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 MB, 민생과 남북문제 전념이 성공하는 길
- 김태호, 총리낙마에도 시민이 선택했다면 존중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변상욱 앵커
■ 대담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나보겠습니다.
◇ 변상욱> 이정도 이겼으면 민주당으로서는 어떻게 표현하시겠습니까? 완벽한 승리입니까?
◆ 박지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감사한 생각만 갖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잘함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제시하는 민주당이 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 변상욱> 이 정도 이기지 않겠나, 예상했던 것하고는 맞아떨어졌습니까? 아니면 차이가 좀 있습니까?
◆ 박지원> 각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는 굉장히 부정적으로 나왔지만 저희들이 현장을 누비면서 느끼는 국민적 감정이나 표현은 우리의 압승을 예고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론조사가 그 한 방향으로 나오기 때문에 한마디로 불안초조 했죠.
◇ 변상욱> 승리의 이유는 어느 것이 가장 핵심적이라고 생각합니까?
◆ 박지원> 역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입니다. 지난 4년간 민생문제, 특히 부자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서민들은 너무나 살기가 어려웠고, 인사문제 등 모든 불만이 이번 재보궐 선거에 표출됐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변상욱> 분당의 경우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라고 불러도 이상할 것이 없는 지역인데, 이 정도의 변화면 상당히 커 보입니다. 변화의 이유는 뭐라고 느끼십니까?
◆ 박지원> 엄청난 변화를 가지고 왔고요. 특히 20, 30, 40대의 변화를 요구하는, 그래서 참여를 통해 바꿀 수 있다는 힘을 발휘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또 5공 유신 때 사용하던 색깔론을 계속 제기함으로써 오히려 식상한 점도 있었다고 저는 봅니다.
◇ 변상욱> 그래도 51대 48.3인가요. 이 정도의 숫자면 안심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 박지원> 그렇지만 처음으로 민주당이 한 번도 승리해보지 못한 분당에서 손학규 대표가 출마를 한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엄청난 차이라고 평가를 해야 될 겁니다.
◇ 변상욱> 보수중산층이라고 하지만 항상 한나라당의 표는 아니라는 것이 증명이 됐으니까 어떻게 보면 희망도 있고요. 강원도는 최문순 후보가 좀 불리하지 않나 싶었는데 막판에 부정선거운동시비가 일어서 오히려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강원도의 승리요인은 어떻게 보십니까?
◆ 박지원> 강원도 역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굉장히 컸습니다. 구제역 등 서민생활, 특히 젊은 직장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정부는 돌보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인물론 역시 제가 한나라당 후보를 백미터 미남이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TV토론 같은 것을 앵커출신이기 때문에 굉장히 잘 할 것이라고 한나라당 후보는 말했는데 오히려 최문순 후보가 제압을 하고, 훨씬 성실한 면이 부각됨으로써 인물론도 나타났고요. 또한 강릉펜션의 불법선거운동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강원도민들이 최문순 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어찌 보면 양양에서의 승리가 훨씬 더 값진 것일 수도 있고, 많은 것을 시사할 수도 있습니다.
◆ 박지원> 그렇습니다. 제가 양양군수 선거의 지원유세를 나갔고, 거리를 함께 돌았습니다만, 양양구민들 역시 농촌경제의 피폐함, 이러한 것에 대한 불만이 완전 비등했기 때문에 그곳은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을 예상했었습니다.
◇ 변상욱> 결과야 어느 정도 만족하시고 국민에게 감사를 드리지만 그래도 김해 을은 좀 아쉽고 안타까우시죠?
◆ 박지원> 그렇습니다. 제가 지난 주말, 그러니까 23일까지 야 4당 합동유세에 민주당 대표로 연설에 참가했고 시장 등도 함께 돌았습니다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길거리를 지나던 운전자들이 전부 손을 흔들어주는 등 상당히 반응이 좋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뒤집힌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청취자들이 게시판에 올리시는 글 중에서는 아쉽다고 하시면서 민주당이 조금만 더 도와주지, 이런 분들도 계시네요.
◆ 박지원> 그 유세현장에서 김해시민들도 보셨겠지만, 민주당 당원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도부도 연설에 많은 참여를 했고, 저 역시 혼신의 힘을 다 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겠지만 꼭 그렇게 민주당의 협조가 부족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 변상욱> 후보 중에 누가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인지도 면에서 워낙 차이가 났기 때문에 혹시 맨 처음 민주당이 원했던 김경수 후보나 곽진업 후보 이렇게 내세웠다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해보시죠?
