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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모이 주는 삶 따분해" 활기찬 노년 스웨덴 연금자들



전남

    "비둘기 모이 주는 삶 따분해" 활기찬 노년 스웨덴 연금자들

    [전남CBS 특별기획 ⑦]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

    PRO 전국 1,400조합 회원수 40만…연 5만원에 평생교육
    "1년에 2번씩 세계 각지로" 연령별 맞춤형 건강여행
    은퇴 후 사회적 관계 형성…'즐거운 노년'이 목표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전남은 이미 고령화 비율 22%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노인들은 '질병, 빈곤, 고독, 무위'의 4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걸음마 수준. 특히 '고독'은 모든 노인 문제의 근원이다. 전남CBS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전남의 현재를 통해 고령화의 위험을 경고하고자 한다. 또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 노인 고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을 소개하고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12회에 걸쳐 찾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전남 고흥 마을 169곳…고독한 노인들만 남아"
    ② 급속한 고령화, 지역 문화·역사까지 소멸된다
    ③ '커피 값'에 대학 수준 평생교육 받는 독일 노인들
    ④ "90세 생일 챙기는 60세" 獨 베를린 노인대변인제 '호평'
    ⑤ 독일·스웨덴 '노인을 위한 나라'의 현미경 노인복지
    ⑥"외로울 새가 없다" 노인 주거공동체 덴마크 코하우징
    ⑦ "비둘기 모이 주는 삶 따분해" 활기찬 노년 스웨덴 연금자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청사'로 불리는 스톡홀름 시청사 야경. 스웨덴 은퇴자들은 스톡홀름의 아름다운 야경만큼이나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사진=최창민 기자)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불리는 스웨덴의 연금자협회 PRO는 전국적으로 1,400여개의 조합에서 40만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스웨덴 최대의 연금수급자 단체다.

    1942년 고령자들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위해 설립된 PRO는 정치뿐 아니라 문화와 생활 등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PRO의 목적은 '즐거운 노년'. 이를 위해 PRO는 노인들의 관심사와 이슈가 정치에 반영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노인들이 참여하는 각종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스톡홀름 PRO 조합 활동가 씨실리아 외베리 씨는 "노인들을 위한 교육, 문화, 그리고 여행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며 "PRO에 가입한 노인들은 은퇴 후 단절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O 회원은 1년에 약 340크로나(SEK)의 회비를 납부하며 여기에는 각종 보험혜택도 포함돼 있다. 우리 돈으로 약 5만원으로 상징적인 의미일 뿐 대부분 운영비는 국가가 지원하고 있다.

    PRO 회원들은 평생교육기관인 ABF와 연계한 문화, 예술, 외국어 등 각종 평생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갖는다.

    1912년 시작된 노동자교육협회 ABF는 스웨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평생교육기관으로 노동운동의 이념을 토대로 창립돼 교육활동을 해오다가 PRO 창립 이후 노인 교육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정 대부분은 국가에서 부담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조직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이다.

    ABF 책임자 에바 란츠 씨는 "ABF에는 돈을 받지 않고 일하는 3만2천여 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있다"며 "모든 지도자들이 월급을 받는다면 이 큰 조직은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랜드투어 투베 아리비손 대표가 연령별 맞춤형 건강여행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최창민 기자)

     

    PRO는 30년 전부터 그랜드투어 주식회사를 설립해 회원들을 위한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을 통해 매년 약 25,000명이 1년에 두번 정도 자국은 물론 세계 각지로 여행을 다니고 있다.

    특히 노인들을 65세~75세, 75세~80세, 80세 이상 3단계로 구분해 각 연령대에 맞는 건강 여행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여행비용은 각자 지불하며 PRO에 가입된 고령자들은 젊은이들 보다 약 20~35%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그랜드투어 투베 아리비손 대표는 "비교적 젊은 노인들은 여러 곳을 다니는 긴 여행을 좋아하고, 고령인 노인들은 사우나, 찜질 등 건강체험이 있는 가벼운 여행을 좋아한다"며 "나이가 많다고 공원에서 비둘기에게 모이나 주는 삶은 따분하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북쪽 베르크허겐 마을에 사는 브리타 린크비스트 씨와 레이프 덜스트롬 씨는 은퇴 후 PRO에 가입해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

    스웨덴스톡홀름 북쪽 베르크허겐 마을에 사는 PRO 회원들. 이들은 은퇴 후에도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PRO에 가입했다고 말했다.(사진=최창민 기자)

     

    브리타 씨는 PRO 조합에서 회화, 댄스 수업을 듣고 일주일에 한번은 산책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강사를 초청해 예술과 건축, 지역의 역사에 대한 강연도 듣고 있다. {RELNEWS:right}

    브리타 씨는 "은퇴 후 과거에 함께 일했던 사회적 관계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쉬웠다"며 "은퇴 후 노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찾기 위해 PRO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합창단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레이프 씨는 "PRO의 회원이 되어서 가장 좋은 점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주변에 사는 친구들도 외로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즐거운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기획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프로그램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됐으며, 전남CBS 라디오 FM102.1㎒와 89.5㎒를 통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오후 5시 5분부터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구례, 곡성 지역에서 방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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