 차지하는 의석은 권역비례 2석, 지역구 3석으로 5석이 된다.

    일본식 권역비례로 새누리당이 호남에서 1석, 새정치연합이 TK에서 1석을 더 차지하게 되는 것과 비교해 봐도 PK가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시나리오라도 PK에서 새누리당의 출혈은 불가피하다. 내년 총선을 위해 새정치연합이 권역비례를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으로 동시에 새누리당이 왜 당론으로 반대할 수밖에 없는지도 방증한다.

    새누리당의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권역비례를 도입할 경우 지역구 의원이 사실상 복수로 존재하는 등 혼탁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에둘러 표현했다.

    ◇ 'PK후보 대(對) PK후보' 대선 시나리오

    역대 대선 후보 간 PK·TK 득표 차이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현재의 직능 대표성에 기반을 둔 비례대표제를 권역비례로 전환할 경우 새롭게 등장하는 개념이 지역 대표성이다.

    야당이 영남 지역에서 대표성을 확장하게 되면 결국 그 파급력이 대선으로 연결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 비례대표의 지역 대표성이 지역 구도를 흔드는 '씨앗'이 돼 영남 출신 대선주자의 정치적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같은 여당 텃밭이라도 대구·경북(TK)와 PK에서 역대 여당 대선 후보들이 받고 있는 득표율을 분석해 보면 왜 PK가 중요한지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14~18대 대선에서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의 격차를 비교해 보면 TK는 계속 늘고 있는 반면, PK는 줄고 있다고도 했다.

    {RELNEWS:right}특히 지난 대선에서 TK 출신인 박근혜 당시 후보와 PK 출신인 문재인 후보의 격차는 이 지역에서 112만표로 14대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가 김대중 후보와 보였던 261만표의 격차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TK에서의 격차가 144만표에서 202만표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만약 당시 문 후보가 PK에서 50%의 득표율만 얻었어도 전국득표수에서 박근혜 1519만표, 문재인 1527만표가 돼 정반대의 선거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입장에선 권역별 비례를 통한 PK 야당 대표성의 성장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문재인 대표뿐만 안철수 의원도 부산 출신이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경남 창녕 출신이다.

    자신의 경쟁자인 야당의 유력 잠룡들이 모두 PK 출신이라는 배경 때문에 김 대표로선 '지역 주도권'을 내주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때문에 새누리당이 결국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권역비례 도입을 결코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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