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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로 성공하고 싶은가, 누룽지탕 원조를 만나라



생활/건강

    요리로 성공하고 싶은가, 누룽지탕 원조를 만나라

    [한국형 장사의 신] 중화요리 전수의 선구자 '향방'

    약 40년 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삼선누룽지탕'을 시도한 화교 셰프가 있었다. 50제곱미터도 안 되는 식당에서 당시 전혀 맛볼 수 없었던 삼선누룽지탕, 토속 물만두, 오향닭발 등 메뉴를 만들어 팔았다.

    중국집에는 자장면, 짬뽕만 있는 줄 알았던 중화요리 애호가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국회의원부터 외교관까지 국내외 유명한 사람들은 주차장도 없는 식당에 찾아와서 새로운 중화요리를 맛봤다.

    셰프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후배들에게 중화요리를 가르치며 후진양성에 삶의 대부분을 바쳤다. 심지어 대만이나 중국에 가서는 토속 한국 요리를 알리는 데 힘쓰기까지 했다.

    대한민국 중화요리의 스승으로 불리는 이향방 셰프. 현재 논현동에서 중식당 '향방'을 통해 영원한 현역으로 40년 요리 인생을 완성하고 있는 그녀를 한국형 장사의 신에서 만나 보였다.

    향원의 삼선누룽지탕. 이향방 셰프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삼선누룽지탕을 시작했다. 사진 = 김기현 PD

     


    ■ 식당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1976년도에 먹고 살기위해 식당을 시작했다. 당시 남편의 사업도 실패해 경제적 힘든 시기였다. 어릴 적부터 식당을 하신 외할머니 품에서 요리란 요리는 모두 배웠기에 음식에는 자신 있었다.

    ■ 식당이라면 어떤 식당이었나?

    '향원'이라는 중식당이었다. 6명이 앉을 수 있는 룸 1개와 테이블 3개가 전부인 15평 가게에서 시작했다. 심지어 화장실도 없었다. 당시 메인 메뉴가 삼선누룽지탕이었는데 아마 내가 누룽지탕을 안 하고 평범한 중식당을 했으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향방의 간장칠리왕새우. 사진 = 김기현 PD

     


    ■ 평범하지 않았다는 게 무슨 말인가?

    우리집 메뉴는 누룽지탕, 중국 토속음식, 중국식 물만두, 오향닭발, 좌종당계 같은 요리가 전부였다. 한국에서 흔하게 먹어볼 수 있는 메뉴 자체가 아니었다. 뒤에 동파육도 했는데 청경채를 쓰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 정도였으니까. 그러다 보니 주차장도 없는 가게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던 것 같다.

    ■ 셰프로도 유명하지만, 국내에선 중화요리 전수자로 많은 인정을 받는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후배를 양성해왔는데 이유가 뭔가?

    그 시절에는 중국요리 선생님이 자체가 없었다. 제대로 배우고 싶어도 여건이 안 된 것. 우리집 특성상 외교관 손님이 많았다. 그분들이 해외로 나가거나 본국으로 돌아갈 때 꼭 우리집에 부인을 보내 요리를 배워 갔다. 그래서 아예 본격적으로 내가 요리학원을 만들어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깔끔한 일품해삼. 사진 = 김기현 PD

     


    ■ 처음 가르침을 시작했다면 시행착오도 많았을 것 같은데?

    나에겐 요리 전수라는 사명감이 있었다. 비록 화교출신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중화요리가 만들어지길 원했다.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지식을 후배에게 전수해서 더 좋은 요리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막상 후배와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하니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중국에서 책을 사 와서 죽으라 공부해 책까지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한 명 두 명, 가르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중화요리를 가르치기 시작하니 중식당을 하던 화교들의 질투와 시샘도 많이 받았다. 내 제자가 사회로 나가기 시작하면서 기존 주방에서 일하던 화교의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나를 못마땅히 생각했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가르쳤다.

    해산물이 가득한 향방의 향방짬뽕. 사진 = 김기현 PD

     


    ■ 제자를 키우는 것이 보람 있었나?

    물론이다. 나에게 배운 학생이 졸업하고 주방장도 되고 식당 사장도 되지 않나? 게다가 우리집 주방에서 7년 동안 경험을 쌓고 학계로 나가 교수가 된 제자까지 있다. 그런 것을 지켜보고 있으면 내 삶이 정말 보람차지 않겠나?

    ■ 요즘 요리를 배우는 사람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나?

    요리를 창작하려고 하면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있는 것을 다 뺏어 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에 있는 주방에 오래 있어야 한다. 오래 보고 깊게 배우고, 조금이라도 더 열심히 해서 하나라도 더 뺏어 와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요리를 창조하는 것, 그게 내가 요리를 가르치는 철학이다.

    대한민국 중화요리 전수 선구자인 이향방 셰프. 사진 = 김기현 PD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평가

    요리 맛은 물론이고 푸드칼럼니스트로서 대한민국에서 많은 제자를 키워 낸 스승의 역할을 도맡아 한 것에 많은 감사를 드린다. 이미 일흔이 넘는 나이지만 아직 주방에서 요리한다. 이런 분이 한국에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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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방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150길 10 2층

    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이향방 셰프의 독창적인 메뉴 '황비홍'. 사진 = 김기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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