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은 2000년대 들어 5번째 국회의원 선거다. 천막당사와 대통령 탄핵 사태, 일부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은 각 총선의 큰 관심사였을 뿐 아니라 주요 변곡점이었다. 충청권에서는 지역 기반 정당의 흥망성쇠가 이어지다 결국 명맥이 끊겼다. 때로 전국적인 열풍에 혹은 지역 기반 여부에 따르던 표심은 이 후 여촌야도(與村野都) 성격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두 달여. 주자들의 행보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예단은 금물이다. 특히나 정치에서는. 하지만 과거를 통해 미래를 점쳐볼 수 있지는 않을까. 대전·세종·충남 17개 지역구의 지난 선택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대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대전 서구을(乙)은 20대 총선 결과가 궁금한 지역구 가운데 하나다. 정당과 인물 사이 미묘한 변화가 있기 때문.
우선 서구을은 2000년 이 후 5번의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곳이다. 2006년 당시 17대 현역이었던 구논회 의원이 지병으로 별세하면서 2007년 4월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구을 유권자들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이재선 의원을 선택한 것을 비롯해 17대 열린우리당 구논회, 18대 자유선진당 이재선, 19대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에게 배지를 달아줬다.
2007년 4월 25일 치러진 17대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서구을 유권자들은 5번의 선택 가운데 지역 기반 정당(3번)과 이른바 진보 정당(2번)에 후한 점수를 준 반면 보수 정당에는 야박한 면을 보여왔다.
그렇다면 20대 결과는 어떨까. 우선 다소간의 변화된 상황들이 눈에 띈다. 우선 지난 5번의 선거에서 3번의 승리를 가져간 지역기반 정당이 사라졌다.
지역 정당 소속으로 두 번의 선택을 받았던 이재선 전 의원은 이번에는 새누리당 옷을 입고 나왔다. 합당에 따른 것으로 새누리당은 지난 5번의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선택받지 못한 보수 정당이다.
인물이 정당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인데, 앞선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최연혜, 민주통합당 박범계, 자유선진당 이재선 후보가 경쟁을 펼친 바 있다.
‘한’을 풀기 위해서일까. 20대 총선 예비 후보 7명 가운데 5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앞서 언급한 이재선 전 의원을 비롯해 김인태 전 서구의원, 윤석대 전 청와대 행정관, 조성천 변호사, 이규태 전 산림청 국장 등이 현역 박범계 의원의 대항마로 나서기 위해 당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의당 김윤기 대전시당 공동위원장과 의사 출신의 무소속 이동규 원장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구을에 새누리당 소속 예비 후보들이 몰려든 것은 야권 분열 이전부터의 일인데, 지역 정당이 사라진 무대 위에서 보수 정당이 그 동안의 설움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 혹은 이른바 진보 정당이 선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