◆ 박지원> 지나간 일이고요. 지금 국민참여당 당원들, 유시민 대표, 이봉수 후보가 상심에 차 있는데 힘을 더 갖자, 그리고 우리가 야권연합연대를 계속 해서 또는 통합을 해서 반드시 내년 총선과 정권교체를 이루어내야 된다, 또 이러한 것은 어떤 특정인이나 특정정당이 반대하더라도 저는 처음부터 그랬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야권연합연대가 이루어진다고 했기 때문에 국민의 뜻을 존중해서 함께 하자는 말씀으로 대신 위로를 드립니다.
◇ 변상욱>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죄송하다, 큰 죄를 지었습니다, 라고 성명을 내놓았습니다만, 통화를 혹시 하셨습니까?
◆ 박지원> 아직 못했습니다.
◇ 변상욱> 큰 죄를 지었습니다,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 박지원> 글쎄요, 야권단일후보임에도 불구하고 간발의 차이로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의 의미겠죠.
◇ 변상욱> 참여당과의 야권연대, 또는 통합의 움직임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 박지원> 저는 야권연합연대가 계속 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요. 통합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뿌리가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에서 주도적으로 통합하자고 제안하는 것보다는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대표가 어떤 결단을 통해서 통합의 길을 선택한다고 하면 참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일부 청취자께서는 김태호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해 국무총리청문회에서 낙마가 됐는데 어떻게 지역에서는 당선될 수 있는 것이냐고 질문도 하십니다만, 어떻게 보면 면죄부를 받고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어보십니다.
◆ 박지원> 글쎄요, 그것은 한나라당 내부사정이니까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총리에서는 낙마가 됐지만 김해시민이, 국민이 선택했다고 하면 또 그 나름대로 존중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이제 전남 순천에 가셔서 탈당했던 무소속 의원들을 다독이고 끌어안으셔야죠.
◆ 박지원> 제가 특별히 관계가 깊은 조순용 후보, 제가 KBS에서 잘 있는 분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스카웃 했고,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셨습니다. 늘 미안한 마음을 가져서 제가 사실 이번에 출마를 하도록 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야권연합연대 때문에 우리가 순천을 무 공천 지역으로 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굉장히 괴롭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명분을 위해서 또 야권연합연대의 공고화와 내년총선, 정권교체를 위해서 제 스스로가 이번에 당선된 김선동 후보 지원연설을 하러 내려갔습니다. 그러면서 조순용 후보에게도 결국 일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어제 조순용 후보가 낙선 후에 저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여러 가지로 죄송하다고요. 그러나 앞으로 야권연합연대를 위해서 자기도 할 일을 다 하겠노라고, 그런 자세를 보였습니다. 물론 허상만 장관이나 허신행 장관 등 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분들이지만 이러한 민주당성 무소속 후보들도 대승적 차원에서 함께 할 것으로 저는 봅니다.
◇ 변상욱> 이제 한나라당은 쇄신의 요구가 빗발칠 것이고, 또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의 정국은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 박지원> 이명박 대통령의 사실상 잔여임기가 1년 반 남아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 보다는 지금 해오시던 일들을 잘 정리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제가 국회대표연설을 통해서 강조했지만 정치에서 손을 떼셔야 됩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 기간 동안에도 대통령께서 바람직하지 않은 말씀을 하셨고, 계속 한나라당을 지배하려고 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을 실망시켰습니다. 따라서 저는 정치에서 손을 떼시고, 민생과 남북문제 등에 전념하시는 것이 결국 성공하는 대통령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당적을 그냥 내려놓으시라는 뜻이 아니고 정치는 완전히 손을 떼시라는 뜻입니까?
◆ 박지원> 네, 정치에서 손을 떼시라, 이런 말씀이고요. 그렇게 하셔야만 성공하실 겁니다. 지금 벌써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더 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또 제 스스로가 야당원내대표로서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 운운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너무나 잘 아실 겁니다.
◇ 변상욱> 탈당보다 더 심한 이야기는 뭘까요?
◆ 박지원> 글쎄요, 제가 그런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대통령께서 잘 아실 겁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그래도 민주당이 승리를 거둔 지역, 야권이 승리를 거둔 지역의 지지율이라는 것이 51% 정도여서 사실은 더 긴장하셔야 될 필요성도 있어 보입니다.
◆ 박지원> 당연히 우리는 승리에 도취될 것이 아니라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민생 등의 희망을 주는 정치를 해나가도록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겠습니다.
◇ 변상욱> 나름대로 민주당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손학규 대표의 입지가 탄탄해지고 대권후보로서 행보를 계속 밀고 나가기 위해서는 박지원 원내대표께서 대표로 가신다든가 하는 새로운 계획이 있으실 것 아닙니까?
◆ 박지원> 제 임기가 5월 13일이니까 얼마 안 남았습니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도 노력을 했기 때문에 항상 겸손하고 노력하는 자세로, 야당의 본분을 지키는 자세로 하겠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