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에서 신발장이 넘어져 어린이 3명이 숨지거나 크게 다친 사고의 원인은 부실시공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기장군 정관면 모 아파트의 건설과정에서 시공도면과 달리 부실시공을 한 책임을 물어 시행사인 LH의 이모(37) 감독관 등 2명과 시공·보수 업체 현장소장 윤모(47) 씨 등 2명에 대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위험성을 알리지 않고 2차 사고를 초래한 LH임대자산관리(하자보수) 책임자 장모(41) 씨와 S하자보수업체인 S건설 부산지역 책임자 이모(36) 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모 감독관 등은 2006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이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신발장을 천장에 고정하지 않은 채 현관에 세워놓기만 한 과실이 인정됐다.
경찰조사결과 시공도면상 신발장을 석고보드로 천장에 고정한 뒤 도배지로 마감하게 되어 있었지만, 신발장과 천장의 간격이 6~7cm 까지 벌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 2월 15일 한 집에서 높이 2.3m, 폭 1.2m 크기의 신발장이 앞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어린이 2명이 큰 부상을 당했고, 이중 한 명은 두개골 함몰로 몸 한쪽이 마비되기까지 했다.
LH 측은 사고 이후 하자보수를 시작했지만 주민에게 사고 원인과 신발장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1년 4개월 동안 전체 1,533가구 가운데 75%에 대해서만 보강공사를 실시하는 등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2일 다른 집에서도 신발장이 앞으로 넘어져 A(9) 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1차 사고 후 보강공사를 할 때 경각심을 갖고 서둘렀다면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LH 측의 무성의한 대응이 추가 사고를 불러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