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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고로쇠나무



제주

    제주의 풀꽃나무이야기-고로쇠나무

    이성권 자연생태해설사

    제주CBS '브라보 마이 제주'<월-금 오후="" 5시="" 5분부터="" 6시,=""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에서는 매주 목요일 제주의 식물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고로쇠나무'에 대해서 이성권 자연생태해설사를 통해 알아본다.

    고로쇠나무(촬영: 이성권 자연생태해설사)

     

    어제는 잠깐 짬을 내어 시내에서 가까운 오름에서 복수초를 보고 왔습니다. 눈 속에 핀 복수초를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아직도 제주의 중산간 일대에는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지 않아 아직도 눈 세상입니다. 저지대에 비가 올 때 중산간에는 눈이 내리는 일이 이제는 뚜렷하게 구분이 된다고 하는데 기후변화가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님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많은 눈으로 올라오던 복수초가 꽃 피우기를 멈췄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조금이라도 눈이 녹은 곳에는 어김없이 노란 복수초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복수초가 피어있는 곳 주변의 고로쇠나무에 수액을 뽑기 위해 설치한 호수와 비닐가방이 눈에 뜨입니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무의 줄기나 가지 끝에 달려있는 겨울눈이 그것을 감지합니다. 이 따스한 기운에 의해 옥신이라고 하는 식물생장 호르몬이 만들어지고 나무 아래 조직으로 흘러내리면서 생장을 자극합니다. 그러면 뿌리는 땅속에서 물과 필요한 영양소를 빨아들여 잎과 줄기에 올려 보내게 됩니다. 그 속에는 당분, 철분, 비타민 등 많은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무들은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영양활동을 하게 되는데 고로쇠나무가 다른 나무보다 가장 빨리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고로쇠나무 수액이 몸에 좋다고 해서 물과 영양소가 올라가는 길목에 구멍을 내고 수액을 채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액으로 유명한 고로쇠나무는 전국의 계곡이나 반음지의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라는 단풍나무과의 낙엽이 지는 큰키나무입니다. 키는 15m 정도까지 자라고 줄기는 회갈색입니다. 잎은 마주나고 전체적으로는 둥근 모습이지만 다섯 갈래로 손바닥처럼 갈라지고 끝은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이 밋밋한 편입니다. 꽃은 암수한그루로 4~5월에 새 가지 끝에서 긴 꽃자루가 나와서 연한 황록색의 꽃송이가 여러 개 달립니다. 그리고 잎 보다 먼저 꽃이 핀다고 기록하고 있는 식물도감도 있지만 환경에 따라서는 잎이 먼저 돋는 경우도 있어 보입니다. 열매는 9~10월에 익는데 프로펠러를 닮은 날개가 있어 바람을 타고 날아갈 수가 있습니다. 자신의 후손을 멀리 보내려는 나름대로 방식입니다.
     
    옛날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신라 말 도선국사(道詵國師)는 전남의 백운산에서 참선을 하다가 도를 깨우쳐 일어나려는 순간 무릎이 펴지지 않아 일어설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앉아서 지낸 탓이었습니다. 마침 앞에 있는 나무를 잡고 일어서려 하다가 그만 나뭇가지가 부러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부러진 나뭇가지에서 물이 흘러나왔고 도선국사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던 터라 그것을 받아 마셨습니다. 이 물을 마시고 나니까 신기하게도 무릎이 펴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나무가 고로쇠나무였습니다. 그리고 신라와 백제가 지리산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는데 한 병사가 화살이 박힌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손으로 받아 마시고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다른 병사에게도 그것을 먹였다고 합니다. 그 수액을 마신 병사들은 회복하게 되었고 그 뒤로는 상처를 치료하는 약으로 썼다고 합니다. 이것으로 보면 고로쇠나무 수액을 마신 역사는 꽤 오래된 듯합니다.
     
    고로쇠나무(촬영: 이성권 자연생태해설사)

     

    고로쇠나무 수액은 색깔이 거의 없고 신선한 향과 약간의 당도가 조금 있어 마시는데 거부감이 없습니다. 그래서 최근 웰빙바람이 불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채취하는 광경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채취하는 것이 아니고 관련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수액 채취는 경칩 전후인 2월말부터 3월 중순까지가 좋다고 합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물도 쓰고 효능도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수액은 위장병, 신경통, 당뇨, 피부병, 비뇨기과의 질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신경통이나 관절염 같은 뼈와 관련된 질환에 효험이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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