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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생일 챙기는 60세" 獨 베를린 노인대변인제 '호평'



전남

    "90세 생일 챙기는 60세" 獨 베를린 노인대변인제 '호평'

    [전남CBS 특별기획 ④]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

    2006년 베를린 노인법 제정 통해 노인대변인제 시행
    무보수 봉사직으로 각 분야에서 노인들 목소리 대변
    "노인이 노인들 위해 일해…자기만 생각하면 희망 없어"

    2025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전남은 이미 고령화 비율 22%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는 노인들은 '질병, 빈곤, 고독, 무위'의 4대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걸음마 수준. 특히 '고독'은 모든 노인 문제의 근원이다. 전남CBS는 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로 신음하고 있는 전남의 현재를 통해 고령화의 위험을 경고하고자 한다. 또 유럽과 일본 등 해외 사례를 통해 노인 고독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와 사회의 노력을 소개하고 고령화 문제의 해법을 12회에 걸쳐 찾아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전남 고흥 마을 169곳…고독한 노인들만 남아"
    ② 급속한 고령화, 지역 문화·역사까지 소멸된다
    ③ '커피 값'에 대학 수준 평생교육 받는 독일 노인들
    ④ "90세 생일 챙기는 60세" 獨 베를린 노인대변인제 '호평'
    ⑤ 독일·스웨덴 '노인을 위한 나라'의 현미경 노인복지
    오늘은 4번째 순서로 고령화 문제 극복의 대안으로 호평받고 있는 독일의 노인대변인제데 대해 알아본다.

    독일 베를린 라이니켄도르프 노인대변인회 마수드 장쉬트푸르 의장.(사진=최창민 기자)

     

    지난해 말 기준 베를린 인구는 356만 2,166명.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19.2%다. 60세 이상인 노인은 전체 인구의 1/4에 달한다.

    독일 베를린은 이들 노인의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 2006년 '베를린 노인법'이라는 이름의 노인참여법안을 제정하고 '노인대변인제'를 시행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시민 누구에게나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지며 베를린 12개 자치구마다 14~17명이 선출되고 있다.

    노인대변인제는 정치와 경제, 문화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노인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주기 위한 제도로 베를린에서 시작돼 함부르크 등 독일의 다른 도시로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인구가 24만5천여 명인 라이니켄도르프 지역은 17명이 노인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무보수 봉사직으로, 노인들의 주거환경, 사회복지 시스템 등 의견을 수렴해 지방정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라이니켄도르프 지역의 노인대변인회 마수드 장쉬트푸르 의장은 "노인들이 시장이나 정치가에게 직접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여기에 와서 이야기를 한다"며 "노인들은 어떤 제도가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여기에서 어려움을 상담하면 관련된 기관이나 제도를 연결시켜 준다"고 말했다.

    장쉬트푸르 의장은 "어떤 한 노인이 자신의 집 앞 신호등이 너무 빨리 바뀐다, 몸이 불편해서 잘 건널 수 없다는 식의 의견을 내면, 시에서 반응을 해줘야 하는 안건이기 때문에 시에 그 내용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노인대변인들의 역할에는 한계가 없다. 지방 의회나 정부에 정책을 제안할 수 있고, 참여와 발언 기회도 주어진다. 또 노인들의 이슈를 부각시켜 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몸이 불편한 노인의 외출을 돕기 위한 차량을 지원하거나, 지역 내 노인요양시설의 운영 시간을 확대하는 일, 자원봉사자를 원하는 노인들에게 봉사 자리를 소개해주는 등 사소한 일까지 도맡아 한다.

    노인들의 고독 문제는 베를린 노인대변인들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장쉬트푸르 의장은 "지금은 건강해서 이렇게 노인들을 돕고 있지만, 언젠가 나도 건강을 잃게 되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온다"며 "90세 노인을 위해 60세 노인들이 생일을 챙겨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쉬트푸르 의장은 "노인들이 혼자 있지 않게 노인이 노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다"며 "노인들이 자기 혼자만 생각한다면 희망이 없다. 다른 사람을 위해 살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별기획 '고독한 노인, 공동체가 해법이다'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방송프로그램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제작됐으며, 전남CBS 라디오 FM102.1㎒와 89.5㎒를 통해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오후 5시 5분부터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구례, 곡성 지역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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