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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음료, 드링크제 잘 팔리는 '씁쓸한 풍경'



생활경제

    숙취해소음료, 드링크제 잘 팔리는 '씁쓸한 풍경'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 유지해야 하는 직장인들…연차 낮은 30대 소비 높아

    (스마트이미지 제공)

     

    직장 생활 8년차 대리인 이민영(32,가명)씨는 회사 서랍에 숙취해소음료를 항상 준비해 놓는다. 술이 세지 않은 탓에 회식 다음 날이 굉장히 힘들지만 티를 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끌려가다시피 회식에 가고, 술을 억지로 먹었지만 어디 호소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음 날 숙취 때문에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걸 누가 용납하겠냐"고 말했다.

    이씨처럼 숙취해소음료에 의지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아도, 평소와 다름 없는 업무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게 이 시대 직장인들의 숙명이다. 지난 해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 '미생'의 한 에피소드처럼 접대 등 영업을 위해 숙취해소음료를 '약'처럼 먹어야 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워낙 이 장면이 직장인들의 공감을 사다보니, PPL광고가 분명했음에도 거부감이 적었다고 한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같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게 직장인"이라면서 "관련 매출이 1년에 10%씩 늘고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직장인들의 애환이 숙취해소 음료 시장을 키우는 있는 셈이다. 글로벌 소비트렌드분석기업인 닐슨코리아가 최근 발간한 '일용소비재(FMCG)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씨제이(CJ) 컨디션'과 '그래미 여명' 등이 주도하고 있는 숙취 해소 음료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5.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료시장의 역신장 추세와 대조적이다.

    특히 직장에 막 진입해 낮은 연차가 몰려 있는 30대의 경우 숙취해소 음료는 물론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드링크제의 소비량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온라인쇼핑사이트인 G마켓이 올해 연령대별 드링크류 제품의 구매 비중을 살펴본 결과, 30대가 40% 이상을 차지했다. 40대로 가면 30%대로 감소하는 데 이어 연차가 높은 연령대로 갈수록 구매 비중이 떨어졌다.{RELNEWS:right}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1.3배 길고, 멕시코에 이어 2위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숙취해소와 피로회복을 약속하는 음료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카스와 비타500, 컨디션과 모닝케어 등 전통의 강자 외에 오로나민C(동아오츠카)와 핫식스 샷(롯데칠성음료), 으쌰으쌰 타우린 300(웅진식품) 등 시장에 뛰어드는 제품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013년 구론산 시리즈로 알려진 영진약품의 드링크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관련 시장을 살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맥주와 소주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관련 소비도 함께 늘어난 측면이 있다"면서 "불황에 직장인들이 압박감을 느끼는 문화는 여전해서, 지금 같은 추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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