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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진 저소득층, 가처분소득의 70% 부채상환에 투입



경제정책

    빚진 저소득층, 가처분소득의 70% 부채상환에 투입

    • 2014-11-17 09:01

    채무 감당못해 개인회생 신청 속출…소비제약 우려도

     

    소득 하위 20% 계층으로 빚까지 진 가구는 쓸 수 있는 돈(가처분소득)이 100만원이라면 69만원가량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개인들도 늘어나면서 개인회생 신청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7일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2만가구를 대상으로 부채, 소득 등 현황을 조사한 '2014년 가계금융·복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 중 절반가량인 48.7%는 금융부채를 갖고 있다.

    이들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DSR)은 평균 68.7%에 달했다.
    이들의 DSR는 2011년 45.3%, 2012년 42.2% 등 40%대에 머물러 있었으나 지난해 급등했다.

    DSR는 40%만 넘어도 상환능력에 비해 과다한 채무를 진 고위험군으로 불린다.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 중 40%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단계에서는 채무상환 능력이 의심받는 것이다.

    특히, 이 조사는 3년째 같은 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진 패널조사인 만큼 대상 가구의 재무 상황에 큰 변화가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빚을 진 1분위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2012년 가구당 연간 733만원에서 지난해 738만원으로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가구당 금융부채는 2012년말 2천188만원에서 작년말 2천590만원으로 18.4%나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1분위 가구의 대출이 늘어난데다 대출상품에서 만기 일시상환 방식의 상품 비중은 줄고 원리금균등분할이나 원금분할 상환의 비중이 커진 것도 저소득층의 DSR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구라면 소득 중 69%를 빚을 갚으면서 생활하는 것은 무리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1분위 가구의 다수는 노인 가구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과다한 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개인회생 신청 등 극한 상황에 놓인 개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작년 1년간 개인회생 신청은 10만5천885건으로 전년보다 17.2%나 늘면서 사상 처음 10만건을 돌파했고 올해도 9월까지 이미 8만3천847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8.8% 증가해 다시 10만건을 넘을 전망이다.

    한국 경제 전체로는 빚 상환에 쪼들리는 개인들이 늘면서 소비가 제약을 받아 내수 회복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RELNEWS:right}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 답변에서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약하는 임계수준에 가까이 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은 평균 21.5%로 전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빚이 있는 가구들만 보면 이 비율은 전년 24.5%에서 26.9%로 악화됐으며 소득 분위별로도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모두 상승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노후 불안과 함께 가계 부채가 소비를 짓눌러 내수 부진의 주된 이유가 됐다"며 "가계가 원리금 상환 부담 등으로 과거와는 달리 빚을 얻더라도 소비를 더 하기는 쉽지않은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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