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그 많던 노숙인은 어디로 갔을까?



사회 일반

    그 많던 노숙인은 어디로 갔을까?

    서울 거리 노숙인 숫자 8년 사이 절반 감소, 이유 살펴보니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역 일대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술취한 노숙인들의 '주무대'였다.

    이 일대를 관할하는 남대문경찰서 서울역파출소도 노숙인으로 인한 각종 사건 사고로 몸살을 앓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서울역파출소 김윤태 팀장은 "예전에는 행인들을 상대로 노숙인들이 구걸을 하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의 행위가 많았는데 지금은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노숙인들끼리 싸워서 민원이 됐던 것도 상당부분 감소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집계로도 서울역 일대 '거리' 노숙인 숫자는 2009년 234명이던 것이 올해는 120명 선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서울시의 종합적인 노숙인 자활정책이 어느 정도 주효한 덕분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우선 노숙인들에게 임시 주거지를 마련해 주는데 힘을 쏟았다.

    노숙인들이 노숙인 시설 입소를 꺼리는 것이 단체생활의 불편함 때문이라는 데 착안해 이들에게 고시원이나 쪽방 같은 독립적인 공간을 일정기간 임대해 줬다.

    동시에 1년 365일 알콜 중독 등에 대한 상담도 같이 해줬다.

    서울시의 노숙인 교육 프로그램 (사진=서울시 제공)

     

    이렇게 올해만 연인원 1000명이 임시 주거지를 지원 받았다.

    임시 주거지와 함께 일자리도 제공했다.

    아무리 좋은 지원이라도 스스로 일어서지 못한다면 다시 노숙인으로 되돌아 올 수 있기 때문에 자립의 방편으로 일자리 제공을 병행한 것이다.

    일자리는 쇼핑백 제작 같은 단순 노무부터 거리 청소 같은 활동적인 노동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이진산 주무관은 "단순 반복적인 업무다보니 일당이 많지는 않다"면서 "하지만 하루 8천원을 벌어가더라도 일을 하는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노숙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올해만 노숙인들에게 2600개의 일자리가 제공됐다.

    서울역 주변 청소 일자리가 그 가운데 하나다.

    서울시와 코레일이 협업해서 6개월 마다 노숙인 20명을 선정해 서울역 주변 청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활을 위한 상담 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11월부터 이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A씨는 "일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면서 지금을 '수행기간'으로 표현했다.

    그는 "동료들과 수평적인 관계에서 일을 하다 보니 과거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게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하나둘 씩 보이기 시작하더라"면서 "내가 삶을 너무 부정적으로 봤던 것 같아서 지금은 너무 성취감이 크다"고 했다.

    그는 오전 9시부터 3시간 일하고,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취업 준비도 하고 운동을 통해 체력도 기르고 있다고 한다.

    이 곳에서 6개월을 '견딘 뒤'에 따뜻한 봄이 되면 다시 취업을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서울시의 노숙인 정책은 다른 복지 프로그램과 맞물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찾동'(찾아가는 동사무소) 같은 복지안전망을 갖춰서 노숙인 발생을 근원적으로 막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평가다.

    이와 함께 다른 지자체에서도 노숙인 복지를 점차 확대한 것도 서울 노숙인 감소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배기선 팀장은 "서울시가 2012년부터 노숙인들에게 임시 주거지와 공공일자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방식의 자활 프로그램을 시행해 오면서 성과를 냈고, 이 것이 노숙인 자립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다른 지자체에서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가면서 노숙인들의 서울 유입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