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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이 쓰고 노산 이은상이 옮긴 <난중일기>



책/학술

    이순신 장군이 쓰고 노산 이은상이 옮긴 <난중일기>

     

    난중일기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이 있을까?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7년 동안 쓴 진중일기로 국보 제76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기까지 한 고전이다.

    노산 이은상은 "민족의 성전(聖典)"으로 "우리 국민 누구나 꼭 읽어야 할 국민 독본"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정작 난중일기를 한 번이라도 읽어본 이는 드물다. 왜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 내용에 대한 오해 또는 선입견으로 아예 난중일기를 찾지 않는 이가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다 아는 뻔한 내용일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거나 제목처럼 어렵고 딱딱한 내용일 거라는 생각에서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면 난중일기를 구매한 사람들은 열심히 읽을까?

    아마 첫 부분 몇 장 읽다가 포기하거나, 한번 펼쳐보고는 덮어두는 독자가 적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난중일기를 읽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간단하다.

    읽을 만한 난중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난중일기 내용에 알맞은 형태를 갖춘 난중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난중일기에 담겨 있는 이순신 장군의 하루하루는 절실하고 절박하다.

    전란 상황과 진중 생활이 꼼꼼히 기록돼 있는가 하면 국정, 가족, 동료에 대한 내밀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대개의 일기는 길지 않고 문장도 간결하지만 내용과 의미는 만만치 않다.

    쉽게 빨리 읽어 내려갈 수 있는 글이 아니다.

    그런데 기존의 난중일기는 쪽마다 일기 본문이 빼곡히 인쇄되어 있다.

    읽고 소화하기에 벅찰 수밖에 없다.

    난중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기보다는 곁에 두고 틈틈이 펼쳐 보며 구절을 되새길 때 더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이 책 <난중일기>는 일기 한 편 한 편마다 배어 있는 이순신 장군의 충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우선 친필 초고와 마찬가지로 내려쓰기로 편집했다.

    문장마다 여유를 두고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여백을 두었다.

    스마트폰 시대의 독서 호흡을 고려해 각 행은 적절한 길이에서 나눴다.

    아래쪽엔 다양한 남해의 물결, 조선과 일본의 전선 그림을 문양처럼 배치했다.

    남해 바다 위에 난중일기가 펼쳐져 있고, 자연스레 눈길이 출렁이는 문장을 따라간다.

    책을 읽는 순간은 마치 이순신 장군과 함께 한산, 명량, 노량 바다의 물결 위를 떠다니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처음 접한 서점 MD들의 공통된 반응은 두 가지였다.

    복고조 내려쓰기 편집임에도 "새롭다"는 것과 "읽기 쉽다"는 것이었다. 여러 난중일기를 섭렵해온 현충사 학예연구사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분량은 약 900쪽에 이른다.

    그럼에도 책을 펼쳐 보기에 불편하지 않다.

    일반 무선 제본과 달리 PUR 제본이라는 제본 방식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본은 노산 이은상이 1960년대 역주해한 난중일기(1968, 현암사)다.

    노산은 이순신 장군의 친필 초고본을 바탕으로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에 있는 내용을 보충해 한글로 옮기고 주석을 달았다.

    앞서 1960년 당대 최고의 한학자들과 함께 작업한 국역주해 이충무공전서(충무공기념사업회 간행)가 기초가 되었다.

    노산 역주해본은 난중일기 국역본의 원조 격이다.

    현재 출간되고 있는 모든 난중일기 국역본은 이 책에서 비롯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이 대학 시절 읽었던 난중일기도 바로 노산 역주해본이었다.

    1960년대 번역이라 문장과 표현이 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맞춤법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한 그대로 두었다.

    다만 관련 자료를 참조해 명백한 오류 또는 오기는 수정했다.

    또한 난중일기 원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날짜, 숫자, 시간 등은 조선시대 당시 표현을 따랐다.

    이순신 저/이은상 옮김/지식공작소 간/894쪽/15,9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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