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급속한 고령화, 지역 문화·역사까지 소멸된다



전남

    급속한 고령화, 지역 문화·역사까지 소멸된다

    [전남CBS 특별기획 ②]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전남은 이미 고령화 비율 22%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노인들은 '질병, 빈곤, 고독, 무위'의 4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걸음마 수준. 특히 ‘고독’은 모든 노인 문제의 근원이다. 전남CBS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전남의 현재를 통해 고령화의 위험을 경고하고자 한다. 또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 노인 고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을 소개하고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12회에 걸쳐 찾아본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전남 고흥 마을 169곳…고독한 노인들만 남아"
    ② 급속한 고령화, 지역 문화·역사까지 소멸된다
    ③ '커피 값'에 대학 수준 평생교육 받는 독일 노인들
    ④ "90세 생일 챙기는 60세" 獨 베를린 노인대변인제 '호평'
    ⑤ 독일·스웨덴 '노인을 위한 나라'의 현미경 노인복지
    전남 고흥군 공무원들이 한 독거노인 집 마당에서 청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진=최창민 기자)

     

    인구 고령화로 인해 전남 고흥군은 노인복지 예산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고흥군의 노인복지 예산은 667억 원으로 지난해 491억 원보다 35% 증가했다. 이는 올해 전체 세출 예산의 14.8%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구 고령화는 비단 고흥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라남도는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1%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전체 인구 대비 노인 인구가 7%면 고령화사회, 14%는 고령사회, 20%는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전라남도 보건복지국 이기춘 노인장애인과장은 "전남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30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빠른 시간 내에 진입하다보니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령화는 단순히 주민들의 나이가 많아지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각종 기능을 저하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심미경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노인 인구 증가로 생산가능 인구가 감소했다"며 "인구 과소화 현상으로 지역의 방범, 소방, 의료, 교육, 상하수도, 도로, 철도 등의 각종 서비스 제공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인구 고령화가 지역 주민과 공동체가 가진 독자적인 문화와 역사까지도 소멸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심 연구위원은 "전남의 경우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 지역주민이나 지역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문화나 역사까지도 소멸될 수 있다"며 "지금 일부 지역의 공동화 현상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계청은 앞으로 10년 뒤인 2026년,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가는데 115년이 걸렸고, 미국은 71년, 독일은 40년, 가까운 일본은 24년이 소요됐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사회가 도래한 후 19년만인 2019년이면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후 초고령사회 단계로 넘어가는데 걸리는 예상시간은 불과 7년. 이 같은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급속한 고령화와 함께 혼자 사는 노인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남의 독거노인 인구는 117,811명. 전체 인구의 6.2%, 전체 노인 인구의 30.5%에 달한다. 이들 중 공동생활이나 요양시설 입소자 등을 뺀 83.7%, 98,596명이 자신의 집에서 혼자 살고 있다.

    이중 42%는 노인돌봄서비스나 장기요양서비스 등 재가 독거노인 지원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65세 이상 10,451명을 상대로 면접 조사한 결과 독거노인 비율은 23%로 10년 전보다 1.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4명 중 1명, 152만 명 이상이 독거노인인 셈.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도 지난해 기준 49.6%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평균인 12.6%의 4배에 이른다. 노인 자살률도 인구 10만 명 당 82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의 오명을 안고 있다.

    독거노인들의 빈곤과 고독은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각종 범죄를 저지른 61살 이상 노인이 매년 증가세를 보여 2010년 11만여 명에서 지난해 15만여 명으로 5년 사이 35%가 늘었다. 이 기간 7,300여 명의 노인이 살인 등 강력범죄로 처벌을 받았다.

    홀로 외롭게 임종을 맞는 노인 고독사와 무연고 사망자, 즉 무연사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고독사를 추정해볼 수 있는 무연고 사망자 통계를 보면 2011년 682명에서 지난해 1,008명으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30%다.{RELNEWS:right}

    하지만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대응은 우리 사회의 대응은 걸음마 수준이다.

    순천대 사회복지학부 박옥임 교수는 "과거에는 가족공동체, 마을공동체가 있어 노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두 공동체가 무너진 뒤에 이에 대한 국가적인 대비가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프로그램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됐으며, 전남CBS 라디오 FM102.1㎒와 89.5㎒를 통해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오후 5시 5분부터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구례, 곡성 지역에서 방송된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