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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봐야 할 청소년 연극 '비행소년 KW4839'



공연/전시

    어른이 봐야 할 청소년 연극 '비행소년 KW4839'

    연극 '비행소년4839'의 무대. 무대는 비행기, 배우는 승무원, 관객은 승객이 되어 있다

     

    '비행소년 KW4839'. 제목만 보고서 온갖 말썽을 부리는 10대의 이야기를 상상했다. 하지만 극장으로 들어가면 비행이 '날다'의 의미를 지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극장은 마치 공항같다. 탑승수속 후 비행기를 타자 승무원으로 분한 배우들이 승객 역할의 관객을 각자의 자리로 안내한다.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끊임없이 안적수칙을 공지하며, 마침내 이륙한다.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 Ⅱ'의 마지막 작품 '비행소년 KW4839'의 도입부다.

    '비행소년 KW4839'는 주목받는 무대미술가 여신동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이야기 대신 특정공간과 상황을 설정한 다음 주로 영상과 소리를 이용해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점이 인상적이다.

    공항이던 극장은 교실로 바뀐다. 코스프레에 푹 빠진 소녀, 시집을 손에서 놓지 않는 문학소년, 체 게바라를 동경하는 방랑소년, 끊임없이 먹는 먹보 등 극중인물 11명은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하지만 어른들은 청소년을 획일화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극중 청소년들이 카톡, 셀카, 게임을 하느라 핸드폰 놀이에 심취해 있는 장면,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로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청소년과 어른의 불통을 상징한다.

    잠시 후 인터뷰 소리가 극장을 메운다. 청소년에 대한 어른의 생각과 청소년에 대한 청소년의 생각이 무대 위에 겹쳐진다. 이때 어른의 생각은 마치 립싱크 하듯 배우들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이때의 인위적이고 낯선 느낌은 두 세대간 거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여신동 연출은 작년 5월 국립극단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17명의 청소년과 만났다. 워크숍 형식의 연습과정을 거쳐 청소년의 생생한 이야기는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로 무대화됐다. 이후 1년의 담금질을 거쳐 '비행소년 KW4839'를 탄생시켰다.

    2011년 어린이청소년연구소를 출범한 국립국단은 어린이청소년극에 대한 연구과 작품제작에 힘쓰고 있다. 2013년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 Ⅰ'에서 '소년이 그랬다', '빨간 버스', '레슬링 시즌'을 잇달아 무대에 올렸고, 올해는 '햄스터 살인사건', '옆에 서다' '비행소년 KW4839'를 차례로 선보였다. 21일까지. 02-1688-5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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