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은 2000년대 들어 5번째 국회의원 선거다. 천막당사와 대통령 탄핵 사태, 일부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은 각 총선의 큰 관심사였을 뿐 아니라 주요 변곡점이었다. 충청권에서는 지역 기반 정당의 흥망성쇠가 이어지다 결국 명맥이 끊겼다. 때로 전국적인 열풍에 혹은 지역 기반 여부에 따르던 표심은 이 후 여촌야도(與村野都) 성격을 보이고 있다.앞으로 두 달여. 주자들의 행보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예단은 금물이다. 특히나 정치에서는…. 하지만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점쳐볼 수 있지는 않을까. 대전·세종·충남 17개 지역구의 지난 선택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2012년 출범한 세종시는 역사는 짧지만 도시의 상징성 등에 따른 인상 깊은(?) 대결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구다.
우선 지난 2012년 19대, '선거구' 세종의 초대 총선에서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와의 빅매치가 벌어져, 이 고문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참여정부 총리로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행정수도'의 밑그림을 그린 이 고문과 충남도지사 3선 연임의 지역 거물간 승부에서 유권자들은 지역보다는 친노(親盧)의 손을 들어줬다.
이 같은 '선택'은 참여정부에 대한 당해 지역 유권자들의 화답이라는 상징적 해석과 함께 심 대표 사퇴와 자유선진당 쇠퇴 및 당명 변경, 새누리당과 합당 등 지역 정당의 명맥이 끊기는 단초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리고 4년, '선거구' 세종의 두 번째 총선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승부는 이어진다.
3일 현재까지 선관위에 등록된 예비 후보는 김동주 변호사와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 조관식 현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이상 새누리)과 유재호 전 충남교육청 감사관, 임병철 전 LA시 주민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고진광 현 충청향우회 중앙회 공동대표(무소속) 등 6명. 현역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까지 모두 7명이 본선 진출을 위한 공천권을 두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공천권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조합의 본선 경쟁이 펼쳐지겠지만, 여러 조합 가운데 몇 가지는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조합이다.
우선, 이해찬 현 의원과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간의 매치다. 친노(親盧)와 친박(親朴)간 대결인데, 이 의원은 노무현재단이사장이며 박 전 차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경호를 맡았다.
‘밑그림’을 그린 전 대통령 측근과 추진 과정에서 흔들리던 도시에 ‘원안’을 강조하며 중심을 잡았던 현 대통령 측근간 싸움이 이뤄진다면, 그 결과에 쏠리는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이 경우 이 의원의 7선 여부도 관심이다.
새누리당 박종준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유재호 예비후보간 대결도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둘 모두 경찰대 출신이기 때문인데, 박 후보는 경대 2기, 유 후보는 경대 3기의 선후배 지간이다.
현역 의원의 7선 여부부터 전 정권과 현 정권 측근간 대리전, 경찰대 선후배간 매치 등 역사는 짧지만 눈길이 머무는 곳은 많은 선거구 세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